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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교실의 현수들 - 현수는 행복할 수 있을까

우리 교실의 현수들 - 현수는 행복할 수 있을까

배움이 있는 성장교실 9월 교육과정 : 기초학력

변승현(당진초등학교 교사)
해마다 기초학력 부진 학생을 만날 수 있다. 가정 환경에 따라 학습 격차가 발생했고, 지난 3년간 코로나가 오래 지속되면서 그 학습 격차는 더욱 커지게 되었다. 이러한 학습 격차의 누적으로 기초학력 부진 학생들은 갈수록 학습에 흥미를 잃고, 무기력하며 부정적인 학습 태도를 보이고 있었다. 사실 이는 기초학력뿐만 아니라 문해력과도 연계가 있어, 학생이 추후 학교 밖을 벗어나 사회인이 되었을 때 여러 기본 생활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런 문제로 인해 고민이 있어, 기초학력 성장 팀에 참여해 기초학력에 관한 이론을 분석하고, 학교에서 할 수 있는 활동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게 되었다.
기초학력 부진 학생에 대한 심각성은 이해하고 있었지만, 기초학력 성장에 관한 교육과정을 구성하기 위해 어떤 것을 연구해야 할지 고민이 되었다. 하지만 그것은 잠시뿐, 다양한 학교급의 선생님들과 머리를 맞대어 기초학력 성장의 연구 방향을 설정할 수 있었다. 9월 교육과정이라 쉼이 필요한 방학과 주말에도 모임을 가져야 했다. 틈틈이 시간을 조율해 기초학력에 대한 자료 수집 및 연구를 진행하면서 탄탄한 기초학력 성장 교육과정을 준비할 수 있었다.
기초학력 성장교실 교육과정의 활동 순서는 다음과 같이 이루어졌다.

1. 문해력 검사

교육과정의 도입에서는 직접 문해력 검사를 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여러 학년의 문해력 검사 중 초등학교 3학년 과정으로 진행했는데, ‘초등학교 3학년 수준이 이렇게 어렵다고?’, ‘생각보다 글이 어렵네요.’ 등 다양한 반응이 나왔다. 이 과정에서 선생님들은 문해력이 다소 부족한 학생들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었다고 말씀해 주시며, 학교로 돌아가 학생들에게도 검사를 실시해 학생들의 문해력 수준을 파악해 보겠다는 의지를 보여주셨다.

2. 내가 만난 현수 사례 공유하기

두 번째 시간에는 교육격차의 가장 최전선에 있는 '현수'라는 가상 인물을 통해 교육격차의 실태를 다룬 EBS의 <현수는 행복할 수 있을까> 영상을 시청한 후, 그동안 선생님들이 만난 각 반 ‘현수’들의 사례를 띵커벨 보드판에 인지적, 정의적, 행동적 측면으로 나누어 공유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 활동을 통해 생각보다 교실 속에서는 다양한 유형의 현수들이 있으며, 기초학력 부족의 원인이 그만큼 다양하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3. 최소 성취기준 선택하기

▲ 최소 성취 수준 선별하여 토의하기
세 번째 순서로는 기초학력에 대한 활동을 본격적으로 진행하기 전, 기초학력의 개념에 대해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다. 기초학력의 개념은 하나로 정의되는 줄 알았는데, 자료를 수집하고 이세로 선생님의 설명을 들으며 기초학력은 생각보다 다양하게 정의되고, 많은 의미를 포함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후 과목별 성취기준을 살펴보고, ‘학생들이 이 학교급, 이 과목에서 이것만은 성취해야 한다’하는 최소 성취 수준을 선정해 보는 활동을 진행했다. 여러 학교급, 과목별 선생님마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성취기준이 달라 의견을 나누는 과정이 흥미진진했다.

