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JTBC에서 방영하는 ‘싱어게인 4’가 한참 또 저의 유튜브 알고리즘을 뒤덮었습니다. ‘다시 노래하고 싶은 무명가수들의 도전’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비교적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가수들이 나와 펼치는 신선한 음색과 기교의 향연은 분명 저를 매료시켰지만, 제가 이 프로그램에서 가장 매력적이라고 느꼈던 것은 이 프로그램이 가수를 소개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싱어게인’에서 가수들은 처음 등장할 때 ‘나는 _____한 가수다’라는 빈칸을 채우고, 그 문장을 가지고 자신들이 어떤 가수인지를 소개합니다. 그때마다 제 나름대로 찾았던 이 프로그램의 재미는, 그렇게 자신을 소개했던 가수들의 성장 과정을 보는 일입니다. 자신을 정통헤비메탈 가수라고 소개했던 가수는 회차를 거듭하며 자신의 노래에 기존에 없던 대중성을 더하게 됩니다. 자신을 (남들에게) 배아픈 가수라고 소개했던 가수는 그 배아픔을 통해서 타인을 동경하는 자신을 발견하고 그러한 자신을 극복해냅니다. 자신을 한물간 가수라고 고백했던 가수는 회차를 거듭하며 자신감을 얻어갑니다. 아마 ‘싱어게인’이 다 끝났을 때 가수들은 처음 말했던 자신과는 또 다른 가수로 자신을 소개할는지 모르겠습니다.
2025년 학기를 시작하기 전, 아마 그 때 누군가 ‘싱어게인’처럼 저를 어떤 교사인지 소개해보라고 말한다면, 저는 아마 ‘나는 스스로를 의심하는 교사다’라고 저를 소개했을 것입니다. 도덕교사로서 삼년째를 맞고 있던 저의 가장 큰 고충은 평가였습니다. 매 학기마다 교육과정을 열심히 읽고, 휘황찬란하게 평가 계획을 세웠지만, 저의 수업은 자주 길을 잃었습니다. 그러다보니 배움에서 이탈하고, 도덕 과목은 무엇을 하는 과목인지 모르겠다는 학생들이 많이 나타났습니다. 결국 부족한 시수 핑계를 대며 저의 평가는 남들에게 보이기 부끄러울 정도로 초라해졌고, 당초 아이들에게 기대했던 성취기준에도 한참 못미치는 결과가 계속 나타났습니다. 어느새 신규교사였을 때 자신 있게 내놓던 평가 계획은, ‘내가 정말로 이렇게 가르치고 평가할 수 있을까?’하는 두려움으로 점철되었고 그렇게 저는 제 교사로서의 자격까지 운운하며 ‘스스로를 의심하는 교사’가 되었던 것입니다.
저는 완전히 물에 빠졌습니다. 그 때 제가 선택했던 지푸라기는 바로 ‘나무학교 성장교실’이었습니다. 첫 워크숍에서 이런 고민들을 나누자, 감사하게도 저와 비슷한 고민을 갖고 있는 선생님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평가 루브릭을 잘 만들어보고 싶은 선생님, 2022 개정 교육과정에 맞게 수행평가를 잘 짜보고, 또 학생생활기록부에 잘 기록해보고 싶은 선생님, 수업과 평가, 기록이 다 분리되어버렸던 선생님... 그런 선생님들과 함께 우리는 ‘교수평기 일체화’팀을 구성했습니다. 그렇게, 다시 한 번 제대로 가르쳐보고자 하는 결심. 나무학교 성장교실은 제 나름의 ‘싱어게인’, 아니 ‘티치 어게인’이었습니다.
교수평기 일체화팀의 ‘제대로 가르치고자 하는 결심’은 곧 ‘어떤 것이 제대로 가르치는 것인가?’라는 질문을 낳고,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반드시 ‘우리가 가르치는 아이들을 어떤 아이들로 기르고 싶은가’하는 질문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교수평기 일체화’에서 가장 먼저 다루어야 할 교육의 목표이자, 교육과정 성취기준에 대한 공부였습니다.
