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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에 맞추어 성장해 가는 학급경영 이야기

변화에 맞추어 성장해 가는 학급경영 이야기

배움이 있는 성장교실 8월 교육과정

전유선(당진정보고등학교 과학교사)
흔히 ‘교사의 꽃은 담임’이라고 한다. 담임으로서 한 학급을 맡게 되면 동시에 엄청나게 많은 업무가 함께 따라온다. 학생 및 학부모 상담, 학급 공간 및 시설 관리, 학교생활기록부 작성, 생활지도, 전달 사항 안내 등 매일매일 새로운 업무들이 담임교사를 기다린다. 하지만 그만큼 학생들과 깊은 관계를 형성해 나가며 아이들의 성장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지켜본다는 보람과 성취가 함께한다. 그래서 다들 담임 업무를 교사의 꽃이라고 부르는 것이리라 생각한다.
현재 교육 현장은 코로나19나 고교학점제 등 여러 가지 변화를 맞이하게 되었고, 이에 따라 학급의 모습도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배움이 있는 성장교실’에서 ‘생활지도 및 학급경영’이라는 주제로 모인 우리 팀원들의 가장 큰 고민은 “어떻게 하면 달라지는 환경 속에서도 우리 학급의 아이들에게 더 의미 있는 학급 활동을 제공할 수 있을까?”라는 것이었다. 이러한 고민의 답을 찾기 위해, ‘의미 있는 학급경영’에 대해 탐구하고, 실천한 것들을 이번 글에서 공유하고자 한다.

<8월 교육과정의 준비 과정>

교육과정 운영 준비를 시작하며 처음에는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감을 전혀 잡지 못하고 있던 와중, 퍼실리테이터 인치선 선생님의 추천으로 가장 먼저 ‘학급 긍정 훈육법(PDC)’을 공부하게 되었다. 김성환 선생님의 PDC 연수를 수강하고 함께 책을 읽은 후, 관련 주제를 공부하는 나무학교 소모임 ‘생활교육연구소’의 교육과정을 청강하기도 했다.
▲ 교육과정 준비를 위해 모인 8월 학급경영 팀
연수와 독서를 통해 배운 것들을 하나씩 우리 학급에 맞게 수정 및 보완하여 실천해 나가며, 점차 우리 팀의 첫 고민이었던 ‘의미 있는 학급경영’에 가까워졌다.

