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학생들을 전문 학습자로 성장하도록 돕기 위해 생성형 ai 활용하기
박준일(온양여자고등학교 국어교사)
1. 보편적 학습 설계(UDL)이란?
보편적 학습 설계(UDL)는 모든 학생이 전문 학습자가 될 수 있도록 처음부터 학습의 장벽을 제거하는 교육과정 설계 프레임워크입니다. 이는 모든 학생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유연한 성공 경로를 제공하는 데 중점을 둡니다. 이러한 접근은 학생들이 가진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교사가 높은 기대치를 설정하고, 모든 학생이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즉, 학생의 실패를 학생 개인이나 환경의 탓으로 돌리는 '결핍 모델(deficit model)'에서 벗어나, 교육 환경의 장벽을 제거함으로써 실패의 원인을 없애는 데 집중합니다.
2. 보편적 학습 설계(UDL)의 세 가지 핵심 원리
UDL은 뇌 과학 연구를 기반으로 학습에 관여하는 세 가지 신경망(정서, 인지, 전략)을 활성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이는 다음의 세 가지 핵심 원리로 구체화됩니다.
다양한 참여 방식 제공 (Provide Multiple Means of Engagement)
이는 학습의 "왜(Why)"에 해당하며, 학생들의 정서 신경망(Affective Networks)을 활성화합니다. 모든 학생은 동기를 유발하는 요인이 다르므로, 학습에 대한 흥미를 유발하고 지속시키기 위한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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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 학습에 대한 목적의식과 동기를 부여하여 끈기 있고 자기 조절이 가능한 학습자를 양성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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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법: 학생에게 선택권과 자율성을 부여하고, 학습 내용이 자신과 관련 있고 가치 있다고 느끼게 하며,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나 방해 요소를 최소화하는 전략을 사용합니다.
다양한 표상 방식 제공 (Provide Multiple Means of Representation)
학습의 "무엇(What)"에 해당하는 원리로, 인지 신경망(Recognition Networks)을 자극합니다. 학생들은 정보를 인식하고 이해하는 방식이 모두 다릅니다. 따라서 동일한 정보라도 다양한 형태로 제시하여 모든 학생이 접근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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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 정보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 박식하고 수완이 좋은 학습자를 양성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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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법: 인쇄물, 음성, 영상, 이미지, 조작 자료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하고, 어휘나 기호를 명확히 설명하며, 배경지식을 활성화하는 등의 전략을 포함합니다.
다양한 행동과 표현 방식 제공 (Provide Multiple Means of Action and Expression)
학습의 "어떻게(How)"를 다루며, 전략 신경망(Strategic Networks)과 관련이 있습니다. 학생들이 배운 것을 표현하고 자신의 지식을 실행에 옮기는 방식은 다양합니다. UDL은 학생들에게 자신의 지식과 기술을 표현할 다양한 도구와 방법을 제공할 것을 요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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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 학생들이 자신의 학습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능력을 갖춘 전략적이고 목표 지향적인 학습자가 되도록 돕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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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법: 글쓰기, 그림 그리기, 만들기, 발표, 영상 제작 등 다양한 응답 방식을 허용하고, 과제 수행을 돕는 비계(scaffolds)와 점검 목록을 제공하며, 목표 설정과 진행 상황 점검을 지원하는 전략을 사용합니다.
