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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별 수업 및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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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이 있는 성장교실 6월 교육과정

마음에 포동포동 살이 쪘던 6월 성장교실

6월 교육과정 ‘상담’ 후기

정세정(대덕초등학교 교사)
두 명의 상담교사와 초등교사, 중등교사가 모인 우리. 상담에 관심이 있다는 유일한 공통점을 가지고 모이긴 했지만, 텅 빈 벌판에 덩그러니 놓여 무언가를 시작하려니 참으로 막막했다. 일단 각자 집 안 구석구석에 있던 먼지 쌓인 상담 책들을 부랴부랴 챙겨서 모였다. ‘나무학교 선생님들과 현장의 교사들에게 실질적인 내용으로 도움을 줄 수 있을까?’ ‘과연 우리 학교 현장에는 상담과 관련해 어떤 것이 필요한 걸까?’ 정세정, 황나영, 오은주, 안소현 네 명 어벤져스 선생님들의 고민은 이때부터 시작되었다.
여러 명의 두뇌가 모이면 아이디어가 생길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우선 나무학교 선생님들의 의견을 받아보기로 했다. 구글 설문지를 준비하여 평소 학교 현장에서 상담할 때 어려웠던 점, 상담교사에게 받고 싶은 도움, 학부모 상담 시 어려웠던 이야기들을 모았다. 결과를 열어보니 각자 처한 어려운 상황들과 교사로서의 고민이 쏟아졌다. 학생에게 어떤 말로 대화를 시작할지에 대한 고민, 자살 및 자해 학생을 다루는 방법에 대한 고민, 다양한 유형의 학부모 상담 방법 등… 하루 프로그램으로 준비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담 전문 교사와 담임 교사의 이상적인 콜라보는 어떤 모습일까? 누구보다도 진심으로 담임 교사들을 위해 지지하고 희생해 주시는 상담교사 황나영 선생님과 오은주 선생님은 우리 모임의 큰 정신적 지주가 되어주셨다. 상담 전문 용어를 전혀 모르는 두 초등, 중등 선생님을 위해 개념을 설명해 주시고, 이해시켜 주시는 과정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매주 저녁 8시경 줌 온라인 모임을 시작하면 10시~11시가 넘어서까지 회의가 진행되었고, 다들 끔뻑끔뻑 졸음을 참으며 연구하고 준비했다. 치열한 준비 끝에 폭넓은 상담 분야의 내용 중 담임 교사들에게 제일 필요할 것 같은 내용들이 추려졌고, ‘감정카드, 심리검사의 이해, 해결중심 상담 기법, 문장완성검사, 자해학생 다루기’를 주제로 성장교실을 준비하게 되었다.

1. 말랑말랑 감정다루기 정세정 선생님

첫 시간은 아이스브레이킹 시간으로, '감정'을 주제로 한 간단한 활동을 진행했다. 첫 번째 게임은 '여왕벌 가위바위보' 게임이었다. 각 모둠에는 여왕벌이 있고 일벌들은 여왕벌들에게 감정 카드를 받는다. 일벌들은 돌아다니며 다른 조 일벌을 만나고, 가위바위보를 하여 이긴 사람이 상대의 카드를 가져오는 놀이이다. 단, 조건은 서로 가지고 있는 감정 카드에 대한 경험을 나누고 공감해주어야 한다.
두 번째 게임은 '감정 숨바꼭질'로, 감정 카드를 한 장씩 뽑아 이마에 붙이고 돌아가면서 상대방이 어떤 카드를 뽑았는지 감정에 맞는 상황을 설명해 주고 맞추는 놀이이다. 아이들에게는 감정 교육을 하고 공감해주려 하지만, 막상 선생님들은 자신의 감정을 들여다볼 시간이 없다는 생각에 준비한 놀이였다. 나무학교 선생님들은 너무나 즐거운 모습으로 활동들에 참여하셨고, 잠시나마 서로에게 위로받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 외에도 감정 교구들과 감정 카드로 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들을 소개했다.