2022 교육과정에서 성취기준은 각각 지식·이해, 과정·기능, 가치·태도 세 가지 수준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성취기준에서 지식·이해 부분에 해당하는 단어에서 학습요소를 뽑아내는 일을 연습했습니다. 여기까지는 그렇게 어렵지 않았는데, 과정·기능, 가치·태도 영역을 드러내는 동사들을 교사 나름대로 해석하고 그에 맞는 활동을 찾아내는 일은 쉽지 않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수동적으로 따라갔던 교과서의 활동들이 얼마나 교육과정 성취기준을 정교하게 반영했는지도 깨닫게 되었지요. 이러한 성취기준 분석을 통하여 우리는 우리가 어떠한 아이들을 기르고 싶은지에 대해 더 분명히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저는 도덕 교육과정에서 가르치는 ‘성실’, ‘배려’, ‘정의’, ‘책임’의 네 가지 주요 덕목이 결국 자신, 타인, 공동체, 자연에 대한 사랑으로 귀결된다고 보았고, 그렇기에 사랑 받고, 사랑하는 방법을 아는 아이들을 길러야겠다는 결심을 세웠지요.
교수평기 일체화란 보물찾기를 위한 보물지도를 만들고 아이들과 함께 보물을 찾아가는 과정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성취기준은 학생들이 도달해야할 보물지도의 최종점, 즉 보물과 같은 의미입니다. 그런데 학생들에게 이러한 성취기준은 그 자체로 제시되는 것이 아니라 그 성취기준에 도달했음을 확인할 수 있는 객관적인 수행과제로 제시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수행과제에 대한 평가기준을 학생들과 사전에 공유한 것을 ‘루브릭’이라고 하지요.
보물을 찾기 전 모험가들이 보물을 얻기 위해 자신이 도달해야할 목표 지점을 분명히 알아야 동기 부여도 되고, 그 과정이 수월한 것처럼 우리의 학생들도 자신이 도달해야 할 성취기준과 그에 대한 루브릭을 분명히 주지하고 동기부여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저희 교수평기 일체화팀은 이 과정에 특별히 주목하고 여러 가지를 실천하였는데요. 이러한 실천에 대한 저의 부족한 경험을 나누고자 합니다.
저는 중학교 2학년 아이들에게 도덕을 가르쳤습니다. 성취기준은 ‘생명들의 고통에 공감하고 생명존중을 내면화하여 실천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이 성취기준을 통해 아이들이 자연을 사랑하고, 자연과 더불어 사는 아이들이 되기를 바랐습니다. 그러나 당연하게도, 아이들은 성취기준을 읽어주는 것만으로 동기부여 되지 않습니다. 성취기준에 나오는 단어들의 의미조차 제대로 알지 못합니다. 교사로서 저의 역할은 그러한 성취기준을 학생들에게 해설해주고, 도달할만한 것으로 여기도록 해주는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수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에 앞서 학습자와 성취기준을 연결시켜주는 작업을 통해 학생들을 동기부여하고자 하였는데요. 나무학교 성장교실에서 배웠던 친숙성 전략이나 관련성 전략 같은 동기부여 전략을 사용했습니다.

저는 수업 첫머리에 학생들이 좋아하는 귀여운 동물들이 나오는 영화의 한 장면을 차용하고, 한글 자막을 성취기준에 맞게 변화시켜 보았습니다. 처음에 학생들은 영어 음성과 다른 뜻의 자막을 보고 당황하기도 하고 폭소를 터뜨리기도 했지만, 이내 동물들의 고통을 공감하고 덜어주는 일이 이번 도덕 시간에 해야할 일임을 깨닫고 고개를 끄덕거리기 시작했습니다. 관련성, 친숙함 전략을 잘 활용하여 학습자와 성취기준을 연결시켜준 것이지요.

또한 그렇게 연결된 성취기준을 듣고 이에 대한 ‘나의 결심’을 세워보게 했습니다. 이러한 ‘나의 결심 쓰기 활동’은 총 세 단계로 이루어졌습니다. 먼저 단원 주제에 대한 설명을 듣고, 생명 존중에 대한 현재 나의 생각, 상태를 성찰해보고 적습니다. 그렇게 적어본 다음, 이 단원이 끝난 후 자신이 어떻게 성장할 것 같은지를 적게 합니다. 마지막으로 저는 그 내용들을 수합하여 게시물 뒤쪽에 ‘선생님 한마디’를 적어줍니다. 성취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어떤 부분을 더 열심히 배워야 하는지, 집중해야 하는지를 피드백하는 것이지요..
