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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김교사의 에듀테크 도전기

평범한 김교사의 에듀테크 도전기

김영수(둔포중학교 역사교사)

코로나 시기 에듀테크를 만나다

2020년 코로나19 전염병으로 모든 학교의 개학과 학사일정이 연기되었던 대한민국 초유의 시기 모두 기억하시죠? 학교는 그야말로 혼돈 그 자체였습니다. 이때만 해도 저는 대한민국의 아주 평범하기 그지없는 중학교에서 역사를 가르치는 교사였지요. 이번 기회에 저의 에듀테크 성장기를 알려 드리려고 합니다. 너무도 평범했던 교사가 에듀테크 고수(?)로 거듭나기까지의 그 여정과 노하우를 소개해 볼께요.
2020년 코로나19로 인해서 대한민국 학교에서는 원격수업, 온라인 수업, 비대면 수업, 충남e학습터, EBS 온라인 클래스룸... 처음 마주하는 상황에 모든 교사들이 혼란스러워 했습니다. 저희 학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때까지만해도 여느 다른 학교들처럼 EBS 강의 영상을 온라인 클래스룸에 탑재하기 급급한 수준이었습니다. 그러다가 1학기가 끝나갈 무렵에 2학기에는 교사가 직접 만든 수업을 올려보자는 분위기가 형성되었고 본교에서 혁신연구부장을 맡고 있다는 이유로 자의반 타의반 에듀테크에 관심을 둘 수밖에 없었습니다.
처음에는 간단한 도구들(곰캠, PPT 화면 녹화 등)로 수업 영상을 제작하는 방법을 연구했습니다. 주로 PPT 화면 하단에 교사의 얼굴이 나오도록 하거나 교사의 목소리만 녹화하는 방식으로 제작을 했던 것 같습니다. 여러 차례 본교 선생님들께 연수를 진행해 드렸고요. 점차 선생님들께서 본인이 제작한 수업 영상을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코로나19 시기 원격수업 전달연수
교사가 직접 제작한 수업 영상 일부
학생들은 선생님의 얼굴과 목소리가 나와서 신기해하면서 수업에 집중했던 기억이 나네요. 하지만 이것도 시간이 지나면서 학생들은 적응을 했는지 점점 흥미가 떨어지면서 영상만 켜 놓는 일들이 많아지기 시작하더라구요. 2020년이 끝나갈 때 즈음에는 쌍방향 수업에 대해서 연구를 하게 됩니다.
EBS 강의 탑재 → 교사의 수업 영상 제작 → 쌍방향 수업으로 자연스럽게 발전해 갑니다.
2020년 8월은 제가 ‘구글’이라는 도구를 운명적으로 처음 접하게 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앞으로 나는 ‘구글’을 쭉 쓰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쳤습니다. 처음 만난 ‘구글’은 그야말로 신세계였습니다. 하지만 배우는 게 만만치 않더군요. 이때부터 지금까지 저는 꾸준히 ‘구글’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수업이 없는 공강 시간에, 퇴근 후 늦은 밤까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구글’에 빠져 살았던 것 같아요. 그리고 나서는 ‘구글’을 수업에 또는 학교 업무에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를 계속 연구하고 고민하고 있답니다.
또한, 이 시기에 저는 생애 첫 강의를 하게 됩니다. 아산교육지원청의 의뢰를 받아 ‘2020 아산 교수학습공동체 수업나눔 한마당’ 행사를 본교에서 진행하게 됐거든요. 단 두 명의 수강생을 놓고 말이죠. 이후에 저는 본격적으로 에듀테크 강사(?)의 길을 걷게 됩니다.
2020 아산 교수학습공동체 수업나눔 한마당
교원 대상 에듀테크 강의 모습

