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연재]슬기로운 환경 시민 프로젝트 제7화](/_next/image?url=https%3A%2F%2Fprod-files-secure.s3.us-west-2.amazonaws.com%2F87851b0b-8d92-4ea3-8da1-23ea16da4308%2Fc0581d5a-9abb-415c-8637-3882f4e7c8f3%2F%25EC%25A0%259C%25EB%25AA%25A9%25EC%259D%2584-%25EC%259E%2585%25EB%25A0%25A5%25ED%2595%25B4%25EC%25A3%25BC%25EC%2584%25B8%25EC%259A%2594_-007.png%3FX-Amz-Algorithm%3DAWS4-HMAC-SHA256%26X-Amz-Content-Sha256%3DUNSIGNED-PAYLOAD%26X-Amz-Credential%3DASIAZI2LB4663IPFINJA%252F20260111%252Fus-west-2%252Fs3%252Faws4_request%26X-Amz-Date%3D20260111T112309Z%26X-Amz-Expires%3D3600%26X-Amz-Security-Token%3DIQoJb3JpZ2luX2VjEAcaCXVzLXdlc3QtMiJHMEUCIQDIzi%252FG%252B4Mj%252FtZ1dMhRTb1huYBAwjwItks9GQ1RJdWqwAIgdGQWElPQoLOCFLUYl%252FNYLxfE%252F01oo6ej8ZMtoa15wDMqiAQI0P%252F%252F%252F%252F%252F%252F%252F%252F%252F%252FARAAGgw2Mzc0MjMxODM4MDUiDGqPZYlemc0H9Wd3kCrcA9P5Gpsg7aeiuXyTZp7FXMfkFyxbqjwKqwt1r0FqUrz4CQHwf7GsoPvesEn9E1zt1UaLVZtxmnMdP0zm7DuvXJSoeSKlhDTr5KXXDyw84YP5UIndr1SC5%252BWA0KEvJ%252B2YXek0U5UFS0ORwmuoosIHAlsg0nsEnbiT7Cngn5%252B42sxhlz6PFLoqQdil2Fvz%252B6poe0fyL%252Fcvsgf%252B4tohQh%252FRp2tOzBQxiSqJR%252FCTJL0BgjgRnt2wmPw8N8Nb7xSWewbRMRxBq0xtlqeq%252B0DIsApYrsNgEL9O8homa8h2R%252Bl5AsYpPh1U%252B7q2B1EXkj6mnW1Iimc3sCHYzturkJ%252B%252Bw6siTgOpbmZp7BbzNFi%252F8cabqKKQw7NgmfOLQjuCyt%252F7fR7jdcqWr%252Bw8AMa8KvfDfczJ3PWrp%252Bpy%252BPJ8nwr0z68bjr6cL42BqVLBNuP2wiC6Qc9yngC0I%252BAuWQePn2v64PIS1%252BKdDpE%252FkBtmEE97duYwgxdvnlemXv0AouH1RLNKqYdWoix4CGNGXnjlkONemAdn9%252FrZ9sRhi0wu8WBW5QnR%252FgwLPK2TaKKojWIc2lGQHPXDXbBDcxfUrD7VEe6IheKpp2KFvGMMTOX2ngmxrYs%252B9KOwbXu2SAJKAcr%252BCKRRMKGMjcsGOqUB7XSLWA%252BmQ4G3OXQLkOE9r8j1w17SqG8B8KOJmiJSkVj92sCIvAYWAI0qZL0DdyJf%252BX6XRMo6me6JsmnXh3u5512k%252BpHmM7%252BrIV3VZ%252ByXB200ixDFWnYPjFNdzHJoG0KBvh3dwas4RgFSjpagOP8HGMn8%252BvIirJR8GiWPwk7%252FBkJGnHeZXvsMc4mlhWrL4TBQZg%252BaszYMDE%252FekPxq5gBQieP1QRt7%26X-Amz-Signature%3Dc92c9676b457f6c34b8f0f795c42c1a9defd48f4eb3ade95e8b5346dbd8efbc6%26X-Amz-SignedHeaders%3Dhost%26x-amz-checksum-mode%3DENABLED%26x-id%3DGetObject&w=3840&q=75)
박준일(온양여자고등학교 국어 교사)
