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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별 수업 및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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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첫 교과 융합 수업 도전기

나의 첫 교과 융합 수업 도전기

경험과 성찰의 시간, 그리고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

한리나(고덕중학교 국어교사)

융합 수업을 도전하게 된 계기, 사실은 프로젝트 수업!

교과 융합 수업에 도전하게 된 가장 큰 계기는 성장교실이다. 2022년 나의 가장 큰 도전이었던 나무학교 성장교실 7기에서 내가 선택한 것은 PBL, 프로젝트 수업이었다. 지난 수업 축제에서 여러 국어과 선생님들의 프로젝트 수업을 보며 도전해보고자 하는 마음이 있기도 했고, 학교에서 수업 나눔 업무를 맡아서 올해엔 교과 융합 수업에 도전해보고자 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10월 성장교실 교육과정을 준비하면서 자연스럽게 프로젝트 수업을 준비하게 되었는데 그게 바로 첫 번째 동기가 되었다.
두 번째는 아이들에게 협력을 가르치고 싶었던 마음이었다. 흔히 작은 학교 아이들은 착하고 유순하여 서로 돕고 협력이 잘 이루어질 것 같지만 어떤 면으로는 큰 학교보다 더 협력이 안 되기도 한다. 지역의 특성상 다문화가정이 많고 부모님이 농사일로 바쁘셔서 학교 의존도가 높으며 아이들은 초등학교 시절 6년을 함께 생활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는데, 오랫동안 함께 생활하며 서로에 대해 깊이 알고 있는 아이들은 한 번 부정적인 인식이 생기면 고착화되어 바뀔 수 있는 계기가 없어 학교 안에서 은근히 따돌림이 이어지고 있었고 이 문제는 전교생의 활동이 필요한 작은 학교에서 생각보다 다양한 부분에 영향을 끼쳤다. 따라서 아이들이 수업을 통해 협력하면서 친구들의 다양한 면을 볼 수 있고, 장점을 인정해줄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주고 싶었다.
이 두 가지 동기를 가지고 프로젝트 단원을 고민하던 중 낡고 오래된 학교를 새로 개축한다는 사실이 떠올랐고 중2 2학기 수업 단원 중 설명문 단원을 가지고 수업을 진행해보기로 하였다.

수업의 의도와 목표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이 이 수업을 통해 아이들이 성장했으면 하는 바는 협력과 설명문 쓰기 능력이다. 아이들이 협력의 과정을 통해 친구들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했고 모둠 안에서 일방적으로 도움을 주고받는 사이가 아니라 다양한 과정 속에서 서로 돕고 도움을 받는 활동이 이어지기를 바랐다.
또한 비문학 장르를 어려워하는 아이들이 설명문의 특성과 글쓰기 과정을 배우고 자신들과 관련된 주제를 가지고 설명문을 직접 써보면서 좀 더 가깝게 설명문을 체득하기를 바랐다. 그러기 위해 아이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주제를 찾아야 했는데 때마침 낡고 오래된 학교를 새로 짓기 위해 학교 구성원이 의견을 모으고 있었기에 그에 맞추어 수업을 계획하였다.
2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수업이었는데 때마침 건축, 건설과 관련한 내용이 2학년 기술교과에 있었다! 하지만 기술가정과 선생님과 의견을 나누어보니 건설과 관련된 내용은 이미 1학기 때 수업이 진행되었다고 하여 융합 수업을 함께 하기가 어려웠다. 다음으로 어떤 교과와 연계하는 것이 적절할까 생각하다가 공간을 그려보는 활동이 있어 미술교과와 연계하고자 하였고 미술 선생님의 협조로 함께 진행하게 되었다.

전체적인 수업의 흐름

수업은 전체 16차시로 계획했다. 첫 프로젝트 수업 치고는 꽤 긴 기간이었지만 중간중간 꼭 해야 할 과제들이 있었고 아이들이 1학기 말 수업 평가에서 활동을 할 때 시간을 좀 여유 있게 주었으면 좋겠다는 학생들의 의견이 있어서 반영하다 보니 더 줄일 수가 없었다. 수업은 모둠 짜기를 시작으로 전반적인 수업 흐름 설명, 수업에 활용되는 기기 및 도구 설명, 모둠 토의 활동 및 중간 발표, 공간 그리기, 교과서 내용 학습, 글쓰기 및 고쳐쓰기, 개인별 발표로 이루어지는데 프로젝트 중간에 교과서 내용을 배울 때 수업 흐름이 끊기지 않도록 미술 시간에 공간 그리기 활동 내용을 바탕으로 우드락과 하드보드지를 이용하고 꾸며보기 활동을 하도록 계획하였다. (계획은 했지만 중간에 활동을 할 때 차시가 길어져서 시간이 딱 맞지는 못했다.)

