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연재]삶과 철학 토론 프로젝트 제2화](/_next/image?url=https%3A%2F%2Fprod-files-secure.s3.us-west-2.amazonaws.com%2F87851b0b-8d92-4ea3-8da1-23ea16da4308%2F46e1c454-8bfc-4b9e-971d-73e1d71df3c5%2F2.png%3FX-Amz-Algorithm%3DAWS4-HMAC-SHA256%26X-Amz-Content-Sha256%3DUNSIGNED-PAYLOAD%26X-Amz-Credential%3DASIAZI2LB4663OYKE5TN%252F20260111%252Fus-west-2%252Fs3%252Faws4_request%26X-Amz-Date%3D20260111T174302Z%26X-Amz-Expires%3D3600%26X-Amz-Security-Token%3DIQoJb3JpZ2luX2VjEA0aCXVzLXdlc3QtMiJHMEUCIQDzGOypV%252BWl4QLQiF3KzxxVotIzdea1R3NmItH8h8vbwgIgWbQej99ueaMaKSKEgNGcOxda1%252B7Zr1OLKryt6sj73hQqiAQI1v%252F%252F%252F%252F%252F%252F%252F%252F%252F%252FARAAGgw2Mzc0MjMxODM4MDUiDC1dNckb3IqQFk3V2ircA6HfkYfeyVnj4aqju2NpilljpiPZTyRRtaEXZho%252BtBB%252FT5jqw%252F96a627%252FvBCmfxP5wh%252BQyeE%252FJ70poEWmjsXUE4KvBSLpnuN%252F0JZWlrjvdziH3u2jzUIv1ymWzutIAT6i09xJt0WXbSUzi1EDIis%252BNykuaYhFrQLK8pVqGVqtzbdw8BdCigIRacfQyhny97Y1VrS%252BYXrs%252FNm%252B9p%252F%252BgL%252F9mdaz1IaetxLm%252BacCnOl1x9F1av65ATanPxm0uCeekeEoZqxQRDKSMzLtzDiy6PPY9JdJJqr1ihnZLx1xwBH%252B71ih5w1se19eit1CDHizdsoTrxFGtgKKSDB6%252FiQ7WmajiH9RV0mWsl41fWWFSW0kBRK2NELzN4GyriW2qQFWka43AJTTv9njvpGnIszyHFd7fKal7NknboKZY5Y9YYduUYihrnpCnywGLOSGt929yo%252FpP2eMW%252BakzWX89Pw0KLh1DSsLx%252B4urEiGozbZrFXYWhmd3peypCXrv8Lf6qqMeOnMZDjPIfPaMDWWQV7vmDcqUkL83IgiU623KtwZVJuYcPAldUdLNfLrMpAzNB3UUn28L8sbXXIy8QeZw%252BmaanoOiegqJVh2EpHFrMIHvYiU3Sxn0e6vip6VL3DqiYDMPmujssGOqUBSq%252Fv968%252FjQ6idyWEb1RpxpqP1qTk%252Fnk8kvTypErZc6WKLEfQFKUJpGDeWuQZEWIt2WW5mxrtsV6IbbRP0RMrYIdbXKnqZfaGNmsivuPpT%252F%252F5BIv3MX1WUT7XgFN5rMHjOcW2%252FbxfZqelnFDuPY5Y6JKod8UYJwQnwMddhCKto97bNoWaIToNQZ9LHP4OtCtzVfsovO5ChQ2u13kkI%252FpIuK8seDMF%26X-Amz-Signature%3D5e48e8313c93c43688225d035ef0f6bfe2dc09582194956e6237319fde734572%26X-Amz-SignedHeaders%3Dhost%26x-amz-checksum-mode%3DENABLED%26x-id%3DGetObject&w=3840&q=75)