환경 정책 토론 과정이 끝난 후 프로젝트의 탐구질문은 ‘우리와 우리 다음 세대를 위해 지구에 어떤 환경 정책이 필요할까?’에서 ‘우리와 우리 다음 세대를 위해 우리 학교에 어떤 환경 정책이 필요할까?’로 바뀌었습니다. 토론 과정에서 지구적으로 어떤 환경 문제가 대두되고 있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환경 정책으로 무엇이 논의되고 있는지, 이 정책을 둘러싼 다양한 집단의 이해관계를 어떻게 바라볼 수 있을지를 탐구했다면, 이번 활동은 ‘건의문 쓰기’를 통해 나와 얼굴을 보며 생활하는 학교 구성원들을 위해 학교에 어떤 환경 정책이 필요한지를 생각해 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배움은 기본적으로 개인적 성장을 위한 것이지만, 그 배움이 공동체에 선한 영향력으로 이어질 때 더 큰 가치를 가진다고 생각합니다. 공동체를 고려한 배움을 하는 사람은 주체성과 지속성을 가집니다. 수능 공부는 수능 시험을 치는 순간 끝나지만 ‘어떻게 하면 우리 사회의 건강 불평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플랫폼 노동자들이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 수 있을까?’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배움은 그 배움을 억합하는 존재가 있을 때 더 힘을 갖습니다. 학생들도 자신이 속한 공동체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를 함께 고민하고, 실제로 그것을 해결해보는 경험을 해보길 바랐습니다.
수업을 준비하면서 우려되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학생들이 학교를 졸업한 후 타인을 고려하지 않고 개인의 이익만을 위해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최근 우리나라의 거대한 화두는 ‘공정성’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공정성에 대한 논의에서 사회의 구조적 불평등은 고려되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장애인의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허용하는 것에 대해 모 당의 모 대표를 비롯한 꽤 많은 사람들이 이것은 공정하지 않다고 주장합니다. 지하철에서 시위를 하는 장애인이나 그 시간에 지하철로 출근하는 직장인이나 모두 같은 사람이기 때문에 장애인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다수가 출근길에 불편을 줘서는 안된다고 이야기하죠. 물론, 그 시위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불이익을 겪는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우리 사회가 정말 장애인과 비장애인들이 똑같이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인지 되돌아봐야 합니다. 그래서 학생들이 건의문을 쓸 때 개인의 문제보다 학교 공동체, 지역 공동체, 지구 공동체의 문제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고등학생 정도 되면 많은 학생들이 선생님의 지도를 그대로 따르는 것에 익숙한 사람이 되어 있습니다. 청소년들의 목소리에 얼마나 큰 힘이 있는지 알지 못합니다. 특히, 교실 안에서 배운 것들을 활용해 실제 세계의 문제를 해결하는 건 정말 운이 좋은 몇몇 학생들만 할 수 있는 경험입니다.
건의문 쓰기 첫 시간, 청소년들이 노력을 통해 세상을 변화시킨 사례들을 간단히 소개했습니다. 먼저 세바시 영상을 보여주며 영상의 주인공이 자신의 삶에서 어떤 문제를 발견했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과정들을 거쳤는지, 노력의 결과는 어땠는지 질문했습니다. 이 영상에서 우리가 배울 수 있는 것은 세 가지였습니다. 첫째는 문제를 발견한 계기가 ‘타인에 대한 사랑’이었다는 점입니다. 이준서 학생은 어머니가 운영하는 학원에서 종이컵 쓰레기가 많이 발생해 어머니가 매일 쓰레기를 치우는 모습을 보고 문제 의식을 느낍니다. 두 번째는 문제 해결은 단번에 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이 학생은 다양한 해결 방안을 떠올리고 그 방안들의 적절성을 면밀히 검토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결정한 해결 방안도 시행착오를 거치며 거듭 수정합니다. 세 번째는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배움이 일어난다는 것입니다. 이준서 학생은 이 과정을 통해 환경 문제를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세바시 영상 외에도 청소년 체인지메이커 동아리 활동, 그레타 툰베리의 이야기, 우리나라의 청소년 환경 운동가들의 단체인 ‘청소년 기후행동’의 활동을 소개했습니다. 마지막에 이 말을 덧붙였습니다. “그런데 얘들아, 이 친구들이 한 번에 바로 성공했을까? 멋지게 실패해도 좋아. 기꺼이 실패하고자 했을때 오히려 우리는 더 성장하니까.”라고요.