<8월 교육과정 돌아보기>

1.
아이스브레이킹 신경훈 선생님
퍼실리테이터 신경훈 선생님께서 가벼운 게임을 통해 학급 모둠을 구성하는 방법인 ‘침묵의 줄서기’ 활동을 진행해 주셨다. 이 활동에서 학생들은 말없이 손짓과 표정을 이용해 소통하며 차례대로 줄을 서게 된다. 이미 친해진 친구들 옆에만 있으려고 하는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뒤섞여 팀을 이루고 이야기를 나누는 계기를 제공하는 활동이었다. 또한 2학기를 맞이해 새로운 마음으로 담임교사로서 2학기의 학급경영 목표를 작성하는 활동을 진행하였다.
2.
패들렛 마니또 김성경 선생님
8월 교육과정에서는 종일 계속되는 활동이 있었다. 바로 언택트 시대에 딱 맞는 학급 특색 활동인 ‘패들렛 마니또’였다. 평소에도 패들렛을 자유자재로 이용하시던 김성경 선생님의 운영 사례를 수정하여, 교육과정에 참석한 선생님들이 직접 패들렛 마니또 활동을 체험하실 수 있도록 활동을 진행하였다. 선생님들이 서로의 마니또가 되어 온라인상에서 댓글과 좋아요, 이모티콘으로 소통하며 격려하고 응원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 패들렛 마니또 설명 및 예시 화면
패들렛 마니또 활동은 패들렛 계정만 있다면 복잡한 준비 과정 없이 쉽게 진행할 수 있다. 미션을 정리해 둔 첫 패들렛 밑에 예시를 작성해 준다면 학생들도 큰 어려움 없이 예시를 따라 미션을 수행할 수 있다. 또한 학생들이 서로 어떤 선물을 주고받는지, 편지의 내용은 어떠한지 일일이 확인하기 어려운 기존의 마니또 활동에 비해 교사가 각 학생의 진행 상황을 전체적으로 확인하고 피드백하기에 적합하다. 특히 패들렛을 삭제하지 않는다면 이 기록이 계속 남아 있다는 점에서 학생들의 추억을 간직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3.
아들러 심리학 기반 학급 만들기, 경청 활동 유성민 선생님
다음으로 유성민 선생님께서 아들러 심리학을 기반으로 논리적인 학급 훈육에 대한 이론을 소개해 주셨다. 아들러 심리학에서는 훈육의 목적을 학생 스스로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구분하고, 자기 통제를 하는 힘을 기르는 데 있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이러한 훈육의 목적을 이룰 수 있도록 자기 행동에 대한 결과의 관계를 강조하는 ‘논리적 결과’를 활용해야 함을 알 수 있었다.
그 뒤에 이어진 ‘경청’ 활동에서는 대화 중 경청하는 태도의 중요성에 대해 직접 경험해볼 수 있는 다양한 활동들이 진행되었다. 특히 상대방이 경청하며 나의 이야기를 들어줄 때와, 상대방이 딴짓하며 나의 이야기를 들을 때 어떤 감정이 드는지 비교해보는 활동이 인상적이었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경청하는 자세의 중요성을 스스로 경험할 수 있으며, 평소 대화 시 자신의 태도를 성찰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학생들이 학급 회의를 하기에 앞서 상대방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자세를 갖추고 학급 활동에 임하도록 도움을 제공해 줄 수 있는 중요한 활동이었다.
4.
좋·아·해 학급 회의 김성경 선생님
··해 학급 회의는 학급 회의 주제에 대해 ‘았던 점’, ‘쉬웠던 점’, ‘아쉬웠던 점의 결방안’을 돌아가며 순서대로 이야기하는 학급 회의 방식이다. 학생 모두 원으로 둘러앉아 서로의 얼굴을 마주하고 함께 대화를 나누며 학급 회의를 진행한다. 김성경 선생님께서 학급 회의에서 사용했던 PPT와 함께 사례를 소개해 주셨다. 왜 자리를 원으로 만들어야 하는지, 감사 나누기를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등 학생들이 질문할 만한 내용들에 대해 논리적인 근거를 들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주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러한 과정들은 학급 활동에 무기력한 학생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는 데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학급 회의에서 의견을 내기 어려워하는 학생을 배려하여 미리 자신의 의견을 적어볼 수 있도록 의견 정리 용지를 제공하는 등 원활한 학급 회의 진행을 위한 준비성이 돋보였다.
▲ 원으로 만들어야 하는 이유 / 의견 정리 용지
이렇게 배운 이론을 토대로 선생님들과 ‘개학 후 나의 학교생활’을 주제로 좋·아·해 학급회의를 체험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실제로 학급 회의의 진행 과정을 체험해 보면서 토킹피스가 있는 사람만 발언할 수 있다는 규칙이나, 발언할 내용이 생각나지 않으면 패스할 수 있지만 결국 모두가 한 번은 꼭 발언해야 한다는 규칙 등 세세한 진행 방식을 직접 경험할 수 있었다.
5.
소속감을 높여주는 의미 있는 역할 정하기 전유선 선생님
필자가 담당했던 ‘의미 있는 역할 정하기’는 PDC에서 소개하는 활동을 우리 학급에 적용해 보고자 하는 시도에서 시작된 활동이었다. 당시 우리 학급의 가장 큰 문제는 학생들이 학급에 주인의식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이었다. 학생들이 자기 책상 주변에 떨어진 쓰레기를 보고도 “이건 제가 버린 게 아닌데, 제가 치워야 하나요?”라고 대답하는 일이 부지기수였다. PDC에서는 이러한 행동의 원인으로 ‘학급에 대한 소속감 부족’을 제시한다. ‘나는 우리 학급의 소중한 한 명의 구성원이다.’라는 소속감을 느끼지 못하므로 학급에 주인의식도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또한 학급에서 좋·아·해 학급 회의를 진행해 본 결과, 우리 학급에서 겪고 있는 문제들을 해결하려면 다양한 1인 1역 활동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고, 이러한 배경으로부터 학생들에게 성취감과 소속감을 제공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역할 정하기’ 활동을 진행했던 사례를 공유하였다.
