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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성장교실 이야기

12월 성장교실 이야기

학생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 교사, 학부모, 학생은 어떤 관계를 형성해야 하는가?

박빛나(부여초등학교 교사) 배미희(천안청수고등학교 수학교사) 권아영(천안여자고등학교 국어교사) 강지유(천안중학교 정보교사)
“대체 (몇몇) 아이들과 학부모님들은 교사에게 왜 이러는 걸까?”
저희를 모이게 한 질문은, 교사들이 매일 학교 현장에서 마주하는 근본적인 의문이었습니다. ‘대체 나한테 왜 이래?’ 솔직히 말하자면, 하루도 이 생각을 하지 않은 날이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렇기에 12월 성장 교실도 무궁무진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무난히 준비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탐색하면 할수록 ‘교사-학생-학부모 간의 관계 형성’이라는 측면에서 다루고 싶은 주제들은 너무나도 다양했습니다. 비폭력대화(NVC), 학급긍정훈육법(PDC), 애착유형, 다양한 학급 운영 프로그램 소개, 학기 초 관계 형성, 학생·학부모 상담 등……. 정보의 홍수 속에서 여러 번 회의를 반복한 끝에 내린 결론은, 우리를 모이게 했던 바로 그 질문에 답해보자! 였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대체 왜?’에 초점을 맞추어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관계를 탐구해 보기로 했습니다.
성장 교실의 소주제를 결정하고 열린 첫 회의는 그동안의 교직 생활에서 겪었던 힘든 일들을 토로하고, 울분을 해소하는 자리였습니다. 학교에서 맺었던 수많은 부정적인 관계들, 겪었던 억울하고 화나는 일들을 솔직하게 이야기하며 ‘왜 (일부) 학생들은/학부모들은/관리자들은 교사와 이러한 관계를 맺게 된 것일까?’라는 궁금증은 더욱 커져갔습니다. 그래서 선택한 공통 도서가 『애착 수업』(오카다 다카시, 푸른숲, 2017)이었습니다. 12월 성장교실에서는 이 책을 공통적으로 읽고, 추가 도서를 참고하여 학생뿐만 아니라 성인의 성격 형성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 ‘애착’을 기반으로 교사 자신을 성찰하고, 학생과 학부모를 이해해 보는 시간을 가지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한 해 동안 학교에서 관계로 인해 받았던 수많은 상처들을 따뜻하게 치유하는 시간을 가지는 방향으로 프로그램을 준비했습니다.
▲ 12월 성장교실의 메인테마는 ‘메리크리스마스’!

1. 아이스 브레이킹 – OX 야구게임

12월 성장교실의 첫 문을 여는 활동은 바로 OX 야구게임이었습니다. 먼저 활동지에 자신에 대한 OX퀴즈 3문제를 적습니다. 그리고 모두 홈베이스에 서서 추첨을 통해 선정된 사람이 자신에 대한 문제를 출제합니다. 문제를 출제한 사람과 문제를 맞힌 사람들은 한 베이스를 진출하고, 틀린 사람은 그 자리에 계속 있어야 합니다. 야구와 같이 홈을 밟은 사람은 1점을 얻게 됩니다. 일정 점수를 빨리 획득한 사람이 이기는 게임입니다. 12월 성장교실에서는 9명의 선생님이 3점을 먼저 획득하여 푸짐한 상품(?)을 받아가셨습니다. 1년이라는 기간 동안 서로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 확인하고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2. 사례 나누기 – 나 실패한 걸까?

어느 정도 몸을 풀었으니, 이제 우리가 부여까지 힘들게 모인 목적을 꺼내 보아야겠죠? 다음 순서는 선생님들이 한 해 동안 겪었던 실패담(?)을 나누는 시간이었습니다. 12월 조가 프로그램 구성을 위해 회의할 때마다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했던 부분이기도 했습니다. 한 명이 이야기를 꺼내면 끝도 없이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소재였거든요. 먼저 4명의 발표자 선생님들이 관리자/학생(수업, 생활지도)/학부모와의 관계에서 각각 겪었던 어려웠던 일들을 공유하고, 12월 성장교실에 참석하신 선생님들도 모둠별로 서로 힘들었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역시나, 코로나로 인해 더욱 고단했던 2021년의 갖가지 이야기들이 쏟아져서 모둠별로 드렸던 시간이 부족할 정도였습니다. 모둠별로 나눈 이야기 중 특히 ‘이건 정말 세상이 알아줘야 한다!’하는 이야기들은 전체가 공유하는 시간도 가졌는데요, 정말 눈물 없인 들을 수 없는 이야기들에 선생님들 모두가 안타까워하고, 공감하고, 박수로 격려하며 관계 형성에 대한 학습 욕구를 끌어올렸답니다.
▲ 학교에서의 관계 형성에서 어려웠던 점들을 공유하며 치유하는 시간