이 과정을 통해서 학생들은 자신의 배움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를 기대하게 되고, 또 성취기준과 자신의 현재 상태가 어느 정도 차이가 있는지를 알게 됩니다. 자신이 어떤 것을 중점적으로 배울지 능동적으로 선택할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이렇게 학습자와 성취기준을 먼저 연결시키고 동기부여한 다음, 그에 관련된 평가기준을 학생들과 공유하는 작업에도 공을 들였습니다. 제가 평가자로서 일방적으로 평가기준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을 통해 평가기준이 제시되고 해석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 때문이었습니다.
저는 학생들에게 평가기준을 공유하기 전, 결과물에 대한 설명을 먼저 나누어주었습니다. “우리는 환경부 직원이 되어서, 생명 존중을 홍보하는 굿즈를 만들어보는 수행평가를 하려고 한단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묻습니다. “근데 얘들아, 아까 말한 성취기준을 달성하려면 어떤 굿즈가 만점을 받는 굿즈일까?”
아이들에게 몇가지 주의사항을 이야기하고 만점 굿즈의 기준을 찾아보자고 했더니 아이들이 마치 자기가 평가자가 된 것처럼 열심히 성취기준을 뜯어보고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놀랍게도 그 가운데에는 제가 계획한 평가기준과 거의 일치하는 것도 있었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평가기준은 비록 제가 일방적으로 제시한 기준과 내용은 같을지언정 아이들 스스로 세운 기준이 된다는 것, ‘자율적인 평가’, ‘내면화된 평가’가 가능해진다는 점이었습니다.
이러한 일련의 성취 및 평가기준 공유 활동을 진행하며 저는 분명히 깨달았습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수업이 재미없어서 배움에서 이탈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요. 단지 ‘이 수업이 무엇을 하는 수업인지’를 몰라서 배움에서 이탈한다는 것을 뼈저리게 깨달았습니다. 루브릭 공유 활동을 하기 전 학생들은 ‘도덕수업은 재미있는 활동을 많이 하지만, 무엇을 배우는지는 잘 모르겠다.’라고 말하며 결국 학기 중간에 수업에 흥미를 잃는 학생들이 왕왕 있었습니다. 그런데 수업 시간에 무엇을 왜 해야하는지 충분히 공유하는 것만으로, ‘무엇을 배우는지 모르겠다’던 아이들이 다시 수업에 흥미를 갖고 집중하기 시작했습니다. 저의 가르침이 그만큼 벅차고 행복해진 것은 덤입니다!
‘교수평기 일체화’라는 말이 수면에 떠오른지는 꽤 되었지만, 많은 교사들이 아직도 ‘교수평기 일관성’과 ‘교수평기 일체화’라는 말을 오해하곤 합니다. 저 역시 그런 교사였습니다. 교육과정 잘 분석해서, 분석한 것에 맞게 수업 잘 진행하고, 그 수업한 내용에 맞게 평가과제 내주고 기록해주는 일련의 과정, 그게 교수평기 일체화라고 쉽게만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은 수업과 평가가 명확히 구분되며, 평가 역시 학습의 결과에 대해서만 평가하게 되기 때문에 ‘교수평기 일관성’의 개념에 더 가깝습니다.
저희가 공부한 ‘교수평기 일체화’는 수업과 평가가 구분되지 않고 동시에 이루어지며, 목표에 도달하는 과정을 중심으로 평가하는, 즉 수업과 평가의 통합이 핵심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교수평기 일체화’를 가능하게 하는 핵심 기술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로 ‘즉각적이고 효율적인 피드백’입니다. 우리가 목적지를 설정한 이후엔 내비게이션을 통해 끊임없이 나의 위치를 확인하는 것처럼, 성취기준과 평가기준을 통해 목적과 방향을 잘 설정한 이후에 교사는 끊임없이 학생들의 현재 상태 및 수준을 피드백해줌으로써 성취기준에 나아가도록 돕는 것입니다.