3. 모든 학생들을 전문 학습자로 성장하도록 돕기 위해 생성형 ai 활용하기
이러한 UDL의 정교한 설계를 위해 교사는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주목받는 NotebookLM이나 Gemini와 같은 생성형 AI 도구는, 교사가 UDL의 설계자로서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돕는 강력한 '교육과정 설계 보조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학생에게 AI를 직접 사용하게 하기보다, 교사가 AI를 활용해 UDL의 세 가지 핵심 원칙을 수업에 구현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AI를 활용한 '참여' 설계: 맞춤형 동기 부여 자료 제작
학습의 "왜(Why)"를 다루는 참여의 영역에서, 교사는 AI를 활용해 학생들의 다양한 흥미를 반영한 학습 자료를 효율적으로 제작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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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성 높은 도입 자료 생성: 교사는 "우리 반 학생들이 K-POP과 축구를 좋아하는데, '에너지 보존 법칙'을 설명할 수 있는 재미있는 도입 질문 5개를 만들어 줘"와 같이 AI에 요청할 수 있습니다. AI는 학생들이 흥미를 느낄 만한 맞춤형 질문이나 짧은 이야기, 비유를 즉시 생성해 줌으로써, 교사가 수업 시작부터 다수의 학생들의 참여를 유도하도록 돕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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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수준의 목표 제시: 교사는 AI를 활용하여 동일한 학습 목표에 대해 다양한 수준의 도전 과제를 빠르게 설계할 수 있습니다. "기본 과제, 심화 과제, 최고난도 도전 과제를 포함한 '분수 나눗셈' 문제 세트를 만들어 줘"라고 요청하여, 모든 학생이 자신의 수준에 맞는 도전을 선택하고 성취감을 느낄 기회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AI를 활용한 '표상' 설계: 다중 감각 자료의 신속한 변환
학습의 "무엇(What)"을 다루는 표상의 영역에서, 교사는 AI를 통해 핵심 학습 콘텐츠를 다양한 형태로 변환하여 모든 학생의 정보 접근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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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의 다각화: 교사는 어려운 교과서 본문이나 뉴스 기사 하나를 AI에 입력한 뒤, "이 텍스트를 초등학교 4학년 수준으로 쉽게 다시 써줘", "핵심 내용을 요약한 마인드맵 구조를 짜줘", "주요 용어 5개를 골라 쉬운 정의와 예시를 들어줘" 와 같이 요청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교사는 단 몇 분 만에 동일한 내용을 다양한 읽기 수준과 형식으로 변환하여, 학생들에게 선택권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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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각 자료 아이디어 생성: 교사는 "광합성 과정을 설명하는 2분짜리 교육 영상 스크립트를 짜주고, 각 장면마다 필요한 시각 자료(이미지, 다이어그램) 아이디어를 제안해 줘"라고 요청할 수 있습니다. 이는 교사가 멀티미디어 자료를 기획하는 시간을 단축하고, 시각 및 청각 학습자에게 효과적인 자료를 제공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AI를 활용한 '행동과 표현' 설계: 유연한 과제와 비계(Scaffolding) 제작
학습의 "어떻게(How)"를 다루는 표현의 영역에서, 교사는 AI를 활용하여 학생들이 배운 것을 다채롭게 표현할 수 있는 과제를 설계하고, 그 과정을 돕는 지원 도구를 손쉽게 만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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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형 과제 보드(Choice Board) 제작: 교사는 "물의 순환에 대해 배운 내용을 학생들이 표현할 수 있는 6가지 과제 아이디어를 표 형식으로 만들어 줘. 글쓰기, 그림 그리기, 만들기, 영상 제작 등 다양한 양식을 포함해 줘"라고 요청하여, 학생들의 강점과 선호에 맞는 유연한 평가 방식을 고안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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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교한 비계(Scaffolding) 자료 생성: 교사는 "주장하는 글쓰기 과제를 위한 루브릭(평가 기준표)을 '주장-근거-표현' 항목으로 나누어 만들어 줘"라거나, "과학 실험 보고서 작성을 위한 단계별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줘"라고 요청하여, 학생들이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데 필요한 구체적인 발판을 신속하게 마련할 수 있습니다.
4. google NotebookLM 활용 예시
NotebookLM은 사용자가 직접 업로드한 자료를 기반으로 대답하고 아이디어를 생성해주는 AI 연구 및 글쓰기 도구입니다. 일반적인 챗봇과 달리, 인터넷 전체가 아닌 사용자가 제공한 특정 문서(PDF, Google Docs, 텍스트 파일, 동영상, 웹사이트 등) 내에서만 정보를 탐색하고 활용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1) NotebookLM 화면 구성 살펴보기
NotebookLM의 화면은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NotebookLM 화면(PC 버전)
(1) 출처 (Source Panel - 왼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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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NotebookLM이 학습하고 답변을 생성하는 정보의 원천이 되는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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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에서는 『Beyond the science of reading』라는 PDF 파일이 업로드되어 있습니다. 사용자는 PDF뿐만 아니라 텍스트 파일, 구글 문서, 복사한 텍스트, 웹사이트 링크 등 다양한 형태의 자료를 추가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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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bookLM의 가장 큰 특징은 인터넷 전체가 아닌, 바로 이 '출처' 패널에 사용자가 직접 올린 자료에만 근거하여 답변한다는 점입니다. 이로 인해 정보의 신뢰도가 매우 높아집니다.
