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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소리 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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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있는 배움으로 자기 삶의 주인공 되기

깊이있는 배움으로 자기 삶의 주인공 되기

김선애(장곡초등학교 5학년 담임)
“우리반은 달라.” 2016년까지만 해도 나는 다른 반보다 우리 반이 학업면에서 생활측면에서 뛰어난 반이라는 주변 사람들의 평가와 ‘그 선생님 수업 정말 잘하네’라는 교사로서 평가를 듣기 위해 노력했다. 이를 위해서는 튀어나오려는 아이들을 억지로 집어 넣어야 했고, 수업과 관련 없는 이야기를 하는 학생들은 용납할 수도 이해할 수도 없었다. 수업을 스스로 잘한다고 여겼기에 수업 공개를 두려워하지 않았고, 그런 수업 공개를 하기 위해서는 신박한 동기유발, 나의 발문에 따른 아이들의 예상 답안을 예측했고, 나의 동선, 학습자료 개발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학습자료를 만들기 위해 새벽까지 남편과 함께 오리고 자르고를 했던 웃픈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2017년 발도르프 연수는 교사로서 학급의 담임으로서 나의 정체성을 뒤흔들어 놓았다. 이전에도 아이들과 소통하며 평화로운 학급을 만드는 데 열중했지만, 이는 나를 위한 일이었지, 아이들을 위한 교육이 아니었음을 깨닫게 되었다.
발도르프의 창시자 슈타이너의 철학 중 ‘아무리 작고 어린아이라도 존재로 인정해주고, 아이가 지닌 발달단계에 맞게 가르치자.’ 이 말이 지금 나의 수업철학이 되었다. 존재로 인정을 해주다 보니 튀어나오는 아이를 다시 집어 넣는 일이 사라졌다. 대신, “왜 그러지?”, “왜 그럴까?” 생각하며 아이의 욕구를 읽게 되었고, 아이가 지닌 발달단계를 생각하다 보니 느린 학습자들도 이해하게 되었다. 작은 학교에 오니 ‘아이들이 지닌 발달단계에 맞게 가르치자’라는 슈타이너의 말이 더욱 선명하게 들렸다.
이런 나의 철학을 가지고 2017년부터 아이들을 만나고 있다. 아직도 현재진행형으로 실패를 거듭하고 있다. 하지만, 실패 속에서 배움을 찾아 더 발전시켜 나가고자 노력하고 있다. 존재로 인정하여 함께 나누었던 수업 중 올해 봄 계절학교에 진행한 ‘온새로미 환경지킴이’ 프로젝트를 소개하고자 한다. 학교의 행사로 체험으로 끝내지 않고, 의미 있는 경험으로 또 아이들의 배움으로 삶과 연결될 수 있도록 디자인하였다.
▲활동지
▲4컷 만화그리기
학생들이 환경이라는 주제로 하고 싶은 활동을 계획하고 웹툰 작가, 디자이너, 작가인 아이들의 꿈을 반영하여 프로젝트 활동을 정하였다. 1∼6차시는 책으로 환경과의 관계를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플라스틱 섬」을 읽으며 읽기 전, 중, 후의 활동지를 통하여 학생들의 생각을 깊어지게 만드는 질문으로 환경과 나, 바다와 나에 대하여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하여 주었다. 독서 후 활동은 배움을 확장하는 단계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디자인하였고, 그림을 그릴 때 행복하다는 아이들을 위해 세상과 그림으로 소통할 수 있는 포스터 만들기, 현수막 제작, 화분 그림 그리기 등 그림으로 세상에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지구의 날 소등하기 인증
▲현수막 만들기
▲아름다운 지구인 되기 홍보물
▲캠페인 활동
7차시∼17차시는 환경과 우리의 관계를 주제로 사회 성취기준을 재구조화하여 우리나라의 자연재해를 알아보고, 사과 재배 지역 변경, 제주도 바나나 재배 가능 등의 신문 기사를 살펴본 후, 기후환경의 변화를 우리의 삶과 연결지어 봤다. 이 내용을 토대로 우리나라의 기후변화와 지구 기후환경변화의 관계를 찾아 보고서를 작성하고, 주장하는 글을 썼다. 실천이 교실에서만 머무르지 않도록 학교-가정-마을로 공간을 확장시키고 실천 의지를 내면화하기 위하여 점심시간, 마을수업, 가정에서 실천할 수 있는 에어컨 물 저금통, 지구의 날 불 끄기, 쓰레기 주우며 담벼락 걷기 등의 활동을 진행하였다.
▲2학년 학생 소감
▲나도 큐레이터
▲정크아트
▲해안가 쓰레기 줍기
18차시∼28차시는 삶을 바꾸는 작은 움직임(체험과 실천)이라는 주제로 학교 봄 계절학교와 연계하여 바다와 인성이라는 주제로 실시하였다. 그림책 「플라스틱 섬」을 읽으며 미세 플라스틱의 순환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기에 이 활동의 심화단계로 태안 청포대해수욕장으로 체험학습을 가서 관광객에게 미세 플라스틱을 알리는 캠페인 활동을 하고, 바다 쓰레기를 주워 교실로 돌아와 정크아트로 표현하였다. 그리고, 저학년 학생들을 초대하여 큐레이터가 되어 자신의 작품을 설명하는 활동을 진행하였다. 봄 계절학교에서 저학년 학생들이 만난 바다는 조개를 선물로 주고, 파랗고 아름다운 고마운 바다였다면, 고학년 학생들이 본 바다는 쓰레기가 가득한 바다였기에 서로의 경험을 나누고 질문하며 생각을 깊게 해주는 전시활동이었다.
▲작품 설명서
▲실외기 녹색 저금통
▲화분 가꾸기
▲텃밭 물주기
▲자원순환의 날
29차시∼33차시는 프로젝트 마무리 단계로 앎을 삶으로 연결하도록 디자인하였다. 쓰레기, 플라스틱, 자연재해 등 공부한 내용을 바탕으로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보았고, 우리가 지금 바로 행할 수 있는 분리배출에 의견이 모아졌다. 학급에 국한하지 않고, 학교 전체로 자원순환의 날을 계획하여 아이스팩, 플라스틱, 병, 우유팩을 가져오면 휴지나 친환경과자로 바꿔주는 ‘자원순환의 날’ 행사를 아이들과 기획하여 봄 체육대회 때 사용했던 현수막을 재사용하여 그림과 글로 자원순환의 날 행사 현수막을 재탄생시켰고, 아이들과 학부모님이 함께 행사를 진행하였다. 이 아이디어는 교사의 생각이 아닌 아이들이 프로젝트를 하며 떠올린 아이디어라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자원순환의 날 행사 진행
김선애(장곡초등학교 5학년 담임)
앎과 삶이 일치되는 교육으로 학생들을 행복한 존재로 키워내고 싶은 교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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