학생들에게 처음 ‘삶과 철학 토론 프로젝트’를 제안했을 때, 흥미와 걱정이 섞인 표정을 보였습니다. “내가 동양 윤리 사상으로 찬반 토론을 해보다니!” 하는 흥미와 도전 의식도 생겼겠지만, “나는 말을 잘 못하니, 토론도 쉽지 않겠구나…” 하는 걱정과 두려움도 함께 생겼을 것입니다. 어느 정도의 두려움은 프로젝트 과제를 모두 수행했을 때 자신의 성장을 축하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입니다. 하지만 지나친 우려와 두려움 때문에 수업에서 의미를 찾지 못하고 도전조차 하지 않는 아이들이 생길 수 있으니, 토론 장벽을 낮추는 도입 활동이 꼭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토론 수업을 준비하면서 참고했던 『토론이 수업이 되려면』(경기도토론교육연구회) 그리고 『중·고교 선생님을 위한 토론 수업 34차시』(배광호)를 보면, 도입 활동으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토론 기법들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책을 읽으며 계획을 세우다 보니, 노트에는 8개가 넘는 도입 활동들이 적혀있었습니다. 왜 이렇게 욕심만 많은 걸까요? 다시 처음으로 돌아와 프로젝트 수업의 정체성을 명확히 하고, 도입 활동의 목적에 맞는 활동만 적절히 구조화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찬반 토론의 장벽을 낮추고, 토론 프로젝트의 목적을 함께 생각해보기 위해 선택한 활동은 총 3가지였으며, 모둠 구성과 도입활동까지 총 1차시 반 정도의 시간이 들었습니다. 첫 번째는 재미있게 할 수 있는 간단한 활동으로 상대방을 설득하는 데 필요한 태도를 익힐 수 있는 ‘세일즈 토론’, 두 번째는 나의 의견이 충분히 존중 받을 수 있음을 느낄 수 있는 ‘가치 수직선 토론’, 세 번째는 스스로 토론 프로젝트의 목표를 세워보는 ‘악의 평범성에 관한 토의’입니다.
도입활동에 들어가기 전에 먼저 프로젝트 안내를 했습니다. 6차시 정도 했던 강의 내용과 프로젝트 의미를 연결짓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프로젝트의 탐구질문 “어떻게 하면 동양 윤리 사상을 나의 삶과 연결하여 토론하고 내 생각을 표현할 수 있을까?”를 안내하며, 찬반 토론 활동을 통해 우리가 성취해야 할 핵심지식과 핵심역량이 무엇인지 설명했습니다. 그 후 전체적인 프로젝트의 흐름과 채점기준표를 함께 확인했습니다. 학생들은 채점기준표를 읽어보며, 각 프로젝트 과정에서 탁월한 수준으로 수행하는 자기 모습을 구체적으로 떠올렸을 것입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학생들이 도덕적 문제 상황을 ‘유교 사상’의 관점에서 이론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지 ‘내용 이해도’ 채점 요소를 통해 평가했습니다. 유교 사상의 상대되는 관점을 비교하여 충분하고 타당한 근거 사례를 들어 주장할 수 있는지 ‘논거 타당성’ 채점 요소를 통해 평가했습니다. 프로젝트 전체 과정에서 끈기와 인내를 가지고 협력적 배움에 참여하는지 ‘자기 주도적 탐구’ 채점 요소를 통해 평가했습니다. 찬반 토론에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타인의 의견에 경청할 수 있는지 ‘의사소통 역량’ 채점 요소를 통해 평가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윤리적 사고 과정을 성장 측면에서 점검하고 개선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성찰 역량’ 채점 요소를 통해 평가했습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모둠 활동으로 진행하는 목적은 ‘협력적 배움’ 입니다. 찬반 토론을 산출하기까지의 준비 과정은 서로의 도움이 없으면 해결하기 어려운 과제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래서 경쟁보다는 모둠 내 협동을 통해 서로의 배움에 기여하며 성장하기를 바랐습니다. 이런 저의 목적과 진심을 아이들에게 이야기 하고, 모둠 구성 방법에 대해 안내했습니다. 모둠 구성 방법을 특히 궁금해 하던 아이들은 제 이야기를 듣고 모두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를 표했습니다. 기간 내에 활동을 잘 이끌어줄 모둠장의 역할이 중요했기 때문에 모둠장 선정을 중심으로 다음과 같이 모둠을 구성했습니다.
