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무학교 10기 협동학습 교육과정을 운영하기 위해 모이신 선생님들을 만나보았습니다. 제가 퍼실리테이터로 함께 하기도 했지만, 제 역할이 무색할 정도로 공부도 열심히 하시고, 교실에서 실천하고 반성하시는 역량도 훌륭하신 선생님들이 많이 모여 계셨습니다. 선생님들의 고민을 공유하고 교육과정을 만들어나가는 동안 저도 많이 배웠습니다. 협동학습 팀의 팀장이셨던 주지은 선생님과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 협동학습 교육과정을 선택하게 된 이유
에디터: 저는 협동학습을 참 좋아하는데요, 그만큼 교실에서 많은 실패와 좌절을 겪기도 하는 어려운 주제라고 생각해요. 선생님께서는 어떤 계기로 협동학습 교육과정을 선택하게 되셨나요?
주지은 선생님: 제가 재작년에 영어 본문 수업을 할 때 고민이 많았어요. 영어 본문 수업은 영어과에서 중요한 수업인데, 강의식으로만 하기에는 공부 잘 하는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반면 그렇지 않은 아이들은 지루함을 느끼거나 엎어져서 잠드는 모습을 보다 보니까 활동적이고 협업해서 할 수 있는 학습 방법을 고민하게 되었어요. 혼자서 열심히 알아본 결과 영어과에서는 협동학습 중 직소 모형을 활용한 수업을 많이 하고 있어서, 한 번 도전해보자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에디터: 어떻게 보면 성장교실 과제로써 수업에서 협동학습을 실천하게 되셨을텐데, 준비하는 과정에서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이었는지, 어떻게 극복하셨는지 궁금해요.
주지은 선생님: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직소 모형을 지속해서 실천하고 싶은 마음에 협동학습을 공부했던 건데, 여름에 1정 연수를 받으면서 영어과에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수업방법을 공부하게 되면서, 직소만 고집하지 않게 되었어요. 이전에는 '협동학습=영어 직소수업'이라는 생각에 매몰되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그런 편견이 해소되었고, 억지스럽게 직소 수업을 끼워 맞추려고 했던 과정에 대해 돌아보게 되었거든요. 지금은 직소 수업만을 고집하진 않아요.

에디터: 공감이 많이 되네요. 그게 나무학교 성장교실의 어려움 중 하나인 것 같기도 해요. 내 교실에서 나무학교 발표를 위해 교육과정 재구성을 하는 것도 어려움이 있고, 그렇다 보니 발표 시기에 맞춰서 해당 수업 방법을 당시에 가르치던 내용에 끼워 맞춰서 준비하다보니까 억지스러워지는 부분도 있는 것 같아요.
주지은 선생님: 저는 우리 팀원 선생님들께 의지가 많이 되었고, 혼자 고민해왔던 지점들을 나눌 수 있는 팀이 있다는 게 힘이 되고 힐링이 되었어요. 특히, 발표를 준비하기 위해서 수경쌤 학교(쌍용고등학교)에 모여서 파트별로 발표 시뮬레이션도 하고, 서로에게 피드백하는 과정이 있었거든요. 그 과정에서 서로에게 마음의 상처를 받지 않고 의견을 자유롭게 나누고 피드백하는 것도 좋았고요. 성장교실 선생님들께 다양한 팀빌딩 방법을 소개해드려야 했는데 단순히 사진이나 그림으로 설명드리기 보다는 직접 해보는 모습을 보여드리면 어떨까 싶어서 영상을 찍었었어요. 팀 선생님들하고 같이 팀빌딩 활동들을 직접 해보고 영상을 찍으면서, 실제로 서로에게 더 집중하고 함께 협동하는 기분이 들었어요. 그 과정에서 학생들의 마음을 대리 체험해볼 수 있었어요. 단단해지고 하나가 되어가는 마음을요.

에디터: 맞아요. 많이 공감이 돼요. 우리가 성장교실에서 직접 실천해보는 과정을 통해서 교실에서 실천할 수 있는 용기를 많이 얻는 것 같아요. 학생 입장에서 참여해보면, 아이들이 어떻게 느끼고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 직접적으로 경험해볼 수 있으니까요. 그럼 우리가 보통은 모둠으로 모이기만 하면 협동학습이라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진정한 협동학습이 일어나기 위해 선생님께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 요소는 무엇이었나요?
주지은 선생님: 저는 팀빌딩, 모둠 세우기 활동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모둠 세우기를 하지 않으면 단순히 여러명이 모여서 하나의 과업을 수행한다는 의무감을 가지긴 하지만 서로에 대한 유대감이나 각자가 가져야 할 책임감을 제대로 느끼지 못한다고 생각했어요. 목적 의식이 없는 거죠. 모둠원들에 대한 유대감과 하나의 팀이라는 소속감이 생기면 좀 더 목적 의식을 가지고 협동학습에 참여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에디터: 성장교실에서 협동학습을 실천하고 다른 과정들에서 배우시면서, 교실에서 선생님의 수업이 어떻게 변화한 것 같으셨나요? 학생들의 반응이나 변화는 어떠했는지도 궁금합니다.
