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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국은 뭐하는 곳이에요?

사무국은 뭐하는 곳이에요?

영인중학교 교사 문진아
“안녕하세요. 나무학교 사무국장 문진아입니다.”
이 민망하고 쑥스럽던 인사를 하게 된 지도 벌써 1년이 지났습니다. 사무국장을 하면서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은 “사무국은 뭐 하는 곳이에요?”, “사무국장은 뭐 하는 사람이에요?”라는 질문입니다. 2020년 동안 사무국에서 제가 했던 일들을 돌아보며, 사무국이 어떤 곳인지 소개해볼까 합니다.
사무국은 2020년에 신설되었습니다. 사무국은 이번에 처음 생긴 것은 아니었습니다. 2018년에 사무국과 작은숲을 꾸렸으나, 당시의 사무국은 팀으로 운영되기에 정체성이 모호한 한계가 있어 해체되었다고 들었습니다. 저는 2018년에 나무학교 3기로 입학해서 그저 함께 배우는 것이 즐겁고 뿌듯했을 뿐, 제가 배우는 교육과정과 참여하는 많은 사업이 어떻게 운영되는지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던 터라 사실 그때의 상황에 대해 정확히는 알지 못합니다. 그저 매달 보는 성장교실 운영팀 선생님들, 사업을 추진하는 TF팀 선생님들 정말 대단하다고 멀리서만 생각했었죠.
기존에 나무학교는 워크숍, 열린 특강, 수업캠프, 수업축제 등 사업을 추진할 때마다 TF팀을 모집하여 운영하였습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나무학교 사업 전반에 대해 이해하고 있고 관심을 가지고 운영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겹치다 보니, TF팀이 비슷한 선생님으로 구성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리고 그 대부분이 성장교실 운영팀인 경우가 많아, 성장교실을 운영하면서 다른 사업까지 준비하려다 보니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고는 하였죠. 게다가 우리는 본업이 있잖아요? 학교에서의 수업에 업무에 상담에….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것에서 즐거움을 느끼던 나무학교 선생님들이, 어느새 나무학교의 일을 업무처럼 느끼게 되고 지쳐가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2020년, 나무학교가 5년 차를 맞이하면서 나무학교의 성장에 따라 사무국을 신설하여 기존에 나무학교 사업을 운영해온 방식을 개선하기로 하였습니다.
나무학교 사무국은 크게 기획팀과 협력팀으로 나누어 운영됩니다. 기획팀은 워크숍, 수업캠프, 수업축제 등 나무학교의 주요 사업들을 기획하고 추진합니다. 협력팀은 나무학교가 성장하면서 만들어지는 다양한 모임들 및 외부 단체와 연계하며 대내외적으로 협력합니다.
2020년 사무국의 시작은 처음부터 쉽지 않았습니다. 2020년 모두의 적, 바로 ‘코로나 19’ 때문입니다. 2020년 2월 22일, 나무학교 총회를 하던 날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이 납니다. 저는 전날 손소독제를 사 총회장에 비치해두었고, 제발 이 총회가 아무 일 없이 마무리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총회에 참석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총회 도중 당시 제가 근무하던 학교 학군에 확진자가 다녀갔으니 그 지역에 거주하는 학생들이 누구인지 확인해달라는 연락을 받게 되고, 대구 지역이 등교 개학 연기를 발표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인 2월 23일, 전국 등교 개학 연기를 발표하였습니다.
등교 개학 연기라는 초유의 사태 속에서 나무학교도 비슷한 상황을 겪게 됩니다. 성장교실은 연기되었고 다른 사업도 아무것도 장담할 수 없게 되었죠. 등교도 못 하는데 나무학교는 해도 되는 것일까, 혼란스러운 나날들이 계속되었습니다. 그러다 등교를 시작하고 성장교실도 입학식을 하기로 하면서, 5월이 되어서야 사무국도 진짜 첫 시작을 하였습니다.