학급회의에서 학생들이 제시한 의견
기존의 1인 1역 활동과 비교해서 ‘의미 있는 역할 정하기’ 활동은 학생들이 스스로 필요하다고 느끼는 일을, 자신이 선택해서 진행한다는 차이점이 있다. 또한 ‘의미 있는 역할 정하기’ 활동은 스스로 자신의 역할 수행 과정 및 결과를 되돌아보는 성찰 과정이 포함된다.
학급 회의나 브레인스토밍을 활용하여 우리 학급에 필요한 역할을 충분히 찾아내고, 역할 이름을 재미있게 정한 후 각 역할이 수행해야 할 임무를 구체적으로 작성한다. 직접 이름을 지으면 책임감이 깊어지는 효과를 줄 수 있으므로 학생들의 다양한 의견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표 1> 역할 이름 및 설명 예시
역할 이름과 설명을 정리한 후에는, 학생들이 스스로 하고 싶은 역할에 지원하는 ‘역할 지원서’를 작성한다. 역할 지원서를 작성하며 해당 역할과 어울리는 자신의 장점, 역할 수행을 통해 내가 성장할 수 있는 점 등을 구체적으로 고민해 보게 함으로써 학생들의 참여 의욕을 높일 수 있다. 역할을 정한 후에는 학생들이 스스로 역할을 수행하고, 그 과정을 점검하며 우리 학급에 내가 기여하고 있다는 데에서 소속감을 느낄 수 있도록 피드백을 제공한다. 이론뿐만 아니라 실제로 우리 학급에서 진행했던 사례를 공유하며, 1인 1역 활동을 보다 의미 있게 진행하는 방법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탐구하는 계기가 된 시간이었다.
6.
변화하는 학교 현장에 적합한 학급 특색 활동 이나라 선생님
우리 팀에는 고교학점제를 직면하고 있는 인문계 고등학교 담임 선생님이 두 분이나 계셨다. 고교학점제가 전면 시행되면서 학급이라는 울타리는 존재하긴 하지만, 학생들 모두 각자의 선택 과목을 이수하러 이동 수업하기 바쁘고 심지어 담임 선생님의 수업을 한 시간도 듣지 않는 학생도 생겨났다. 같은 반 친구가 오늘 왜 학교에 오지 않았는지도 모른다고 한다. ‘이렇게 학생들의 자연스러운 단합을 기대하기 어려운 환경에서, 의미 있는 학급 특색 활동은 어떻게 진행되어야 할까?’라는 고민을 거쳐 이나라 선생님께서 학급 학생들과 진행했던 학급 특색 활동 사례 2가지를 소개해 주셨다.
먼저 ‘재능 나눔의 날’은 학교생활기록부 개별화를 위한 진로 주제 발표를 체험 부스형으로 운영하는 활동이었다. 학생들은 운영자와 참여자로 나뉘어 운영자는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나눌 수 있는 체험 부스를 운영하고, 참여자는 여러 부스에서 활동에 참여하며 다양한 진로 체험의 기회를 가진다. 재능 나눔의 날 프로그램은 짧은 시간 안에 학생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통해 이루어질 수 있다는 장점이 돋보였다. 또한 다른 학생들은 조용히 발표를 듣고 있어야 하는 진로 탐구 발표 활동에 비해 학생들의 참여율이 높을 것 같았다. 그러나 자발적인 운영자 지원이 없으면 체험 부스가 부족해 원활한 진행이 어려울 수 있다는 어려움이 존재하므로, 학급 학생들의 특성을 고려하여 기획해야 하는 활동이라고 설명해 주셨다.
두 번째로 '보이는 라디오' 활동을 소개해 주셨다. 보이는 라디오는 친구들과 일상과 경험을 공유하며 교우관계를 개선하고, 학급에 대한 소속감을 증진하기 위한 활동이었다. 진행자로 참여하고 싶은 학생들을 모집하고, 해당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라디오 진행 계획과 사연을 모집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교사 중심으로 진행되는 학급 활동에 비해 학생 주도로 진행되어 학생들의 공감대를 높일 수 있으며, 무엇보다도 학생들이 많이 즐거워하고 기억에 남는 활동이라는 점이 큰 장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관심 있는 주제의 사연이 아니라면 집중하기 어려워하는 학생들의 참여를 독려할 방안이 필요하다는 선생님의 성찰이 돋보이는 사례 공유였다.
사례 공유 후에는 이러한 학급 특색 활동 과정에서 학생의 성장을 적절하게 학교생활기록부에 기록하는 방법에 대해 다양한 예시를 바탕으로 설명해 주셨다. 담임 또는 교과 교사로서 학생들에게 좋은 교육활동을 제공하고, 그 과정에서 학생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구체적으로 관찰하여 기록해야겠다는 다짐을 되새기는 계기가 되었다.
7.
나만의 학급 특색 활동 계획 및 공유
마지막으로 성장교실의 선생님들께서 해보셨던 학급 특색 활동을 소개하거나, 그동안 해보고 싶었던 학급 특색 활동을 계획하는 활동을 진행하였다. 정말 많은 선생님께서 담임 학급 학생들과 의미 있는 학급 활동을 진행하고 계셨는데, 새로운 아이디어를 많이 얻어갈 수 있는 시간이었다.
곧 다가올 2024년 3월에 새로운 아이들과 또 새로운 학급을 운영하게 될 모든 담임 선생님들을 응원하며, 글을 마친다.
<참고 문헌>
테레사 라살라 외(2015), 학급긍정훈육법:활동편. 서울: 에듀니티.
PD 코리아(2018). 학급긍정훈육법:실천편. 서울 : 교육과실천.
Amy Lew, Betty Lou Bettner(2018). 아들러심리학 기반 학급 만들기. 서울: 학지사
전유선
학생들과 매일매일 함께 성장하는 교사 전유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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