주지은 선생님: 성장교실을 하면서, 다른 선생님들의 발표를 듣다보니까 나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판단하고 취사선택하기도 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저에게 도움이 되는 수업 방법들을 교실에서 어쨌든 실천해보려고 했거든요. 제가 아이들에게 "선생님 이번에 이런 거 배워왔으니까 한 번 해보자." 하고 도전해봤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아이들의 변화가 눈에 보였어요.
에디터: 저도 퍼실리테이터로서 선생님의 도전과 실천을 옆에서 바라보면서, 지은쌤의 열정이 남다르다는 것도 느껴졌고, 긍정적인 사고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하시고 어떻게든 도전해보려고 하셨던 모습을 보고 지은쌤과 학생들 사이의 관계성이 잘 구축되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선생님도 아이들의 직설적인 피드백이 속상하더라도 겸허히 수용할 수 있고, 아이들도 선생님의 도전을 긍정적으로 지지하고 따라줄 수 있는 모습을 보고요. 선생님은 작은숲이나 소모임에 참여하고 계신가요? 10기 성장교실을 운영하시고나서, 더 공부하고 싶었던 분야가 있으셨나요?
주지은 선생님: 아니요. 참여하고 있지 않아요. 저는 독서 관련 모임에 참여하고 싶었는데, 그림책 모임도 숲터디 모임도 대부분 평일 저녁에 모이더라고요. 지역이 멀다보니까, 참여가 어려워서 그냥 포기하게 되었어요. 너무 아쉬워요.
에디터: 아쉽네요. 이미 만들어진 소모임에 참여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내가 원하고 참여할 수 있는 소모임이 없다면, 새로운 소모임을 만들 수도 있어요. 같은 지역 선생님들을 모으기 어렵다면, 마음이 맞는 10기 선생님들과 줌으로 할 수 있는 독서 모임을 만들어도 좋을텐데, 이미 흩어진 선생님들과 지금 모임을 새로 만드는 건 장벽이 좀 있기는 하죠. 많이 아쉽네요.
주지은 선생님: 네 그러게요. 저도 그 점이 많이 아쉬워요.
에디터: 앞으로의 주지은 선생님의 교실은 어떤 모습이었으면 좋겠나요?
주지은 선생님: 성장교실 이후에는 교실 안에서 도전하고 실패하고 다시 도전하는 모든 과정이 아주 자연스러워졌어요. 저는 모든 학생들이 영어 실력을 떠나서 영어에 재미를 느끼고 활발히 참여하는 교실을 꿈꾸고 있습니다.
에디터: 맞아요. 한국어든 영어든 '언어'는 나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가장 성숙한 수단이니까요. 저도 앞으로의 지은쌤의 수업을 끊임 없이 응원하겠습니다. 인터뷰에 참여해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 에디터 후기
저는 협동학습을 아주 좋아합니다. 학습 효과에 있어서도, 사회적 기술 성장에 있어서도 가장 도움이 되는 수업 형태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지은쌤 말씀처럼 아이들이 교실에서 배움의 주체가 되어가는 과정이 눈에 가장 잘 보이기 때문입니다. 혼자서 그리고 함께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고 새로운 지식을 만들어가는 협업이 교실 안에서도, 교실 밖에서도 가장 필요한 시대이니까요.
지은쌤과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선생님의 밝고 긍정적인 기운에 많은 힘을 얻었습니다. 그리고 끊임없이 도전하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으시는 모습에 감동을 받기도 했습니다. 저는 현재 대학원 석사 파견 중이라서 수업에 대한 열의와 관심이 떨어져 있는 상태였는데, 지은쌤 이야기를 듣다보니까 제가 좋아하는 교실에 얼른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지은쌤뿐만 아니라 협동학습팀에 함께 했던 상희쌤, 수경쌤, 윤희쌤, 유선쌤, 둥쌤께서도 협동학습 주제에 대해 진지하게 공부하고 교실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실천하시는 과정을 보고 저도 많이 배웠습니다. 나와 같은 고민을 가지고 교실에서 고군분투하고 계시는 동료 선생님들이 계신다는 점이 얼마나 큰 위로와 에너지를 주는지, 나무학교 선생님들이라면 모두 아실 것 같습니다.
성장교실에 참여한 이후부터는 교실에서 실패하는 것이 두렵지 않아졌다는 지은쌤을 응원합니다. 그만큼 교사와 학생 모두가 교실에서 배움을 위해 서로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알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 같습니다. 나무학교와 여전히 연결되어 계속 공부를 이어나갈 수 있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습니다. 성장교실 졸업 이후 선생님들의 소모임 가입과 새로운 개설, 참여와 활동이 좀 더 활발해질 수 있도록 작은숲도 많이 고민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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