3. 요즘 대세 애착유형

그렇다면, 이제 드디어 ‘대체 왜?’에 대한 질문에 관해 탐구해 볼 시간이 왔습니다! 힘든 시간들에 대한 완전한 정답은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그들과 나 자신에 대해 이해하고, 관계에 대한 해답을 찾아 나갈 수 있는 실마리로 12월 성장교실에서 소개한 것은 ‘애착유형’이었습니다. ‘애착’은 한 개인이 자신과 가장 가까운 사람과 지속적으로 느끼는 정서적 유대관계로, 부모가 어떤 반응과 돌봄을 주었는가에 따라 다르게 형성됩니다. 이러한 애착은 내적 작동모델이 되어 사람의 평생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안정적으로 애착이 형성되지 못한 개인과 개인이 만나 부정적인 관계를 형성하게 됩니다. 또한 부모의 애착 손상은 자녀에게 재현될 가능성이 높아 부모-자식의 애착유형은 75%가 동일하다는 연구 결과도 있죠.
그래서 이 시간에는 애착유형에 대해 알아보고, 학교에서 아이들이 관계에 대해 보였던 부정적인 태도들의 원인을 ‘애착 형성’에서 찾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선생님들이 애착유형 검사를 직접 해봄으로써 자신의 애착유형을 파악하고, 그동안 관계 형성에서 자신이 상처받았던 원인과 자신이 타인에게 미쳤던 긍정적인 영향들을 Up-Down 카드로 만들어보았습니다. 신기하게도 안정형 애착유형을 가진 선생님들은 한 분도 계시지 않았어요. 애착유형은 나에게 안전기지가 되어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나거나, 긍정적인 삶의 경험과 같은 다양한 요인들에 의해 언제든 변화할 수 있다고 하니 우리 모두 행복한 경험을 통해 안정적인 애착을 형성할 수 있는 날이 있기를 바라면서 애착유형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마무리했습니다.

4. 10분 게임 눈치게임 하나둘셋, 붕붕붕~ 부릉부릉!

점심을 먹고 조금 졸릴 수도 있는 오후 활동! 틈틈이 활기를 불어넣고자 막간 10분 게임을 준비했습니다. 학생들이 수업 시간 집중하지 못할 때도 활용할 수 있는 간단한 게임들이었어요. 첫 번째 게임은 ‘눈치게임 하나둘셋’이었습니다. 이 게임은 게임 주최자가 주제어를 제시하면, 눈치게임과 같이 다른 사람과 겹치지 않게 일어나며 숫자 대신 해당 숫자에 맞는 글자 수의 단어를 외치는 게임입니다. ‘지금 기분은?’, ‘크리스마스에 하고 싶은 일은?’과 같은 가벼운 주제부터 ‘나의 버킷리스트는?’과 같은 심오한 주제까지 선생님들이 열심히 게임에 참여해주셔서 정말 재미있는 시간이었어요.
두 번째 게임은 ‘붕붕붕~ 부릉부릉!’이라는 게임이었는데요, 이 게임은 신서유기라는 프로그램에서 알게 된 게임입니다. 게임 규칙은 간단합니다! 관성에 의해 운전 방향과 반대로 몸이 움직여야 하는데요. 이를테면 “좌회전!”이라고 진행자가 소리치면 참여자들은 운전대는 좌측으로 움직이되 몸은 반대 방향인 우측으로 움직여야 합니다. 방지턱은 제자리에서 점프, 멈춤은 끼익! 하며 앞으로 몸을 기울여야 하고, 출발은 부웅~하며 뒤로 몸을 기울여야 하죠. 선생님들이 처음에는 당황하셨지만, 금세 적응하고 즐겁게 몸을 움직여 참여해주셨습니다. 덕분에 잠도 깨고, 다시 활발하게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었어요.