복도에 나가 있었던 학생들은 본인이 역할을 선택하거나 선택을 받았지만, 교실에 남은 아이들은 어떤 역할도 부여되지 않은 상황에서 남겨져 있었기 때문에 자존심이 상하거나 속상한 마음이 들까봐 걱정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교실에 남은 아이들에게 “너희는 어떤 모둠에 속해도 차분하게 친구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누구와도 잘 어우러질 수 있는 친구들이라 안심이야. 조화로운 모둠 활동을 위해 너희의 역할이 꼭 필요해.” 라고 이야기했습니다. 다행히 아이들도 자신에게 힘이 되어줄 친구와 짝 지어 모둠 자리에 앉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세일즈 토론은 토론 이름을 밝히지 않은 상태로 활동을 시작합니다. 자신의 소유물 중 가장 쓸모 없는 1가지를 골라 배방플리마켓에서 마주친 손님(어깨짝)에게 1분간 판매해보도록 합니다. 두 사람 중 머리카락 길이가 긴 사람이 먼저 판매해보고, 머리카락 길이가 짧은 사람이 다시 1분간 자기 물건을 판매해봅니다.(모둠원이 홀수인 경우 3명 중 2명만 판매 활동을 함) 활동이 끝난 후 설득 당해 구매를 결정한 사람은 손을 들어보라고 하고, 3명 정도 그 이유를 전체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학생들이 제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재미있게 활동에 참여해줬습니다. 쌀쌀한 날씨임에도 더운 공기가 교실을 휘감았습니다. 세일즈 토론 활동 후기를 공유하고 나서, 아이들에게 활동 이름(세일즈 토론)과 함께 의미를 설명했습니다. 이렇게 간단한 활동도 상대방을 설득하는 말하기와 태도를 배울 수 있는 토론 활동이 될 수 있음을 강조하고, 말에 설득력을 부여하기 위한 태도로 눈 맞춤, 자신감 있는 표정과 목소리, 상대방을 배려하고 공감하는 마음 등 사회적 기술도 함께 짚어봤습니다.

가치 수직선 토론은 윤리과에서 도덕적 판단 능력을 기르기 위해 많이 쓰는 방법입니다. 윤리과에서뿐만 아니라, 학생들이 직접 가치 판단을 해보는 수업이나 교실 활동으로 얼마든지 활용할 수 있습니다. 가치 수직선은 흑백논리 사고에서 벗어나, 다양한 가치 표현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그 의견들을 온전히 존중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자기 확신과 자존감을 높여줄 수 있습니다. 학토재에서 ‘가치수직선 토론 키트’도 판매하고 있습니다. 저는 구입했는데도 교실까지 안 들고 가게 되더라고요.^^ 포스트잇과 칠판만 있어도 충분합니다. ‘『수업이 바뀐다! 아이들이 주도하는 토의·토론 수업』(정문성)’ 에서 소개하는 가치 수직선 토론의 특징과 장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저는 ‘하인츠의 딜레마’를 활용하여 가치 수직선 토론을 해보았습니다. 한 사람 당 한 장씩 작성할 수 있도록 모둠별로 포스트잇을 나눠주고, 하인츠의 딜레마 이야기를 들려줬습니다. 그리고 ‘아내를 위해 약을 훔친 하인츠의 행위는 도덕적으로 정당한가?’라는 질문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포스트잇에 작성하도록 했습니다. 이 때, 자신의 의견뿐만 아니라 설득력 있는 근거까지 작성하도록 지도했습니다. 다 작성하면 칠판에 그려진 가치 수직선에서 자기 의견이 자리하는 위치를 찾아 작성한 포스트잇을 부착하게 했습니다.
