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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성장교실 졸업식-나무학교 졸업 후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나무학교 졸업 후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박진희(천안쌍용고등학교 영어교사)
개나리가 피고 스키장 개장이 연기됐던 따뜻한 11월이 지나기가 무섭게 12월이 되자마자 갑자기 영하 날씨에 눈이 펑펑 내렸다. 나무학교 졸업식 날만은 제발… 아니나 다를까 아침부터 눈앞이 안 보일 정도로 눈이 쏟아졌다. ‘(깨톡!) 기차 탔습니다ㅎㅎ’ 예지샘의 명랑한 메시지에 정신이 퍼뜩 들었다. 보령에서도 오시는데 천안에 사는 나는 꼭 가야겠다는 다짐으로 준비를 서둘렀다. 다행히 졸업식 예정 시각인 1시쯤에는 눈이 그쳤으나, 졸업식은 블렌디드 방식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코로나 덕분에 아무도 이런 방식을 낯설어하지 않는다. 단체 메시지방에 줌 주소가 올라오고, 오늘의 일정이 소개되었다. 북일여고 아단관에는 우리 기수 선생님들이 반 정도밖에 못 모였다.
▲ 졸업식 현수막

1. 활동 영상 시청

아단관은 미래형 교실처럼 바뀌어 있었다. 앞 스크린에는 줌 화면으로 접속한 우리 기수 선생님들의 모습이 보였고, 각 테이블에는 카메라나 노트북이 설치되어 있어서 우리의 모습도 줌을 통해 보이고 있었다. 매번 그랬지만, 이번에도 나무학교 운영진들의 능력에 다시 한번 감탄했다. 첫 번째 순서는 ‘활동 영상 시청’이었다. 우리 7기 선생님들이 운영진 선생님들의 도움을 받아 알차게 구성했던 교육과정들을 한눈에 볼 수 있었다. 준비할 때는 힘들었지만 선생님들이 열심히 참여해주시는 모습에 울컥했던 추억이 떠올라 눈물이 핑 돌았다. 다음은 ‘수업 축제 영상’. 말로만 듣던 수업 축제를 직접 준비하고 진행하면서 ‘협력이란 바로 이런 것이구나’를 깨달았으며 나무학교 운영진 선생님들의 추진력을 나도 배워야겠다고 생각했고, 우리 대한민국 교육은 이러한 열정적인 교사들 덕분에 앞으로도 영원히 반짝반짝 빛이 날 것이라 확신했었다. 마지막으로 ‘졸업 축하 영상’에는 성장교실 1기부터 6기까지의 선배님들의 진심 어린 축하 메시지가 담겨있었고 이제야 진짜로 성장교실을 졸업한다는 것을 실감하게 되었다.
▲ 졸업 축하 영상

2. 나무학교 그 이후 (작은숲, 소모임 소개)

졸업 영상이 끝난 후 ‘작은숲과 소모임 홍보 영상’을 시청하였다. 이제 성장교실 졸업생으로서 나무학교에서 어떤 역할로 자리 잡아야 할지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영상 시청 후에는 줌을 통해 또는 대면으로 ‘소모임 Q&A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소모임 대표 선생님들께 평소 궁금했던 것들을 물어보며 소모임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되었다. 배움의 숲터디, 이해됨, 담쟁이의 마음, PBL센터, 생활교육연구소, 에듀테크 도장깨기 등등 몸이 열 개라면 모두 다 가입해서 활동하고 싶었다.
▲ 블렌디드로 운영된 졸업식 (줌 화면)

3. 나의 나무 나이테

세 번째 순서는 ‘각자 종이에 성장교실 첫 시간에 정했던 나의 나무 이름을 쓰고, 일 년간 성장한 나의 나무의 나이테를 그림으로 그리는 것’이었다. 그림과 함께 일 년간 나무학교에서 성장하면서 ‘내가 배운 것은 무엇인지’, ‘성장교실에 오기 전과 온 후에 무엇이 달라졌는지’, ‘배운 것을 앞으로 어떻게 실천하고 지속할 것인지’를 쓰고, 패들렛에 업로드하여 서로 공유하였다.
▲ 7기 선생님들의 나무 나이테

