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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학교 성장교실을 다시 열다

나무학교 성장교실을 다시 열다

천안신방중학교 수학 교사 인치선

1. 2020 성장교실의 아쉬움

2020년 나무학교 5기 성장교실은 39명의 5기 선생님들과 11명의 운영팀 선생님들이 1년 동안 많은 제약과 불안감과 함께 의미 있는 성장을 이루어냈습니다. 작년에 개간된 제1, 2호 숲소리에 매월 활동 과정이 담겨 있습니다. 저는 2018년 3기 성장교실에 입학하여 2019년 4기 성장교실에도 함께하였고, 2019년 12월부터 5기 성장교실을 준비하였습니다.
2019년 12월부터 50명의 선생님들이 마음을 모으고 1월에 계획을 세웠으나 뜻하지 않는 위기 상황 때문에 많은 일정을 변경, 축소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방역 수칙을 지키기 위해 모둠별 활동이나 교육과정 자체에도 많은 제약이 있었고 별도의 회식이나 행사의 시간을 가질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제1, 2호 숲소리에 실린 바와 같이 5기 선생님들의 역대급 열정과 운영팀 선생님들의 협업이 더해져 성장교실에서는 부족함 없는 연구, 논의, 실천, 공유를 통한 성장의 장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5기 성장교실은 10월 31일, 천안용곡중학교에서 교육 연극을 공부한 다음에는 온라인으로 남은 두 번의 교육과정을 마무리하였습니다. 입학식과 졸업식을 모두 온라인으로 할 줄은 아무도 몰랐겠죠. 12월 12일 PBL 교육과정 다음에 약 1시간 정도의 온라인 졸업식을 통해 1~4기 때의 졸업식과 마찬가지로 릴레이 졸업장 수여를 하며 졸업 소감을 나누었습니다. 저는 선생님들의 소감을 들으면서 1년간 선생님들과 더 많이 이야기하지 못하고, 더 많이 나누지 못한 아쉬움을 느끼며 눈시울이 붉어졌었습니다. 반년이 지난 지금도 그 순간을 생각하니 마음 한편이 저려옵니다. 성장교실 운영팀이라는 팀의 구성원으로, 전체 선생님들과 배움을 나누고 마음을 나누는 것보다 상황에 “대응”하고, “전달”하고, 운영팀 선생님들과 “회의”를 하고 “결정”해야 했던 것이 너무나 아쉽습니다. 성장교실을 이끈다는 것이 참으로 어려운 일인 줄은 알았지만 1년을 보내며 때로는 힘들기도 했고 그런 과정에서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2. 2021 성장교실 준비

마치 겨울잠을 자듯 겨울방학을 보내고 2월 6일 배방고등학교에서 간만의 나무학교 워크숍을 열었습니다. 워크숍에서 다양한 주제가 논의되었지만 그중에서도 제일 뜻을 모아야 하는 주제는 2021 성장교실이었습니다. 2020 5기 성장교실은 많은 선생님들의 능력, 열정, 실천의 장이 되었지만 이전의 성장교실과 같이 활발한 의사소통과 섭동(주: 2018년 5월 열린특강에서 나왔던 단어)은 다소 적었다고 생각합니다.
위기 상황 속에서 ‘2021 성장교실의 운영이 가능할까?’, ‘어떤 선생님들을 어떻게 모을까?’, ‘어떤 방식으로 운영이 되면 좋을까?’, ‘예년처럼 전년도에 미리 홍보가 되지 않았는데 언제 어떻게 준비할까?’ 등에 대해 월드 카페 토의 토론을 통해 많은 의견이 모아졌습니다. 2021 성장교실은 “자치, 성찰, 도전”이라는 3가지 대주제를 가지고 운영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나서 2월 말 즈음 저는 불안한 상황에서 2021 성장교실 준비를 맡게 되었습니다.