에듀테크로 인해 강사의 길을 걷게 되다

선생님들은 ‘강의’, ‘강사’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계신가요? 사실 저도 처음에는 저와는 전혀 상관없는 영역이라고 생각하고 살았답니다. 하지만 우리 교사들은 이미 남을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기에 누구나 기회만 된다면 충분히 ‘강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일반 교실 수업과 다른 약간의 강의 스킬이나 본인만의 아이템이 있어야겠지요. 선생님들도 ‘강의의 세계’에 용기 내어 발을 들여 보세요. 물론 첫발을 떼기가 쉽지는 않습니다.(강사로 선정되고, 강의를 의뢰(소개) 받고, 자신 있게 남 앞에서 강의를 하고, 끊임없이 연구해야 하는...)
저는 개인적으로 강의를 하면서 제 삶에 많은 변화가 찾아온 것 같아요. 강의로 인한 부수입은 물론 강의를 통해서 저의 수업도 많이 바뀌게 되었답니다. 정해진 시간에 효과적으로 강의(수업) 목표를 전달하기 위해서 더 노력하게 되었거든요. 수강생들의 수준과 현장의 분위기에 따라 적절하게 당일 강의의 방향도 바꿔야 하기에 남다른 센스와 순발력도 생겨난 것 같습니다. 또한, 나의 강의로 인해서 변화될 선생님들의 모습과 앞으로 달라질 교실에서의 수업 모습을 생각하면 가슴이 뜨거워지고 벅찬 보람을 느끼게 됩니다. 저의 작은 노력으로 여러 학교에서의 수업이 바뀌고 학생들의 성장이 이루어 진다면 이보다 더 보람된 일이 있을까요?
현재 저는 연간 50회 이상의 온·오프라인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혹시 강사의 길을 걷고 싶은 선생님이 계시다면 용기 내어 저에게 연락 주세요. 저의 모든 스킬을 아낌없이 나눠 드리겠습니다. 함께 강사의 길을 걸어 보아요.

에듀테크를 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요?