(2) 채팅 및 작업 공간 (Chat & Workspace - 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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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사용자는 AI와 대화를 나누고, 아이디어를 정리하며, 글을 작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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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로드된 자료에 대해 질문을 입력하면, AI는 출처에 기반한 답변을 생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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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에 저장' 기능을 통해 중요한 답변이나 아이디어를 별도로 저장하고 관리할 수 있습니다.
(3) 스튜디오 (Studio Panel - 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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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는 NotebookLM의 강력한 아이디어 확장 기능들을 모아놓은 공간입니다. 스튜디오의 확장 기능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NotebookLM의 스튜디오 기능 설명
1. AI 오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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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 업로드된 소스 자료의 내용을 바탕으로 AI가 자연스러운 목소리의 오디오 브리핑이나 팟캐스트 형식의 음성 파일을 생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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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용 예시: 긴 텍스트 문서를 이동 중에 듣거나, 청각 학습자에게 친화적인 학습 자료를 만들 때 유용합니다.
2. 동영상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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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 자료의 핵심 내용을 논리적인 순서로 구성하여 영상 콘텐츠의 대본이나 스토리보드 개요를 만들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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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용 예시: 책의 한 챕터나 교과서의 읽기자료를 소개하는 영상을 제작할 때, 전체적인 흐름과 장면 구성을 빠르게 기획할 수 있습니다.
3. 마인드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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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 자료에 담긴 주요 개념과 하위 아이디어 간의 관계를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마인드맵 구조를 생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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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용 예시: 복잡한 정보의 전체적인 구조를 한눈에 파악하거나, 아이디어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싶을 때 효과적입니다.
4.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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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 보고서 기능은 다시 브리핑 문서, 학습 가이드, FAQ, 타임라인 기능으로 구성됩니다.
1) 브리핑 문서 (Briefing Docu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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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 업로드된 자료의 핵심 내용을 간결하고 공식적인 형태로 정리하여, 의사결정이나 상황 보고를 위한 브리핑 문서를 생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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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용 예시: 긴 연구 보고서나 여러 개의 기사를 바탕으로 회의에서 발표할 핵심 요약 자료나 상사에게 보고할 문서를 신속하게 만들 때 유용합니다.
2) 학습 가이드 (Study Gui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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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 학습자가 원본 자료를 더 깊이 이해하고 복습할 수 있도록 주요 개념, 핵심 질문, 중요 용어 목록 등을 포함한 학습 가이드를 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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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용 예시: 학생들에게 복잡한 텍스트를 제공하기 전에, 핵심 내용을 미리 파악하고 학습 방향을 잡을 수 있도록 돕는 보조 자료를 만들 때 매우 효과적입니다.
3) FAQ (Frequently Asked Ques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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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 자료의 내용을 기반으로 사용자들이 가장 궁금해할 만한 예상 질문과 그에 대한 답변 목록(FAQ)을 생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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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용 예시: 새로운 프로젝트나 정책 자료를 공유할 때, 구성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안내 자료를 만들거나, 웹사이트의 Q&A 섹션을 구성할 때 시간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4. 타임라인 (Timel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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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 자료에 언급된 사건이나 정보들을 시간 순서대로 정리하여 연대기(타임라인)를 만들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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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용 예시: 역사적 사건, 프로젝트 진행 과정, 인물의 연대기 등 시간의 흐름이 중요한 정보를 시각적으로 명확하게 정리하고 싶을 때 유용합니다.
2) NotebookLM으로 만든 영상 예시
지난 뉴스레터에서 소개했던 나탈리 웩슬러(Natalie Wexler)의 책《Beyond the Science of Reading》을 예시로, 제가 직접 NotebookLM을 활용해 제작한 영상의 제작 과정과 프롬프트를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이 영상은 책의 핵심 내용을 미리 접하게 함으로써, 전체 텍스트를 깊이 있게 읽어낼 힘을 길러주는 '사전 비계' 역할을 합니다.
(1) 제작 목표 및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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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rget 학습자: '읽기 과학'에 대해 들어는 봤지만, 파닉스 중심의 논쟁에 피로감을 느끼거나 책 전체를 읽을 시간이 부족한 동료 교사.