2. 내담자에 대한 궁금한 마음 가지기 오은주 선생님

두 번째 시간은 오은주 상담 선생님께서 진행하셨다. 상담에 대해 알아보기 전에 교실 속 아이들이 어떤 존재인지 이해하는 게 우선이다. 이 시간에는 각 발달 시기별 심리적 특징을 알아보고, 기본적인 욕구가 채워지지 않을 시 발생할 수 있는 문제 행동을 알아보았다. 또한 청소년기의 뇌 발달에 대해 이해함으로써 아이들의 행동 특성을 배웠다.
아이들은 각자 처한 환경에 따라 다양한 문제 행동을 보이는데, 이때 우리 교사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바로 '관계의 재경험 제공'이다. 이는 교사와 따뜻한 연관계를 맺고, 가정에서부터 가져온 사회와 어른에 대한 반감적 태도를 선생님과의 소통을 통해 긍정적인 개념으로 재정립하는 것이다. 아이들이 온전하고 건강한 존재로 자라나기 위해 교사의 진심 어린 공감과 지지의 힘은 생각보다 크며 이것이 우리 교사들의 진정한 역할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3. 심리검사 활용법, 문장완성검사 황나영 선생님

세 번째 시간은 심리검사의 종류를 알아보고 문장완성검사를 실제로 해보는 시간이었다. 심리검사의 종류는 크게 두 가지로 객관적 검사와 투사적 검사가 있으며 문장완성검사는 투사적 검사에 해당한다. 문장완성검사는 가족, 성적, 대인관계, 자기 개념 총 4가지 영역의 질문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 영역이 섞인 50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황나영 선생님과 오은주 선생님께서 개발하신 엑셀 프로그램은 문항에 답을 하면 영역별 응답을 모아 결과를 볼 수 있기에 자신이나 내담자에 대한 영역별 사고방식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어 매우 편리했다. 또한 답안의 유형별로 내담자의 심리와 의도를 (긍정반응, 생략반응 등) 해석하는 방법까지 안내해 주셔서 학기 초 학생, 학부모 상담에 적합한 자료로 활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4. 위기 학생 자해 학생 돕기 정세정 선생님

자해 학생 다루기 시간은 필자가 맡은 시간으로, 자해의 종류에 대해 알아보고 사건 발생 시 교사가 어떻게 반응해야 하며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는지에 대한 실질적인 안내를 하는 시간이었다. 초등의 경우는 자해 학생이 흔치 않지만, 중등 선생님들은 매해 겪는 일이었고 학부모와 협력해서 치료를 진행하는 것이 중요했다. 특히 자해와 같은 상황은 상담 내용을 비밀로 할 수 없음을 미리 학생에게 설명해야 하며 이때 부모와 교사는 학생이 회피 반응을 보이지 않도록 지혜롭게 도움을 주어야 한다.

5. 해결중심 상담기법 안소현 선생님, 정세정 선생님

해결중심 상담기법은 아이들과 상담 기간을 맞이하여 마주 보고 앉았을 때, 도저히 할 말이 생각이 나지 않거나 막막한 선생님들을 위해 준비된 시간이었다. 이 시간에는 정세정 선생님이 '우울이'란 가명으로 학생 역할을 맡아 유쾌한 연기를 해주셔서 재미도 있고 의미가 좀 더 생생하게 와닿는 시간이었다. 척도질문, 기적질문, 예외질문 등을 배우며 각각의 상황에 맞는 질문들을 패들렛에 작성해 보고, 학생 우울이(정세정 선생님)에게 말을 건네보는 활동을 하였다. 다음 달 성장교실 시작 전 돌아보기 시간에 학생 상담 시 실질적으로 도움이 많이 되었다는 피드백을 받았던 활동이었다.
다양한 내용을 배우기에 너무나 짧은 하루였지만, 많은 선생님께서 많은 도움을 받고 많은 배움이 있었다고 말씀해 주셨다. 어찌 보면 학교 내 상담교사와 연결되지 못하고 혼자 끙끙대는 선생님들이 더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오늘만큼은 선생님들과 나누고 싶어 하시는 훌륭하신 두 상담 선생님 덕분에 많은 배움을 얻을 수 있었고, 또 상담 선생님들도 한층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씀하셨다.
한 달 동안 준비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힘든 일을 도맡아 하겠다는 열정과 배려가 넘치는 선생님들 덕분에 몸은 점점 지쳐갔지만 마음만은 힘이 나고 행복했었다. 함께 배워가고 의지하는 이런 모임. 참 소중하고 가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우리 나무학교 선생님들은 매달 한층 더 성장해 간다. 자라나는 서로의 모습을 보며 때로는 감동하고, 때로는 힘을 얻으면서 말이다.
아이들과 부대끼며 살아가는 것이 너무나도 좋은 교사 정세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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