문제는 그런 즉각적이고 효율적인 피드백이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학생들의 수준은 천차만별이어서 개별적인 피드백을 주기도 쉽지가 않고, 수업 중 학생들의 시행착오가 보일 때마다 즉각적으로 피드백을 주다보면 수업 진도가 늦어지기 일쑤였습니다. 그래서 저희 교수평기 일체화팀은 다양한 피드백 기법에 대해서 연구하고, 시행착오를 나누며 함께 성장해갔습니다. 특히 이 부분에서 어떤 선생님은 에듀테크를 활용한 피드백을 집중적으로 실천하신 분도 있고, 학생을 존중하며 피드백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신 선생님도 있었습니다. 원래는 한 사람씩 문제 풀이 과정을 직접 읽고 답글을 다는 형식으로 피드백을 주던 선생님이, 노트북 LM이라는 AI를 활용하여 한 번에 모든 학생의 피드백을 도출해내는 과정을 보며 저희 나름대로 ‘우와’하며 신기해하기도 하고, 그러면서도 AI가 가진 피드백의 한계에 대해서 어떻게 보완할 수 있을까 고민해보기도 했습니다.


저는 과목 특성상 질적평가를 진행해야했기 때문에 수업 시간에 학생들의 이해도 및 성취도를 끊임없이 확인하는 일에 특히 더 어려움을 느꼈고, 그래서 아예 학생들의 평가물을 중간 점검하는 피드백 데이를 운영했습니다. 학생들은 이 피드백 데이에 반드시 자신의 과제를 한 번 이상 평가 받아야했으며 자신의 과제가 왜 평가기준에 미치지 못하는지, 어떤 내용이 추가되어야 하는지를 집중적으로 피드백 받아야 했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한 차시에 저 혼자 모든 학생들의 과제를 보기는 어려웠기에, 중간점검에 이미 평가 기준을 만족한 학생들에게 동료 피드백을 부탁하였습니다. 그 외에도 비슷한 시행착오를 겪은 학생들을 모아서 피드백하는 등 모든 학생들에게 효율적인 피드백을 주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투박해 보이지만, 학생들이 이 과정을 통해 한 사람이라도 더 교수평기 일체화의 흐름에서 이탈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었습니다.
놀랍게도 대부분의 학생들은 피드백을 무척이나 좋아했습니다. 저는 당연히 자신의 부족함을 지적하는 피드백을 학생들이 꺼려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학생들은 자신들의 수행을 마음껏 평가받을 수 있는 시간을 신선하게 여기고, 피드백을 수용하며 자신의 수행 과제가 좋아지는 데에서 기쁨을 느꼈습니다. 또한 질문하는 것이 어려워서 피드백을 받고 싶어도 구하지 못했던 소심한 학생들이나, 과제를 대충해서 내던 학생들에게도 피드백 데이는 수행수준을 끌어올리는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물론 평가와 수업이 따로 놀아 두려워하던 저에게도 좋은 기회가 되었음은 말할 것 없습니다.
학생들은 피드백을 통해 평가기준에 제 나름대로 나아가게 되고, 총괄평가를 통해 최종적으로 그 단원의 성취기준에 도달했는지를 평가 받게 됩니다. 그런데 총괄평가가 끝나고 나서도 괜히 찝찝한 마음이 듭니다. ‘총괄평가가 끝났으니 이제는 내가 할 도리를 다 한 것일까? 정말로 아이들이 가르친 역량을 실제 삶에서 써먹을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드는 것이지요.
▲ 교내에서 진행한 생명존중 홍보물 콘테스트. 학생들이 자신의 SNS에 생명 존중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는 홍보물을 게시하였다.


저는 평가가 끝난 이후 교과 예산을 활용하여 학생들에게 생명 존중 홍보물 콘테스트를 열었습니다. 학생들이 SNS를 부정적으로만 활용하지 않고, 긍정적인 의미로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기도 했고, 무엇보다 생명에 대한 공감과 생명존중 실천을 본인의 일상 속에서도 실천해볼 기회 자체를 마련해주고 싶었습니다. 일종의 ‘문제해결 전략’이었던 것이지요.