3. 온라인 교육과정 설명회와 회의

2월 말, 2021 성장교실 준비 TF팀이 구성되고 2021 성장교실에 대한 계획이 구체화되었습니다. 3월에 홍보와 준비를 하여 3월 말 워크숍을 하기로요. 모든 학교는 3월 2일 정상 개학을 하게 되면서 마스크를 쓴 채, 대부분의 교육활동을 정상 운영하다 보니 저는 2020학년도보다 다소 바쁘게 느껴졌습니다. 성장교실 운영팀은 사무국의 교육팀으로 조직을 변경하기로 하고, 저는 교육팀의 일원이 될 선생님들을 찾았습니다.
제가 겪었던 3~5기의 성장교실은 10여 분의 선생님이 운영팀으로 모여 교육과정에 대한 준비를 이끌어주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주제에 관련된 교육 자료와 활동들을 소개하였고, 장소와 음식 등을 준비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런 부분이 참가 선생님들께 편리함도 있었겠지만 적극성을 제한하는 요인이 된다고 느꼈습니다. 작년에는 특히 제가 운영팀을 도맡아 하면서 운영팀 선생님들이 바쁜 학교생활과 더불어 너무 많은 수고를 하셨고 5기 선생님들은 ‘이렇게 해도 될까요?’하며 걱정하시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주체가 다르다 보니 모둠에서 나온 질문을 운영팀에서 다시 논의해야 하는 점이 때로는 생략해도 되겠다 싶었죠. 그래서 저는 ‘물품이나 장소와 같은 것들을 참가 선생님들이 직접 해도 되지 않을까?’, ‘그렇다면 운영팀의 불필요한 업무도 줄일 수 있고, 참가 선생님들도 기여를 하며 성취감과 소속감을 더 많이 느낄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과감하게 성장교실 운영팀의 규모 축소를 제안하였습니다.
5기 때까지 11월, 12월의 성장교실 홍보와 모집, 면담의 자리를 대신하여 3월에 업무메일과 밴드를 통해 홍보하고, 3월 13일 토요일 10시에 온라인 교육과정 설명회를 실시하였습니다. 그리고 3월 17일까지 신청을 받아 28분의 선생님과 교육팀 4명으로 ‘2021 성장교실’을 구성하였습니다. 그리고 준비팀에 이어 저는 또다시 2021 성장교실의 교육팀의 일원이 되었습니다. 작년의 경험으로 인해 결정하기까지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저희 학교는 과대, 과밀학교로 작년에는 등교 수업 일수가 적은 편이었으나 올해는 원격 수업과 등교 수업이 번갈아 운영되었습니다. 그렇지만 3월이다 보니 원격 수업을 하는 날에도 학생들과 상담을 하고, 계속하여 등교와 원격 수업을 준비하여야 하니 조금은 바빴습니다. 집에 돌아와서 저녁에 수업 준비를 하기 일쑤였죠.
그러다 보니 성장교실 준비를 하는 데 많은 아이디어와 시간을 쏟기가 힘들었던 날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성장교실 운영을 도맡았던 심대현, 양철웅, 백순우 선생님 등을 중심으로 많은 아이디어가 모였습니다. 지친 평일 저녁 여러 차례의 줌 회의를 통해, 경험을 기반으로 워크숍 활동 방법, 성장교실 홍보와 연간 운영 계획 수립을 위하여 많은 의견을 내주셨어요. 인원이 적지 않았던 준비팀 채팅방에서는 많은 의견과 문제 제기가 이루어지고, 계속된 온라인 소통이 때로는 피로감을 느끼게 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때로는 오해와 갈등의 순간도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배려와 화합을 중시하는 선생님들의 마음이 모여 3월 27일 배방고등학교에서 28분의 선생님들을 맞이할 수 있었습니다.
<아이스브레이킹>