글쓰기를 가르칠 때 자주 사용하는 방법 중 하나는 학생이 썼으면 하는 글의 예시를 제시하고 이 글을 중심으로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입니다. 이번엔 EBS 수능특강 화법과 작문에 수록된 건의문을 제가 만든 건의문 쓰기 배움확인표로 평가해 보는 활동을 했습니다. 먼저 배움 확인표의 점검 요소와 각 수행 수준별 내용을 확인하게 했습니다. 그리고 건의문 예시를 읽으며, 이 예시글은 배움 확인표에 따르면 어떤 수준의 건의문인지, 그렇게 평가하는 근거는 무엇인지를 직접 찾게 했습니다.
시간이 많았다면 짝꿍이나 모둠원과 평가 결과와 근거를 비교해보게 했을텐데 그렇게까지는 하지 못했습니다. 이 부분에서 학생들끼리 활동지를 비교하고 생각을 나눠보게 했다면 교사인 저도 어떤 학생이 배움 확인표의 내용을 이해하지 못했는지 면밀히 관찰할 수 있었을텐데 아쉬운 부분입니다. 2회고사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그냥 제가 학생들에게 질문을 해가며 학생들의 이해를 확인했습니다. 좋은 건의문의 기준을 학습한 후에는 배움 확인표의 내용 중 내가 ‘이미 알고 있는 것’과 ‘앞으로 알아야 할 것’을 구분해서 적도록 했습니다.


이제 직접 건의문을 쓸 차례입니다. 먼저, 반 친구들과 우리 학교의 환경 문제를 브레인스토밍했습니다. 우리 학교를 장소별로 나누고, 그 장소에서 나타나는 환경 문제를 찾았습니다. 개인적으로 먼저 생각한 후 모둠원과 생각을 나누고, 반 친구들과 모둠 토의의 결과를 공유했습니다. 다음으로, 이 중 내가 해결하고 싶은 환경 문제는 무엇인지, 내 건의문을 읽을 예상 독자는 어떤 사람인지 분석했습니다.
학생들은 예상 독자의 배경지식을 분석하기를 특히 어려워했습니다. 얼굴도 잘 모르는 교장 선생님의 배경지식 수준을 어떻게 알 수 있냐는 것이었습니다. 맞는 말입니다.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교장 선생님을 인터뷰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300명 이상의 학생들이 소수의 선생님들을 인터뷰하는 것은 불가능하니, 너희들이 지금까지 겪었던 교장 선생님의 일반적인 모습을 생각해서 그 교장 선생님이라면 문제의 원인이 무엇인지, 문제 해결의 필요성이 무엇인지, 해결 방안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를 얼마나 알고 있는지 생각해 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글쓰기 맥락을 분석한 후에는 개요를 썼습니다. 개요 작성 활동지에는 학생이 배움 확인표의 내용을 잊지 않도록 도움말을 비계로 제공했습니다. ‘너무 친절한 거 아닌가’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건의문을 쓰는 방법을 공부하는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에 도움말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학생들은 30분 정도 개요를 작성하고 저에게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건의문을 쓰는 시간은 고쳐쓰기까지 75분 정도 줬습니다. 초고를 쓴 후에는 배움 확인표를 바탕으로 자기가 쓴 글에서 수정보완할 부분이 없는지 점검해보게 했습니다. 그 다음엔 친구의 글을 읽고 피드백을 적게 했습니다. 코로나19가 끝나지 않아 아직도 학생들은 짝꿍 없이 혼자 앉아 있는데, 앞에서 뒤로 글을 넘겨 가며 친구의 글을 읽고 좋은 점, 아쉬운 점, 궁금한 점을 기록했습니다. 아래 글들은 학생이 쓴 건의문의 예시입니다.


