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받은 치유자
유희수(복자여중 기술·가정교사)
‘알아차림’이란 단어가 주는 명료함이 느껴지시나요? 저는 ‘알아차림’이라는 말이 주는 명료함이 참 좋습니다. ‘마음과 마음’ 교사공동체에서 비폭력대화(NVC)를 공부하며 자신에 대해 관심을 두고 나의 감정과 나의 욕구에 대해 생각하고 표현하는 시발점이 ‘알아차림’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제가 자신의 감정을 알아차리기보다 외면하고자 하고, 표현하기 어려워했던 까닭도 있습니다.
책의 106쪽에 ‘상처받은 치유자’란 말이 있습니다. 그리스 신화에서 나오는 반인반마의 모습을 한 ‘키론’을 가리키는 말로 헤라클레스의 화살을 무릎에 맞아 영원히 치유하지 못할 상처와 고통을 안고 살아가지만 뛰어난 의술로 다른 사람을 치료하고 제자들을 가르쳤다고 합니다. 정신의학자 칼 융, 신학자 헨리나우웬은 정신과 의사, 심리 치료사, 성직자를 상처받은 치유자에 비유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교사 또한 상처받은 치유자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보통은 사람이 상처를 받으면 그 상처를 치유하기까지 자신의 상처에 집중하고, 다른 사람의 상처에 관심을 두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교사를 상처받은 치유자라고 하니 교사에 대한 기대가 높다는 부담감과 ‘교사가 그런 사람이야’하는 자부심이 높아집니다.
교사인 우리의 무릎에 꽂힌 헤라클레스의 화살 즉 상처는 무엇일까요? 빤히 내려다보이는 자신의 상처가 분명하게 보이는지요. 우리나라 교사 업무가 OECD 2위라는 현실과 중학교 한 학급 정원이 32명(2021년 00여자중학교)인 현실에서 무릎에 화살을 꽂고 반 아이들을 돌보고 있는 교사의 상처는 더 이상 상처가 아니겠지요?
저는 제 상처를 내려다보고 아프다! 왜 아프지? 얼마나 아프지? 제대로 알아차리길 원합니다. 내 상처를 알아차리는 것 또한 ‘자기 돌봄’의 시작이라 생각합니다. 내 상처를 안고 타인을 돌볼 줄 아는 이 시대의 ‘상처받은 치유자’로 성숙하길 기대합니다. 이러한 저의 ‘자기 돌봄’ 과정에 있어 이 글을 읽는 선생님들이 ‘내 편이다’는 생각이 들어서 감사하게 됩니다. 2014년 목천고등학교 교무실 내 등짝이었던 선생님과 함께하면서부터 생긴 나무학교 선생님들과의 만남과 함께 했던 시간의 가치를 생각하며 감사합니다.
『교사 상처』가 선생님들께 상처받은 치유자로서 자신을 돌볼 뿐만 아니라 타인을 돌보는 선생이 되고자 하는, 또 그러한 삶의 순간에 생각거리를 주는 책이 되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