(2) NotebookLM 프롬프트 설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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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역할 부여 (Persona):
너는 교육 분야의 베테랑 PD(프로그램 디렉터)야. 복잡한 교육 이론을 동료 교사들에게 명확하고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 영상 콘텐츠 제작 전문가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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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명확한 과업 지시 (Clear Task):
Natalie Wexler의 저서 『Beyond the Science of Reading』의 서론과 1장을 바탕으로, '읽기 과학'이 단순히 파닉스 교육 이상이며, '지식 구축'이 읽기 이해력에 왜 결정적인지를 설명하는 3분짜리 영상 대본을 작성해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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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UDL 원리 적용 (UDL Princip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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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Engagement) 촉진:
영상 시작 부분에서, 교사들이 흔히 겪는 '가르쳐도 늘지 않는 학생들의 읽기 능력'에 대한 고민을 언급하며 공감대를 형성해 줘. '읽기 전쟁'이라는 용어를 소개하며, 이 논쟁을 끝낼 새로운 관점이 있음을 암시하여 호기심을 자극해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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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표상(Representation) 제공:
Wexler가 제시하는 '읽기 과학의 확장된 정의'를 '단순한 시력 검사'에서 '종합 건강 검진'으로의 전환에 비유하여 설명해 줘. '지식'이라는 핵심 개념을 설명할 때는 [자막: 지식 = 읽기 이해의 숨은 재료] 와 같은 시각적 텍스트 강조 효과에 대한 제안을 포함해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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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과 표현(Action & Expression) 지원:
영상 말미에 교사들이 자신의 읽기 수업을 돌아볼 수 있는 성찰 질문을 던져줘. (예: "나의 읽기 수업은 '단어 해독 훈련'과 '배경지식 활성화' 중 어디에 더 무게를 두고 있나요?") 다음 영상에서 다룰 '학습 위기'와의 연결점을 예고하며 후속 학습에 대한 동기를 부여해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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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구체적인 제약 조건 (Constraints):
정확한 정보 전달을 위한 검토, 구체적인 설명과 자료 제시. 톤앤매너는 신뢰감을 주면서도 희망적인 어조를 사용해 줘. 전문 용어는 최소화하고, 교사들이 바로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풀어줘.
5. UDL 교실을 만들기 위해 AI를 활용할 때 교사가 지켜야 할 사항들
1) 전문 학습자(Expert Learner) 양성과 AI의 역설
UDL의 궁극적 목표는 학생들을 목표 지향적이고, 전략적이며, 동기 부여된 '전문 학습자(Expert Learner)'로 만드는 것입니다. 전문 학습자는 단순히 지식을 많이 아는 사람이 아니라, 스스로 학습 방법을 알고 조절하는 사람을 의미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중요한 실행 기능(Executive Functions)이 필수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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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절한 목표 설정 (Goal-set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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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 및 전략 개발 (Planning and strategy develop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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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및 자원 관리 (Managing information and resour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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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 상황 점검 (Monitoring progress)
AI의 역설은 바로 이 지점에서 발생합니다. AI는 목표 설정, 계획, 정보 요약, 진행 상황 점검까지 대신해 줄 수 있는 강력한 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만약 학생이 학습 과정에서 어려움을 느낄 때마다 AI를 통해 즉각적인 요약본을 얻거나 정답에 가까운 해결책을 찾는다면, 이는 단기적으로는 과제를 해결한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학생이 스스로 정보를 탐색하고, 여러 해결책을 비교하며, 실패를 통해 전략을 수정하는 등 중요한 실행 기능을 연습할 기회를 박탈하게 됩니다. 이는 마치 근육을 키워야 할 선수가 항상 기계의 도움만 받아 운동하는 것과 같습니다. 결국, 학생은 AI 없이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의존적인 학습자로 남을 수 있으며, 이는 UDL이 지향하는 자율적인 '전문 학습자'의 모습과 정반대입니다.
2) AI를 활용한 정교한 비계(Scaffolding) 설계
따라서 교사의 역할은 AI를 '정답 제공기'가 아닌, 정교한 '비계(Scaffolding)' 설계 도구로 활용하는 데 있습니다. 비계의 핵심은 학생이 혼자서는 도달할 수 없지만 교사의 안내를 통해 도달할 수 있는 '근접 발달 영역(Zone of Proximal Development, ZPD)' 내에서 학습이 일어나도록 돕는 것입니다. AI는 이러한 비계를 훨씬 효율적이고 다양하게 제작할 수 있게 돕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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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정 중심의 지원: AI에게 "이 복잡한 과학 원리를 설명하는 최종 보고서를 써줘"라고 요청하는 대신, 교사는 "학생들이 이 과학 원리를 탐구하는 보고서를 쓸 때 활용할 수 있는 단계별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줘" 또는 "보고서의 평가 기준이 될 루브릭을 '탐구 과정', '자료 분석', '결론 도출' 항목으로 나누어 제시해 줘"라고 요청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생성된 체크리스트와 루브릭은 학생에게 정답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성공에 이르는 경로와 기준을 명확히 보여줌으로써 학생 스스로 과제를 해결하도록 안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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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촉진을 위한 질문 생성: 학생이 글쓰기에 막혔을 때, AI가 글을 대신 써주는 것은 학습 기회를 빼앗는 것입니다. 대신 교사는 AI를 활용해 "이 주제에 대해 학생들이 더 깊이 생각하도록 유도하는 다섯 가지 질문을 만들어 줘"라고 요청할 수 있습니다. 교사는 이 질문들을 학생에게 제공하여, 학생이 막혔던 부분에서 다시 생각의 실마리를 찾고 스스로 글을 이어 나가도록 도울 수 있습니다.