2020년 사무국에서 처음 계획했던 사업은 열린 특강 2회, 여름 워크숍, 수업캠프, 수업축제였고, 이 중 코로나 19 상황으로 2020년에는 수업캠프와 수업축제만 진행되었습니다. 수업캠프에 대해서는 1호 회지에 김선명 선생님의 글이 실렸고, 수업축제에 대해서는 TF팀장이셨던 김혜진 선생님의 글이 이번 회지에 실린다고 하니 자세한 얘기는 생략하겠습니다. 수업캠프와 수업축제를 준비하면서 가장 걱정했던 것은 물론 안전과 방역이었지만, 그러면서도 우리의 성장과 배움을 어떻게 채울 것인가 고민했습니다. 2020년에는 계획했던 사업 모두를 실시하지 못하고, 수업캠프와 수업축제도 예년보다 소규모로 진행하다 보니 많은 분이 참여하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 2020년 처음이자 마지막이 된 사무국 오프라인 회의
(마스크는 사진 찍을 때만 아주 잠시 벗었어요.)
▲ 이후 계속 온라인으로 진행된 사무국 회의
12월 30일에는 랜선 송년회를 개최하였습니다. 원래의 계획은 12월 성장교실 졸업식 날에 송년회를 겸하는 것이었지만 성장교실 졸업식도 결국은 온라인으로 진행되었습니다. 평소 같으면 여러 행사 속에서 안부를 주고받고 서로를 응원했겠지만, 모이기 어려운 상황에서 온라인에서라도 만나 송년회를 함께 하고자 하는 자리였습니다.
처음에는 각자 집에서 맥주를 들고 있는 모습을 화면으로 보며 ‘이게 뭐 하는 짓인가ㅎㅎ’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잠시나마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우리가 서로를 참 많이 그리워하고 있었구나 싶었습니다. 언택트 시대, 온라인에서 새로운 만남을 하나 둘 실천하다 보니 이것도 이 나름의 재미가 있더라고요. 대면 만남에 아쉬움이 늘 한 쪽에 있지만, 새로운 기회도 많은 것 같습니다.
▲ 랜선 송년회 1~3기 선생님들
2021년 2월 6일에는 ‘2020년을 돌아보고 2021년을 준비하는 나무학교 겨울 워크숍’이 있었습니다. 사무국, 성장교실팀, 편집팀, 운영위, 모임대표 선생님들이 중심이 되어 2020년에 대한 성찰과 2021년에 대한 기획을 논의하였습니다.
오전에는 모임별로 2020년의 운영 내용을 돌아보고 2021년 계획을 공유하였고, 나무학교의 여러 모임 간 네트워크를 활성화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하였습니다. 오후에는 2020년 나무학교의 주요 사업들을 돌아보고 나무학교 운영에 대해 모둠별 토론을 진행하였습니다. 회원 설문을 통해 보내주신 소중한 의견에 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고, 2021년 그리고 그 이후의 나무학교의 운영 방향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가 다 되도록 나무학교 이야기만 하는 선생님들을 보며 ‘이 사람들 나무학교에 정말 진심이구나.’ 하는 것을 느꼈습니다. 2021년에는 2020년에 아쉽게 하지 못한 많은 것들을 할 예정이니 기대 많이 해주시고, 의견도 많이 내주시고, 참여도 많이 해주세요.
▲ 2021년 준비를 위한 나무학교 겨울 워크숍
예전에 제가 한 선생님께 질문을 던진 적이 있습니다. “나무학교가 돈을 주는 것도 아니고, 나는 왜 이게 재밌을까. 나는 왜 나무학교를 계속 하고 싶을까.” 스스로 궁금할 때가 있다고요. 그 선생님은 “우리가 하고 싶은 것을 하고, 그것이 이루어지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라고 했습니다. 나무학교에서는 우리의 배움과 성장을 위해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교육을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교실과 학교의 변화를 만들어가기 위해 함께 노력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모든 것을 기획하고 연결하는 곳이 사무국입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시는 선생님. 나무학교에서 무언가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나무학교에 바라는 것이 있다면 사무국에 얘기해주세요. 사무국에 들어와서 함께 해주시면 더 좋습니다. 사무국은 이제 시작입니다. 선생님들의 빛나는 아이디어와 추진력이 필요합니다. 함께 해요!
그럼 이제,
“사무국은 뭐 하는 곳이에요?”라는 질문에 답이 조금 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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