‘저는 컴맹인데요. 에듀테크 수업을 하고 싶어요.’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 지 잘 모르겠어요.’ ‘저희 학교에는 저 빼곤 에듀테크를 사용하시는 선생님들이 거의 안 계세요. 혼자 하려니 너무 힘들어요.’ ‘저희 학교에는 기기도 별로 없고, 와이파이도 잘 안 돼요. 에듀테크를 할 수 있을까요?’ 에듀테크를 시작하려고 하시는 분들께 이러한 질문을 정말 많이 받곤 합니다.
그러면 저는 보통 이렇게 말하곤 합니다. “네. 선생님. 음… 일단 시작해 보세요.ㅎㅎ” 시작이 반이라고 했던가요? 그런데 정말 그렇습니다. 에듀테크를 배우기만 하시는 분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그런데 정작 교실에서 사용하지 않으시더라구요. 아마도 우리 교사들의 고질병…. 완벽하지 않으면 꺼내어 놓지 않는… 남들한테 좋은 것만 보여주고 싶은…. 교사들의 그 완벽함 때문에 에듀테크를 배웠음에도 정작 실행해 옮기지 못하시는 분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반대로 에듀테크를 배우긴 했지만 어설프게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쨌든 교실에서 바로 사용해 보시는 용감한 선생님들은 금방 느시더라구요. 혹시 선생님은 어떤 유형이신가요? 지금 알고 계신 에듀테크 도구를 수업 시간에 바로 써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또 제가 자주 하는 조언 중에 “선생님, 에듀테크 근육을 키우셔야 합니다.”라는 말씀을 자주 드리는데요. 갑자기 왠 에듀테크 근육 타령? 이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으나 4-5가지 에듀테크 도구를 배우셔서 교실 수업에 실제로 사용해 보신 분들은 금방 에듀테크 근육이 생긴답니다. 우리가 운동을 할 때 기초 체력과 기본기가 있으면 운동 능력이 신장 되어 다른 종목들도 금방 배울 수 있는 원리와 같거든요. 꾸준히 에듀테크를 연구하시다 보면 새로운 도구를 배우실 때 배우는 속도가 남들보다 훨씬 빨라지게 됩니다. 그리고 에듀테크 도구들의 메뉴 구성이라든가 작동 원리가 거기서 거기거든요.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꾸준히 사용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용기 내어 직접 해 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선생님도 충분히 하실 수 있습니다.
실질적인 에듀테크 노하우를 알려 드리겠습니다. 사실 이 부분이 에듀테크 수업을 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기도 합니다.
첫째는 학교의 스마트기기 환경을 파악하고 이를 다룰 수 있어야 합니다. 태블릿PC가 보급된 학교도 있고, 크롬북이 보급된 학교도 있습니다. 전교생 1인 1디바이스가 갖춰져 있는 학교도 있는가 하면 한 개 학년 정도만 간신히 사용할 수 있는 학교도 있습니다. 학교의 상황에 따라서 정보 선생님이 적극적으로 협조해 주시는 학교도 있고 그렇지 않은 학교도 있습니다. 이 단계에서 에듀테크 수업을 많이 포기하시는 것 같습니다. 에듀테크 수업을 하기 위해서는 학교에 보급된 스마트기기를 기본적으로 다룰 줄 알아야 하며, 학생 계정도 관리할 줄 알아야 합니다. 와이파이도 스스로 잡을 줄 알아야 하고 학생이 디바이스 사용에 문제가 생겼을 때 바로 조치도 해 주셔야 합니다. ‘나는 정보 교사가 아닌데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라고 하실 수도 있지만 안타깝게도 만능이 되셔야 합니다. 에듀테크 도구를 배우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지만 이 부분이 선행되어야 하기 때문에 에듀테크 활용이 쉽지 않은 것이 팩트랍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선생님께서 의지(?)만 있으시다면 충분히 하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둘째, 에듀테크는 정말 꾸준히 사용해야 합니다. 앞서서 에듀테크 근육 이야기도 잠시 드렸는데요. 일시적으로 몇 번 사용하다가 한동안 안 쓰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안타깝게도 이러한 경우 에듀테크 수업을 꾸준히 하시는 분들을 거의 보지 못했습니다. 알고 계신 3-4가지의 도구를 단원의 특성에 맞게 적절하게 사용하시면 됩니다. 웹툰을 제작하는 도구인 ‘투닝’, 마인드맵을 제작하는 도구인 ‘깃마인드’, 협업을 가능하게 하는 ‘구글’, 이 정도만 아셔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한 학기에 두세 번의 활동이라도 꾸준히 하시고 기왕이면 이것을 활용하여 수행평가에 반영하신다면 금방 에듀테크 고수가 되실 겁니다.
마지막으로 내가 왜 에듀테크를 써야 하는지에 대한 철학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어쩌면 이 부분이 가장 중요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대로 에듀테크를 사용한다는 것이 그리 만만치 않습니다. 웬만한 동기와 철학이 없다면 실행으로 이어지지 않더라구요. 저 같은 경우에는 본교에 다문화 학생의 비율이 40%가 넘어서 한 반의 절반 가량이 다문화 학생입니다. 특히 제가 가르치고 있는 역사 과목은 요즘 학생들이 그리 관심을 두는 과목도 아닙니다. ‘앞으로 내가 학생들을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 , ‘다문화 학생들을 수업에 참여시킬 수 있는 방법을 없을까?’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저는 에듀테크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그 과정은 정말 쉽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학생 1인 1디바이스(크롬북) 환경이 구축되었지만 초반에는 태블릿PC를 각 반마다 돌려가며 사용했습니다. 학생 계정을 생성하고 관리하는 문제, 기기를 세팅하는 문제, 정보 교사가 아님에도 에듀테크 도구를 학생들에게 설명해야 하고, 예상치 않게 발생하는 각종 오류들…. 그야말로 고난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듀테크를 사용하면서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학생들을 보면서 교사로서의 도전을 멈출 수 없었습니다.
작년부터 저는 모든 수업을 종이 학습지가 아닌 구글 클래스룸에 학습지를 제작하여 수업을 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수행평가도 구글 클래스룸 안에서 실시하고 있구요. 지난 2년 동안 단 한 장의 종이도 사용하지 않았답니다. 다문화 학생들은 제가 구글 문서로 만든 학습지를 자신들의 언어로 번역하여 함께 보고 있습니다. 다문화 학생들을 위해 만든 수업 영상 하단에는 러시아어 자막이 들어가 있습니다. 수업에 관심이 없었던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보람을 느낍니다. 매우 손이 많이 가고 시간과 열정이 필요한 귀찮은 작업임에도 에듀테크를 활용함으로써 변화되는 학생들의 모습을 생각하면서 지금도 이 작업을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내가 왜 에듀테크를 사용해야 하는지 본인 스스로에게 반드시 물어 보시기 바랍니다. 큰 동기 부여와 목표가 있다면 더이상 망설이지 마시고 바로 실행에 옮겨 보세요.
에듀테크를 사용하기 전의 모습
에듀테크를 사용한 이후의 모습