많은 학생들이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피드포워드를 도전해보면서 저는 앞으로 학생들의 배움이 삶과 연계되게 하는 일에 많은 힌트를 얻었습니다. 저는 ‘아이들에게 실컷 가르쳐놔도 평가만 끝나면 다 까먹는다’며 불평하곤 했었는데, 아이들에게도 평가 이후에 단 한번, 교실과 일상을 연결시킬 수 있는 그 마중물 같은 기회가 필요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삶과 연결시키는 피드포워드의 과정까지가 진정한 교수평기 일체화의 모습에 가깝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러나 이런 도전에도 불구하고 기록이 이제는 AI에게 대체되고 있는 현실 속에서, 정말 학생들의 성장을 위한 기록이란 어떤 것일까를 상상해보며, 애정 어린 관찰과 기록이 학생들에게는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을지에 대해 드라마 시나리오를 작성하여 실제로 연출하고 촬영해보는 시간을 갖기도 했습니다.



학창시절 열심히 노력했지만 누구에게도 주목받지 못하고, 성인이 되어서도 실수를 연발하며 스스로를 자책하던 주인공 소은이가 자신을 깊게 관찰해 준 한 명의 선생님, 그 선생님이 진심으로 써 준 생활기록부를 통해 다시금 삶의 희망을 얻는다는 이야기. 제목은 ‘너를 살리는 한 줄’이었습니다.
이 드라마를 통해서 저희는 단순히 업무가 아닌, 대입을 위한 자료가 아닌, 정말 학생들 스스로 발견하지 못했던 삶을 관찰하여 피드백하고 성장시키는 의미의 생활기록부를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저희는 숙련된 연기자나 연출자가 아니었기에 많은 NG 영상이 나왔는데요. 아이러니하게 그 NG 영상을 모아 보며 더 많은 재미와 감동을 느꼈습니다. 영상을 촬영할 때는 몰랐는데, 배움의 과정을 기록하는 것도 이와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NG 영상을 통해 더 좋은 연기로 나아가는 과정의 어려움과 즐거움이 고스란히 다시 재현되고, 이를 통해 감동과 즐거움이 배가되는 것처럼... 우리들이 쓰는 생활기록부가 학생들의 성장 과정의 의미를 재현시키고 그들의 배움을 배가시키는 생활기록부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소망이 가득해졌습니다.
2025년도 마무리 되고, 한 해동안 저에게 ‘티치어게인’이 되어주었던 나무학교 성장교실, 교수평기 일체화팀의 기록. 나름 치열하게 공부하고 실천하였지만 여전히 부족한 점도 많이 보입니다. 그렇기에 누군가 또 다시 ‘나는 __________한 교사다.’라는 빈칸의 답을 묻는다면, 저는 이제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나는 스스로를 더 의심하게 된 교사다.’라고요. 스스로를 의심하는 일에서 출발한 교수평기 일체화를 위한 도전이 제게 가져다 준 성장은 고통스러웠지만 행복했습니다. 이제는 스스로를 의심할수록 저에게 다가올 성장을 기대하며 저는 앞으로도 더, 더, 더 많이 스스로를 의심하는 교사가 되고 싶습니다.
최무연(2024). 교육과정 수업 평가, 수업을 디자인하다. 서울 : 행복한미래.
이명섭(2022). (성적을 넘어 한 뼘 성장을 돕는) 교육과정-수업-평가-기록 일체화 . 서울 : 교육과 실천.
수전.M.브룩하트(2022). 루브릭, 어떻게 만들고 사용할까? . 서울 : 우리 학교.
김선, 반재천(2024). 학생의 배움과 성장을 지원하는 과정 중심 피드백 . 서울 : 세담북스.
낸시 프레이, 더글라스 피셔(2021). 피드백, 이렇게 한다. 서울 : 교육을 바꾸는 사람들.
사람이 좋아서 선생님이 되었습니다. 학생들의 기억 한 켠에서, 선하고 아름다운 세상에 대한 한줄기 믿음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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