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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별 수업 및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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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성장교실 이야기

5월 성장교실 이야기

- “학생의 역량을 기르는 수업이란?” -

박광필(대산중학교 과학 교사)

학생이 다른데 어떻게 똑같이 가르칠 수 있나요?”

‘매년 같은 교과서로 같은 내용을 가르치다 보면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나요?’라는 저의 질문에 선배 선생님께서 해주신 말씀입니다. 오랜만에 담임을 맡아 아이들과 만날 수 있으니 너무 좋다며 웃으시던 선생님의 표정이 아직까지 기억에 생생히 남아 있습니다. 마치 망치로 머리를 세게 얻어 맞은 듯 집에 돌아와 한참을 고민했습니다. 아마 교사의 역할에 대한 저의 고민도 그즈음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2016년 연구부장님의 손에 이끌려 간 수업축제에서 처음 나무학교를 알게 되었고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선생님들의 모습에 깜짝 놀랐습니다. 축제 내내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내뿜는 선생님들을 보며 언젠가 나무학교에 함께하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고 2020년 나무학교 5기로 참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모꼬지 및 오프라인 모임이 여러 차례 연기되거나 취소되었고 아쉬운 마음에 나무학교 6기 모집 소식을 듣고 다시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어려운 주제, 어려운 역할...나의 역량은?>
나무학교 첫 모임 활동은 1년간 공부할 주제의 선택이었습니다. 주제의 선정부터 모둠 편성까지 모든 것이 구성원이 주체가 되어 이루어졌습니다. 역량에 대한 주제는 인기가 많아 2개 모둠으로 나누어졌습니다. 우리 모둠은 “학생의 역량을 기르는 수업이란?” 주제로 정했습니다.
모임을 시작하며 처음 겪은 어려움은 주제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공부를 하면 할수록 역량이라는 용어의 모호함과 추상성으로 인해 우리가 이 주제를 가지고 모임을 열 수 있을까 걱정이 됐습니다. 주제에 대한 걱정과 고민은 모임에 대한 부담감으로 변하였고 탈퇴를 고민하는 선생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고민의 해결 방법은 함께하는 것에 있었습니다. 4월 11일 예산 카페에서 첫 모임 이후 4월 24일과 5월 22일 오프라인 모임, 5월 13일 줌을 통한 온라인 모임... 그리고 메신저를 통한 활발한 의견 교환까지...불가능 할 것 같았던 모임의 윤곽이 하나하나 그려지기 시작했습니다.

역량, 해낼 수 있는 힘!

첫 활동은 등 스크래치 게임을 통한 아이스브레이킹이었습니다. 간단한 활동이었지만 종이가 찢어질 정도로 열정적으로 게임에 참여하는 선생님들의 모습에 오늘 모임에 대한 기대감이 한층 높아졌습니다. 워드클라우드를 통해 역량에 대한 선생님들의 사전인식을 확인하고 역량에 대한 정민쌤의 심도 있는 강의가 이어졌습니다. ‘역량이란 지식, 스킬, 인성, 상위인지가 톱니바퀴처럼 얽혀서 함께 돌아가는 시스템’으로 ‘지식교육을 역량교육의 하위 요소로 놓을 수 없다’는 말처럼 역량교육에 대한 오해와 현재 역량교육의 문제점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되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내가 회사의 CEO가 된다면’이라는 활동은 오전과 오후로 나누어 진행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선생님들이 역량의 필요성을 몸으로 느낄 수 있을까 고민하던 중 심대현 연구사님의 조언으로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역량이라는 것이 교육뿐만 아니라 기업에서 인재를 뽑을 때 더욱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준비하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오전 활동에서는 사전 설문을 통해 진로 선호도를 조사하여 상위 4그룹을 모둠으로 구성했습니다. 구성된 모둠에서는 회사명, 필요한 역량, 면접 질문 등을 정하고 기업설명회에 필요한 포스터를 작성했습니다. 점심시간까지 시간을 쪼개 진지한 태도로 최선을 다해 참여하는 선생님들을 보며 감동스럽기까지 했습니다.
오후 활동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대규모 실업 사태로 구직 활동이 이루어졌습니다. 랜덤 게임을 통해 실업자를 뽑고 실업자는 자신이 원하는 회사에 가서 면접을 본 후 합격하면 합격목걸이를 받았습니다. 3가지의 면접 질문과 1가지의 행동 미션을 통해 짧은 시간이지만 진짜 구직자가 된 듯, 탈락에 슬퍼하고 합격에 기뻐하는 과정 속에서 역량교육의 필요성을 느낄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어진 수업사례발표에서 정민쌤은 세계시민역량을 기르기 위해 전지구적 문제에 협력하기라는 프로젝트 수업을 진행하였고, 안윤희쌤은 1학년 담임교사들의 전문적 교사학습공동체 운영, ‘17살, 청춘의 기록’이라는 생활기록부 작성, ‘별, 배, 방’ 교실 프로그램, 행복나눔기자단, 독서활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역량을 기르는 방범에 대한 도전사례를 발표해 주셨습니다. 저는 평가에서 학생이 스스로 주제를 정하고 탐구하여 발표하는 ‘자율탐구 프로젝트’와 모둠에서 실험을 선정하고 준비, 진행, 정리까지하는 방과후 프로그램 ‘나도 과학자’를 발표했습니다.
마무리 활동으로 민중근쌤이 준비한 ‘내 수업에 적용해보기’ 활동을 진행했습니다. 자신의 교과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역량을 가치 수직선 토론을 통해 고르고, 기능적 요소만 강조된 기존의 성취기준을 지식, 기능, 가치에 실제적 맥락을 포함한 나만의 성취기준으로 바꿔 보았습니다. 새로 만든 성취기준을 달성하기 위한 수업을 디자인하고 갤러리워크를 통해 피드백 받으며 5월 모임을 마무리했습니다. 긴 시간이었지만 마지막까지 열심히 참여해주신 성장교실 선생님들께 이 글을 빌어 고맙고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처음엔 주제도 어렵고 팀장이라는 역할도 부담스러워 5월 모임이 제대로 진행될 수 있을까 반신반의했습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함께 준비한 서태양 쌤들(정민, 안윤희, 박광필, 민중근)과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교육팀 쌤들이 있었기에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역량은 ‘어떤 일을 해낼 수 있는 힘’이라고 합니다. 아이들이 스스로 도전하고 세상을 살아가며 어떤 일이든 해낼 수 힘을 기를 수 있도록 선생님들의 학교 안에, 수업 속에 작은 나무학교 분점을 차려보는 것은 어떨까요?
참고문헌:
유영식(2020). 수업 잘하는 교사는 루틴이 있다. 테크빌교육
허성희(2019). 누구나 따라하면 키워지는 핵심역량 교수법. 한국학술정보
박광필
빠른 길 보단 바른 길로 가길 바라는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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