5. 부모 양육 태도 검사

다섯 번째로 저희가 준비한 프로그램은 ‘부모 양육 태도 검사’였습니다. ‘학부모와 관계를 맺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라는 고민을 하다 부모 양육 태도 검사를 활동에 녹여보았습니다. 부모 양육 태도 검사는 학부모 스스로 양육 관계를 성찰하게 하여 학부모와 학생 간의 관계를 돌아보게 하고, 교사와 학부모의 관계 맺기에도 중요한 자료로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먼저 부모 양육 태도 검사에 대해 처음 들어보시는 선생님들을 위해 간단하게 소개하고, 성장교실에 참여한 선생님들과 직접 검사를 진행했습니다. 자녀가 있으신 선생님들께서는 자녀에 대한 자신의 양육 태도를 생각하며 검사에 참여하셨고, 자녀가 없으신 선생님들께서는 한 해 동안 가장 자신의 속을 썩였던 학생을 정하여 아이에 대한 자신의 양육 태도를 바탕으로 검사에 참여하셨습니다. 검사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검사 사전 준비로 프로파일 용지에 이상적인 부모(교사)의 선을 그립니다. 그다음 43개의 검사 문항에 체크하고 점수를 합산하여 그래프를 그립니다. 마지막으로, 그래프를 바탕으로 자신의 양육 태도 유형을 파악합니다. 처음 해보는 선생님께서도 금방 방법을 숙지하고 실행하셨습니다. 검사를 마친 후에는 다양한 부모, 아이의 유형을 해석하고 아이와의 관계 형성에서 자신의 태도에 대해 성찰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우경 퍼실 선생님께서 해석 도중에 많은 도움을 주셔서 따듯하고 확실하게 배울 수 있었고, 초보 선생님 버전과 능숙한 선생님 버전을 나누어 설명해 주셔서 더욱 귀에 쏙쏙 박혔습니다.
▲ 양육 태도 검사를 통해 관계를 성찰하는 시간

6. 상담을 위한 물음표 : 나만의 사전 설문지 만들기

12월 성장교실의 마지막 활동인 ‘상담을 위한 물음표’ 프로그램은 학기 초 학생과 학부모 상담을 위한 사전 설문지를 만들어보는 활동이었습니다. 이제 관계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원인들에 대해 파악해 봤다면, 이를 미리 파악하고 준비를 하는 것이 선생님의 1년 관계 맺기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학기 초 상담을 위한 상담에 가장 필요한 설문지 만들기 시간을 준비했습니다.
학생 또는 학부모로부터 도움이 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질문은 선생님의 경험과 학교급, 상황에 따라 다르다고 생각하여 초등/중등/고등으로 학교급을 나누어 설문지 만들기를 진행하였습니다. 학생 사전 설문지는 크게 성격이나 교우관계, 학업, 가정환경, 건강, 일과, 기타 영역으로 나누어 세부 질문을 만들었습니다. 이어서 학부모 사전 설문지는 학습, 생활, 교육관, 양육 태도, 기타 영역으로 나누어 세부 질문을 만들었어요. 그리고 선생님들의 발표를 들으며 만든 설문지를 보충해서 구글 문서로 정리했습니다. 선생님들은 이 활동을 통해 상담에 대한 고민과 생각거리를 나누고, ‘예민한 항목에 대해서는 어떻게 파악해야 할 것인가?’ 등에 대해 토의하며 2022년도에 학기 초를 위한 마음의 준비를 미리 해보았답니다.
▲ 예 학생 상담을 위한 설문지(초등)

7. 마무리하며

12월 성장교실은 ‘교사가 행복하기를’ 바라며 준비한 프로그램이었습니다. 한 해 동안 12월 조의 발표자들부터가 너무 다채로운(?) 한 해를 보냈기에, 학교에서 받는 상처에 대한 원인을 알아보고 이를 치유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성장교실을 준비하면서 저희도 저희의 마음을 돌아보고, 더 나은 미래를 꿈꿀 수 있는 힘을 얻었거든요. 저희의 바람이 참여해주신 선생님들께 모두 가 닿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성장교실에서 얻은 힘을 바탕으로 2022년의 힘든 일들도 잘 헤쳐 나가시고 선생님과 아이들 모두 행복한 교실을 만드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마지막으로, 제일 먼저 앞장서서 저희를 도와주신 퍼실 선생님들께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며 2021년 성장교실의 문을 닫습니다.
▲ 행복했던 12월 성장교실
<참고 문헌>
오카다 다카시(2017). 애착 수업. 푸른숲.
루이스 코졸리노(2017). 애착교실. 해냄.
1.
오카다 다카시(2021). 오늘 내가 행복하지 않은 이유, 애착장애. 메이트북스.
안정적 애착 형성을 통해 교사와 학생들 모두 행복한 관계를 맺기를 소망하는 교사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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