4. 졸업장 수여식

드디어 졸업식의 꽃, ‘졸업장 수여식’ 순서였다. 졸업생 한명 한명의 이름과 사진, 그리고 본인이 직접 쓴 졸업장 내용을 배경 화면으로 띄워놓고 릴레이로 졸업장을 수여했다. 배경 사진 하나하나에 정성이 깃들어있었다. (이번에도 교육팀에게 박수!) 사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건 학사모 모양에 이름이 쓰인 머리핀! 누가 이렇게 앙증맞은 아이디어를 낸 거지?
▲ 학사모 모양의 네임핀
▲ 졸업장 수여식

5. 졸업이다! , 이제 무엇을 해야 할까?

‘나무학교 성장교실 과정을 졸업했다.’의 의미는 무엇일까? ‘나무학교 졸업생’으로서 우리가 가야 할 길은 어디일까? 우리는 각자의 학교로 돌아가서 이제 무엇을 해야 할까?
첫째, ‘나무학교 졸업생’임을 당당히 밝히고 나무학교를 적극적으로 홍보하자. 일 년 동안 열심히 배운 여러 가지 수업 방법들이 잊히지 않도록 내 수업에 적극적으로 응용해보고, 주변 선생님들에게 나무학교에서의 배움이 정말 유익함을 알리고 그들도 수업에 대한 고민을 나누고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주자.
둘째, 우리도 각자의 학교에 ‘나무학교’를 만들자. 나무학교는 우리에게 수업에 대한 지식뿐 아니라 학습공동체를 이끄는 법을 가르쳐주었다. 학습공동체는 리더 혼자 단독으로 이끄는 것이 아니라 함께 비전을 세우고, 좀 더 많이 대화를 나누고, 역할을 나누고, 서로 가르치고 배우며 개인의 전문성은 물론 교사 집단의 전문성을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교실의 벽과 교과의 벽을 허물고, 자신의 교육 실천을 서로 개방하며 협업하자고 먼저 말하는 ‘나무학교 졸업생’이 되자.
셋째, 그 누구보다 학생을 사랑하는 선생님이 되자. 교사가 존재하는 이유는 학생이다. 우리는 나무학교 활동을 통해 모든 선생님이 학생들과 잘 지내고 싶고, 그들을 잘 가르치고 싶고, 그들의 성장을 돕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리고 그 마음을 실천으로 옮기는 방법을 배웠다. 이제부터는 ‘나무학교를 졸업한 선생님’으로서 학생들을 더 가까이 바라보고 더 잘 이해하고 사랑하자.
부지런하며 지식에 대한 목마름이 있는 사람이라면, 교사로서 수업의 경험 부족과 방법론적 미숙함은 큰 문제가 아니다. 지식의 부족 역시 괜찮다. 하지만 교사가 아이에 대한 믿음이 없다면, 자신의 사소한 실패에도 우울해하고 환멸을 느낀다면, 아이에게서 기대할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확신한다면, 더 이상 학교에 머물 이유가 없다.(바실리 수호믈린스키, 1979-80)
▲ 아단관 앞에서 졸업을 기념하며
<참고 문헌>
앨런 코커릴(1984). 바실리 수호믈린스키 아이들은 한 명 한 명 빛나야한다. 서울: 한울림.
서경혜(2015). 집단전문성 개발을 위한 한 접근 교사학습공동체. 학지사.
천안쌍용고등학교에서 ‘미래를 달리는 교사들’을 4년째 운영하고 있습니다. 전문적학습공동체에 관심이 많고, 나무학교가 ‘교사들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새로운 교사 전문성을 탐구, 창출하는 중심지’가 되기를 희망하는 교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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