학급마다 포스트잇을 붙이는 방식이 모두 달라 재미있었습니다. 어떤 학급은 정갈하게 붙이는 반면, 어떤 학급은 교사의 손이 닿지도 않는 높은 곳에 부착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어떤 학급은 양 극단에 의견이 몰리기도 하고, 어떤 학급은 의견이 골고루 분포하기도 했습니다. 학생들이 모두 포스트잇을 부착했는지 한 차례 확인한 후, 각자가 중요시 하는 가치에 따라 의견이 다양할 수 있음을 함께 관찰했습니다. 양 극단과 가장 중립 의견을 낸 친구를 각각 1명씩 총 3명을 골라 의견을 물었습니다. 확실히 생각할 시간을 넉넉히 주고 포스트잇에 생각을 정리한 후 발표하니, 발표 자료 없이도 자기 생각을 조리 있게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평소에는 단답만 하던 몇몇 학생들도 어렵지 않게 자기 생각을 표현했습니다.
학생들은 아래와 같은 답변들을 많이 했습니다. 학생들의 답변에 따라 콜버그의 도덕성 발달 단계를 간단하게 설명해주니, 학생들이 자신의 가치와 의견을 돌아보며 흥미를 보였습니다. 학생들의 발표가 마무리되고 나서 ‘학생들이 스스로의 사고를 통해 도덕적 판단을 내리고 그 이유와 근거를 표현할 수 있음’을 강조했습니다. 그리고 여기에는 자신이 겪은 다양한 직·간접적 경험과 지식들이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점도 설명했습니다. 토론이 끝난 후에는 본인의 포스트잇을 떼어가 활동지에 붙여놓도록 했습니다.



도입활동의 마지막으로 악의 평범성에 관한 전체 토의를 진행했습니다. 먼저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이야기를 해주며, 스스로 사유할 수 없는 평범한 사람이 어떤 악을 저지르게 되는지 생각해보게 했습니다. (시간이 부족하여 영상을 텍스트로 대체했습니다.) 저는 아이들에게 ‘악의 평범성’ 사례는 우리 현실과 주변에서 꾸준히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싶었습니다. 마침 광주광역시에서 반복해서 일어난 건축물 붕괴 사건이 생각나서 이야기해주었습니다. 사람이 ‘사유하기를 포기하여 당연하고 안일하게 잘못된 일을 반복하는 평범한 나날’들이 모여 되돌릴 수 없는 악을 저지를 수 있다는 점을 이야기하니, 학생들도 진지한 표정으로 경청했습니다.
이야기를 모두 듣고 나서 아래 3가지 질문에 자신의 생각을 작성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질문의 의도는 모두 1화에서 말씀드린 프로젝트의 목적과 연결됩니다. 시간이 많지 않아 학급당 2~3명의 이야기만 들어보고 끝냈지만, 돌아다니며 작성한 활동지를 살펴보니 다행히 학생들의 생각도 저의 의도대로 흘러간 듯 보였습니다. 학생들의 발표를 듣고 다시 한 번 스스로 사고하는 힘 그리고 나의 사고를 말로 표현하는 힘을 통해 윤리적으로 주체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프로젝트 목적을 함께 세웠습니다. 그리고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동안 잊지 않고 나침반으로 삼도록 강조했습니다.

도입 활동을 마친 아이들의 표정을 보니, 스스로 사고하는 힘 그리고 나의 사고를 말로 표현하는 힘을 기르기 위한 예열은 어느 정도 성공한 듯 보였습니다. 한 차시를 조금 넘길 정도로 도입 활동을 진행하다 보면,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기 전에 부담감을 느낄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도입 활동 없이 프로젝트를 진행했을 때 학생들이 교사와 뜻을 함께하지 않는 모습을 겪은 적이 있었기에,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모둠 세우기와 주제 선정, 탐구 내용 구조화한 수업 이야기를 다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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