이처럼 AI를 활용한 비계는 학생의 사고 과정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을 지원하고 촉진하여 결국에는 학생이 독립적으로 과제를 수행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3) 교사의 최종 검토: 교육적 의도와 안전장치
교사는 AI가 생성한 모든 결과물을 교육과정 설계자이자 학습 전문가의 관점에서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수정해야 합니다. 이는 두 가지 중요한 이유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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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적 의도와의 정합성: AI는 교사의 교육 철학이나 특정 학생 그룹의 미묘한 필요까지 이해하지는 못합니다. AI가 생성한 자료가 이번 차시의 핵심 학습 목표와 정확히 일치하는지, 우리 반 학생들의 현재 수준에 적절한 난이도인지, 그리고 UDL 원칙에 따라 충분히 유연한 선택지를 포함하고 있는지를 교사가 최종적으로 판단하고 편집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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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의 정확성 및 편향성 검토: 생성형 AI는 때때로 사실과 다른 정보를 만들어내거나(환각 현상), 학습 데이터에 내재된 편향을 그대로 보여줄 수 있습니다. 교사는 최종적인 '게이트 키퍼(Gate Keeper)'로서 AI가 생성한 모든 콘텐츠의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특정 관점에 치우치지 않도록 수정하여 학생들에게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학습 자료만을 제공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4) 모든 경로는 하나의 목표를 향하도록
UDL 교실에서 AI를 활용할 때 가장 중요한 점은, AI가 생성한 다양한 유형의 학습 자료들이 동일한 학습 목표를 향한 여러 갈래의 길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UDL은 목표의 수준을 낮추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동일한 정상에 오를 수 있도록 다양한 등산로를 제공하는 것과 같습니다.
예를 들어, '비판적 읽기'라는 학습 목표가 있는 수업에서, 텍스트 해독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을 위해 AI로 영상 요약 자료를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영상 자료는 학습 활동의 종착점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학생은 영상을 통해 텍스트의 배경지식과 구조를 파악하는 ‘비계(Scaffolding)'를 얻고, 이를 발판 삼아 최종적으로는 원문을 비판적으로 읽고 분석하는 본래의 학습 목표를 달성해야 합니다. 즉, 다양한 자료는 최종 목표를 회피하는 우회로가 아니라, 모든 학생이 목표에 도달하도록 돕는 의미 있는 디딤돌이 되어야 합니다. 교사는 이러한 설계 원칙을 가지고 AI를 활용함으로써, 기술의 도움을 받으면서도 학습의 본질적인 목표를 놓치지 않는 UDL 교실을 구현할 수 있습니다.
<참고 문헌>
Katie novak. (2016). 《UDL NOW!: A Teacher’s Guide to Applying UNIVERSAL DESIGN FOR LEARNING in Today’s Classrooms》. CAST.
<부록> 《Beyond the Science of Reading》설명 영상 2~6편
[영상 2편] 제작을 위한 AI 프롬프트: 읽기 위기는 곧 학습 위기 (2장 및 3장 기반)
[영상 3편] 제작을 위한 AI 프롬프트: 뇌는 어떻게 배우는가 (4장 기반)
[영상 4편] 제작을 위한 AI 프롬프트: 글쓰기는 최고의 학습 도구 (5장 기반)
[영상 5편] 제작을 위한 AI 프롬프트: 지식 교육과 교육 형평성 (6장 및 7장 기반)
[영상 6편] 제작을 위한 AI 프롬프트: 교실 속 변화와 미래 (8장 및 9장 기반)
박준일
살아가는 힘을 기르는 교실을 만들기 위해 동료 선생님들과 함께 연대하고 싶은 교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