4. 3월 워크숍: 주제와 모둠 정하기

워크숍에서는 선생님들이 처음 만나서 교육과정과 모둠까지 세워야 하기 때문에 많은 시간이 필요 합니다. 5기 성장교실 워크숍을 1일 프로그램으로 운영하여 운영팀과 참가 선생님들 모두 아쉬움이 컸었는데요, 이번 2021 워크숍 또한 같은 문제에 봉착하였습니다. 숙박 모임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2일의 시간을 어떻게 낼 것인가. 온라인 모임 1일과 대면 모임 1일을 운영하는 안이 있었는데요, 3월의 첫 주(총회), 둘째 주(온라인 교육과정 설명회)를 온라인 모임을 하고 셋째 주에 온라인 워크숍을 하려고 생각하니 저는 피로감이 많이 느껴졌었습니다. 그래서 그런 의견들을 제시하며 사전 온라인 모임 없이 넷째 주 토요일에 모임을 가지려다 보니 활동 구성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무엇을 중시할 것인가, 워크숍 전날까지 준비팀 선생님들은 많은 고민과 준비를 하였습니다. 이 글을 통해 준비팀 선생님들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오전에는 이민수, 정다정 선생님의 진행으로 간단한 게임과 공감의 시간으로 조금이나마 마음을 열고, 자신의 고민과 욕구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교육과정에 대한 질문이 유목화되고 있었습니다. 인원이 28명으로 줄어들어 의사소통이 원활해졌고, 퍼실리테이터 역할을 맡은 기존 회원 선생님들의 경력에서 나오는 유연한 대화와 정리의 기술로 생각보다는 짧은 시간에 효율적인 토의가 이루어졌습니다. 교육과정의 질문 7개가 구성되고, 6개의 모둠이 만들어졌습니다. 자리에 계시지 못했던 네 분의 선생님께서는 토의 내용과 질문을 토대로 나머지 1개의 질문을 다루는 모둠으로 모이셨습니다.

5. 4월 교육과정: 모둠 세우기와 자치회 구성

4월에 하나의 모둠에서 교육과정을 운영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1개월은 너무나 짧은 시간이고 심지어 중등 선생님들 중에서는 4월에 지필고사를 출제해야 하는 경우도 많아서 교육과정 운영을 하는 대신, 워크숍 하루에 부족했던 활동을 하기로 했습니다. 4월 한 달 동안 모둠별로 교육과정(성찰)에 대한 선생님들의 계획, 그리고 모둠별 도전 과제를 정하시도록 하였습니다. 그 사이 성장교실 초대 교장 심대현 선생님의 도움으로 각 모둠의 퍼실리테이터 역할을 맡아 주실 기존 회원 선생님들이 모둠별로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4월 24일 당일에 모둠별 계획과 과제를 공유하고 자치활동을 구성하기로 했습니다. 먼저 학습공동체의 의미, 나무학교의 철학에 대해 심대현 선생님이 다양한 자료와 함께 설명을 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모둠별 교육과정에 대해 공유하고 구글 문서를 이용하여 온라인 갤러리 워크 방식의 의사소통을 하였습니다. 점심 시간에는 모둠별 퍼실리테이터 선생님들과의 만남을 통해 인사와 간단한 논의를 했습니다. 오후에는 모둠 이름 만들기, 모둠별 도전 과제 퀴즈로 내고 맞추며 소개하기, 협동 게임을 통해 모둠을 세웠습니다. 마지막으로는 교육감 선거 활동을 통해 성장교실의 자치회장, 부회장을 뽑았습니다. 공약 토론, 선거 운동, 투표의 과정에서 선생님들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개성, 매력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회장은 북일여고 홍보라 선생님, 부회장은 청양고 이진영 선생님이 당선되었고 모둠장 선생님들이 함께 모여 총 8명이 자치회로 구성되었습니다. 기존의 성장교실 운영팀의 많은 역할을 자치회에서 맡기로 하였죠. 교육팀(이광현, 이민수, 인치선, 정다정)은 각 모둠별 상황을 점검하고, 지원하며, 자치회와 함께 가을 수업축제를 그려보려고 합니다.
<자치회장 최종 후보자 연설(홍보라,윤유경, 이진영, 신주희, 정민 선생님)>

6. 열정! 열정! 열정!

2015년 어쩌다 연수에서 심대현 선생님을 만나 나무학교 밴드에 가입했고, 2017년 어쩌다 “수업축제”에 와서 2018년 성장교실에 들어와 지금까지 활동을 하고 있는데요, 선생님들의 교육에 대한 열정과 학생을 향한 사랑을 보면서 늘 자극을 받고 있습니다. 나무학교에서 만난 많은 선생님들을 통해 용기를 얻었고 도움을 받아 성장하고 있습니다. 늘 부족함을 느끼는 제가 나무학교에 기여할 수 있다는 사실에 뜻깊은 소속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제가 만났던 모든 선생님들께 감사드립니다. 특히 3~5기를 함께했던 선생님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어느새 손발이 맞아가고 있는 교육팀 이광현, 이민수, 정다정 샘. 그리고 28분의 선생님! 올해 성장교실 멋지게 만들어 가요!
인치선 선생님(성장교실 팀장)
나무학교에서 선생님들과 함께 호흡하며 서로의 그늘이 되어 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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