에듀테크를 시작하려는 선생님께...

요즘에는 에듀테크를 배울 수 있는 환경은 충분히 조성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다양하게 구성된 온·오프라인 직무(자율)연수, 학교로 찾아가는 현장교원 연수, 유튜브에 검색하면 바로 나오는 여러 에듀테크 도구들…. 사실 교사가 조금만 마음이 있으면 언제든지 배울 수 있는 환경입니다. 저는 지난 3-4년 동안 50개가 넘는 다양한 에듀테크 도구를 배우고 연구한 것 같습니다. 현재는 그중에서 추려서 15종 정도만 사용하고 있구요.
저는 에듀테크를 시작하는 선생님들께 무엇보다도 구글의 도구와 구글 클래스룸을 추천해 드립니다. 수많은 에듀테크 도구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구글 클래스룸은 필수라고 생각됩니다. 학생들에게 과제를 배부하고 채점하고 피드백 해줄 수 있는 최적의 도구라고 생각되구요. 학생들이 협업도 쉽게 할 수 있습니다. 구글 클래스룸을 운영하시면 자료를 학생들에게 어떻게 보내줘야 할지, 자료를 어떻게 수합해야 할지 고민할 필요가 없답니다. 따라서 에듀테크를 본격적으로 시작하시는 선생님들께서는 구글 클래스룸부터 배워 보시기를 적극 추천드립니다.
저는 현재 한국교육학술정보원에서 운영하는 지식샘터에서 지식샘(강사)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여러 교원 연수기관에서 운영하는 사이트가 있지만 저는 지식샘터가 단연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전국의 내로라하는 에듀테크 만랩 교사들이 실시간 쌍방향 강의로 다양한 에듀테크 강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나중에 이곳에서 강좌를 이수하시면 2-3주 후에 나이스에 직무연수로 인정된답니다. 제가 볼땐 지식샘터는 가장 단기간에 에듀테크 능력을 신장시키는 최적의 연수 기관입니다. 선생님들도 지식샘터에서 좋은 강좌 많이 수강해 보세요.
2022년 여름에 ‘에듀테크 도장깨기’라는 나무학교 소모임이 만들어졌습니다. 12명 정도의 회원들이 매월 1회 주로 온라인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혹시 에듀테크에 대해 함께 공부하고 싶으신 선생님들은 언제든지 연락 주세요. 선생님의 도전을 응원합니다!!
나무학교 소모임(에듀테크 도장깨기) 온라인 활동 모습
소년의 이상과 청년의 열정, 어른의 품격으로 살아가고픈 에듀테크에 진심인 저는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충남의 멋진 역사 교사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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