수행평가 방법, 채점 기준표

수행평가에 반영된 부분은 크게 세 부분이다. 성취기준이 다양한 설명 방법을 활용하여 설명하는 글쓰기를 하는 것에 초점을 두었기 때문에 내용 마련하기 및 조직하기, 내용 표현하기(글쓰기)에 평가 중점을 두었고 내용 마련하기 및 전체 과정에서 모둠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모둠원과 협력하는 부분을 넣었다. 모둠 협력 부분은 교사의 관찰 평가와 맡은 역할을 성실하게 수행하는 지에 대한 부분으로 이루어졌다.

수업 과정과 피드백

모둠 정하기와 모둠 세우기 과정은 모둠 활동에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다. 성장교실에서 배운 다양한 모둠 정하기 방법을 바탕으로 하여 모둠장과 각 모둠원의 역할, 모둠 이름을 정하고 모둠 세우기 활동으로는 종이탑 쌓기를 했는데 성공한 모둠도 있었지만 막판에 아쉽게 무너진 모둠이 있어서 아쉬웠다. 종이탑 쌓기 뿐만 아니라 수업 시간을 좀 더 할애하여 더 많은 활동을 하면 모둠원들이 서로 협력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
우리 학교의 특징에 대해 생각하면서 공간을 구성하기 위해 모둠별로 토의활동이 이루어졌는데 교직원들이 실제 참고했던 도면을 보면서 토의하였다. 그리고 토의한 내용은 그날 그날 구글 클래스룸을 통해 기록하도록 하였다. 모둠별로 탐구질문을 정한 다음 토의 내용을 정리하여 중간 발표를 하기로 하고 교사학습공동체에 수업을 공개했는데 처음에 부담스러워하던 아이들이 더 열심히 결과물을 만들고 발표했다.
중간 발표가 끝나고 자신이 맡은 공간을 구글 클래스룸에서 그려 제출하고 이후 교과서 진도에 맞춰 설명 방법과 설명문 쓰기 방법 등에 관한 수업을 실시하는 동안 미술 수업 시간에는 우드락과 다양한 재료를 이용하여 공간을 만들어보았다.
▲구글 드로잉으로 그린 공간(국어)
▲구글 드로잉으로 그린 공간(국어)
교과서 수업이 끝나고 진행된 설명문 쓰기에서는 평가 기준을 잘 설명해 주고 고쳐쓰기를 포함하여 총 3시간의 시간을 주었다. 글은 구글클래스룸을 통해 작성하고 제출하도록 하였는데 매 차시마다 학생들이 쓴 내용에 대해 피드백을 주었고 학생들은 다음날 교사의 피드백을 참고하여 수정하거나 계속 작성하였다. 설명문을 쓰기 전에 결과물을 학교 복도에 전시하는 것으로 미리 이야기를 해두었는데 우리끼리 공유하고 마는 것이 아니라 전교생 및 다른 선생님들, 학교에 오시는 모든 분들이 보신다고 하자 처음에는 싫어하다가도 더 열심히하는 모습을 보였다.(중간 발표를 통해 얻은 교훈을 바로 최종 결과물에 적용하였다.) 우리 학생들이 쓴 글은 A1 사이즈로 출력하여 복도 및 계단에 전시하고 스티커와 포스트잇으로 피드백을 받았다.

경험과 성찰, 그리고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

고백하자면 이 수업은 교과 융합 수업으로서는 그다지 성공하지 못했다. 16차시로 계획했던 수업이 20차시 이상으로 늘어 활동 차시가 연장되는 바람에 계획된 시간에 미술 수행평가가 진행되지 못했고 그에 따라 앞뒤가 맞지 않아 어수선해진 탓이다. 학생들에게 교과 융합 수업을 안내했지만 학생들이 충분히 인식하지 못했다는 생각도 든다. 미술 시간에 공간구조물을 만들 때 구글 클래스룸에 제출한 공간 그림을 활용하면 충분할텐데 그렇게 하지 않고 작품을 만드는 것에만 집중하는 학생들이 많았다. 공간을 그리는 작업이 충분하지 못했거나 연계된 수업이라는 인식이 부족했다는 생각이 든다. 교과 융합 수업에 대한 경험이 없었던 학생들에게 좀 더 명확하게 인식할 수 있도록 안내했다면 공간 그리기 결과물도 좀 더 나았을 것이라는 아쉬움도 있다. 다음 교과 융합 수업에서는 충분한 안내가 필요하고 몇 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또한 국어교과에만 너무 치중된 수업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든다. 수업이 끝나고 나니 1학기에 이미 진행된 부분이라고 하더라도 기술가정 교과의 도움을 조금 받았으면 아이들이 더 체계적으로 활동을 진행할 수 있었을 것 같다. 미술 시간에도 단지 조형물이 아닌 공간 구성 밑그림을 그려보는 작업이 더해졌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교과 융합 수업이 잘 짜여지지는 못했지만 첫 도전이라는 좋은 경험이 남았다. 이러한 수업 경험을 바탕으로 성찰한 내용을 다음 교과 융합 수업에 반드시 참고하여 또다시 도전할 것이다. 아자아자 파이팅!
천천히 함께 걷는 순간들을 사랑하는 사람 침착함, 용기, 그리고 지혜롭기를 꿈꾸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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