건의문 쓰기 첫 시간에 여러분들이 쓴 건의문들 중 정말 우리 학교의 환경 정책이 되었으면 하는 내용을 담은 글을 뽑아 독자에게 전달해 줄 것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처음엔 같은 반 학생들의 의사를 반영해 글을 뽑으려했는데, 그렇게까지 할 시간은 없었습니다. 대신 국어 선생님들 세 명이 모여 좋은 글을 선정하고 예상 독자들에게 전달했습니다.
먼저, 학교의 시설과 예산을 총괄하는 행정실장님께 건의문을 전달했습니다. 마침 학생들이 건의문을 완성할 무렵 행정실장님께서 교육환경 개선 사업 수요조사를 위한 메시지를 선생님들에게 보내셨고 저는 행정실장님의 도움이 필요한 건의문들을 전달했습니다. 그 아래 사진은 건의문이 수용된 결과입니다. 작년 말, 학교에 음료와 과자 자판기들이 설치되었는데 자판기 옆에는 한 개의 쓰레기통만 놓여져 있었습니다. 그래서 쓰레기가 금방 넘쳐 쓰레기를 버리기 어렵게 되거나 각종 쓰레기들이 분리배출되지 않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건의문을 전달한 지 2주 정도 뒤, 자판기 옆에 분리수거가 가능한 쓰레기통이 설치되었습니다.


다음으로 영양사 선생님께 급식실과 관련된 환경 정책 건의문을 보내드렸습니다. 이것도 급식만족도조사 기간과 시기가 잘 맞아 자연스럽게 건의문을 전달할 수 있었습니다. 영양사 선생님과 건의문의 내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던 중 저희 학교에서 이미 ‘비건 급식’을 월 1회 실시하고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초록급식의 날’을 운영하고 있었지만 이에 대한 홍보가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건의문을 통해 이런 문제점을 발견하고, 바로 초록급식의 날의 취지를 알리는 게시물을 제작해 적극적으로 홍보를 시작하셨습니다.


마지막으로 총학생회장단 후보들에게 학교 환경 정책 건의문들을 전달했습니다. 후보들이 제시한 공약들 중에는 정수기 옆에 종이컵을 비치하는 등 환경을 고려하지 않는 사업들이 다수 있었습니다. 회장단 후보들은 건의문을 읽고 공약들을 수정하는 회의를 진행했습니다. 어떤 후보는 아래 메시지처럼 기존의 공약을 어떻게 수정할 수 있는지 직접 보내오기도 했습니다. 또 이 사실이 선거관리위원회 위원들에게도 알려져 최종 후보자 연설에서 각 후보들이 2분 간 학교의 환경 정책과 관련된 생각을 발표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1학년 학생들은 슬기로운 환경 시민 프로젝트에서 배움을 통해 학교 구성원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주는 경험을 했습니다. 환경 정책 토론을 통해 교내의 선생님들에게 우리 지구에 어떤 환경 문제가 있고, 그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어떤 정책들이 논의되고 있는지 알렸습니다. 또 학교 환경 정책 건의문 쓰기 활동을 통해 학교 구성원 모두가 환경 보호의 중요성을 인식할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프로젝트 기반 학습의 꽃은 역시 ‘결과물 발표하기’라는 생각이 듭니다. 나의 배움이 다른 사람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효능감은 학생을 주체성을 가진 학습자로 만들기 때문입니다.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