4. 기초학력 부진의 원인과 해결 이해하기

(1) 정서적 원인
맛있는 점심을 먹고, 네 번째 시간에는 기초학력 부진의 다양한 원인을 이해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그 첫 번째 순서로 기초학력 부진의 정서적 원인을 살펴보았다. 임지혜 선생님이 소개해 주신 기초학력 부진 학생의 정서 진단 프로그램을 통해 경계선 지능 아동의 정서적 특징을 파악하고, 기초학력 부진이 교사의 탓도, 학생의 잘못도 아님을 이해했다. 이후 이완과 불안 완화를 통한 지도 프로그램을 체험하며 기초학력 부진 학생의 정서적 불안에 대한 대처 방안을 모색했다.
(2) 초등 3R’S 지도 방법
▲ 초등 3R’S 활동 체험하기
중·고등학교의 학습 부진은 이전 학교급에서의 부진이 누적된 결과이다. 나무학교에는 중등 선생님이 대부분이라 초등학교의 학습 과정을 모르는 분들이 많기에 초등학교 교육과정과 초등 수준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기초학력 향상 프로그램을 섬세하게 안내했다. 국어, 수학 기초학력 보충 지도를 위한 활동들(똑똑수학탐험대, 바닷속 한글 놀이)을 직접 체험해보며, 초등학교급에서 기초학력 부진을 위해 실천하는 노력을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3) 교과 문식성, 사고도구어
다음으로는 중·고등학교급의 기초학력 부진에 대해 살펴보았다. 중·고등학교에서는 각 교과의 지식을 학습하기 위해 문식성을 활용할 줄 아는 능력인 교과 문식성이 중요한데, 기초학력 부진 학생들은 이 교과 문식성의 부족으로 인해 학습 부진이 발생한다고 볼 수 있다. 특히 교과마다 사용되는 텍스트가 다르기 때문에, 교과마다 문식성 및 기초학력 향상을 위한 적절한 교육 방법이 다르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결국 근본적인 기초학력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어휘력 향상이 필요하기에, 여러 학문 분야에 두루, 반복적으로 나타나면서 사고 및 논리 전개 과정을 담당하는 단어들(사고도구어) 습득의 중요성과 방법을 안내해 드렸다.
(4) 난독증
코로나로 인한 온라인 학습 시기를 거치며 점차 활자를 읽을 기회가 줄어들고, 소통의 기회도 줄어들다 보니 글을 읽거나 의미를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난독증 학생이 많이 생겨났다. 이에 난독증 검사와 해결 프로그램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판단하여 문진아 선생님께서 실제 난독증 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했던 사례와 활용할 수 있는 난독증 지원 센터, 서적 등을 공유해 주시는 시간을 마련했다.

5. 그림책 활용 기초학력 프로그램 체험하기

▲ 그림책 활용 프로그램 활동 체험하기
마지막으로, 학교에서 기초학력 향상을 위해 실제 운영할 수 있는 방법을 체험해 보기 위한 그림책 활용 기초학력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우선 ‘지렁이 칼의 아주 특별한 질문-과학편(데보라 프리드만)’이라는 그림책을 끊어 읽는 방법 영상을 시청하며 직접 끊어 읽기 활동을 해보았다. 이는 초등학교 수준의 기초학력 부진 학생들을 위한 ‘읽기 역량’ 향상 프로그램이었다. 다음으로는 초등-중등 수준에서 통용할 수 있는 ‘듣기&말하기 역량’ 향상 프로그램으로 그림책에 대한 질문카드를 활용해 질문-대답하기 활동을 진행했다. 마지막으로는 중등 수준에서 활용할 수 있는 ‘쓰기 역량’ 향상 프로그램인, 활동지를 이용한 교과 문식성 향상 활동을 진행하며 그림책을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을 안내했다.
기초학력 성장교실 교육과정을 위한 연구를 시작할 때는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막막함부터 앞섰는데, 한마음 한뜻으로 함께 고민하고 의견을 나누다 보니 잘 준비해서 마무리할 수 있었다. 성장교실에 참여하신 선생님들께서도 학교 현장에서 기초학력 부진 학생을 만난 경험이 한 번쯤은 다들 있으셨기에, 다들 더욱 몰입하며 참여하셨던 것 같다. 교육과정을 준비하며 기초학력 부진 학생들을 지원하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는 많은 선생님의 노력을 알 수 있었다. 학교에서 늘 애쓰심에 다시 한번 선생님들께 감사드리며, 여러 현수들이 좋은 선생님을 만나 오늘보다 더 나아진 모습으로 내일을 살아갈 수 있길 바란다.
변승현
끊임없이 배우고 성장하며, 공유하고 기록하는 것을 좋아하는 교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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