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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학교 인터뷰_교사의 기록(에버노트)

나무학교 인터뷰_교사의 기록(에버노트)

정윤희(천안두정고 일본어 교사)
매년 새해가 되면 나의 소중한 일상을 기록으로 남기고자 다이어리를 구입했던 경험, 다들 있으신가요? 인상 깊게 읽은 소설의 글귀, 문득 떠오른 수업 아이디어,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영화 등 ‘기록’으로 남기고 싶은 우리의 일상 속 소중한 순간들은 어디에 기록되고 있을까요. ‘언젠간 정리해야지’하고 쌓아두기만 한 컴퓨터 바탕화면 파일들처럼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기록들을 한데 모아 주제별로 분류하고 정리하고 싶은 마음은 누구에게나 있는 것 같습니다. ‘기록과 정리’에 대한 필요성은 늘 느끼지만 좀처럼 실행으로 옮기지 못하는 선생님들을 위해 ‘기록의 습관화’를 실천하고 계시는 두 분의 선생님을 모시고 즐거운 서면 인터뷰를 진행해 보았습니다.
숲소리 구독자들을 위해 짧게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나무학교 성장교실 1기부터 지금까지 나무학교에서 활동하고 있는 온양용화중학교 국어교사 양철웅이라고 합니다. 내 교실을 조금 더 낫게 바꾸기 위해서 나무학교에 참여하게 되었고, 이제는 취미생활처럼 나무학교 활동을 하고, 나무학교의 선생님들과 교류하고 있습니다.
▲양철웅 선생님(온양용화중 국어교사)
현재 사용하고 계신 기록 매체에 관해 소개해 주신다면?
제가 사용하고 있는 기록 매체는 ‘에버노트’입니다. 노트 앱의 ‘조상격’인 노트 애플리케이션입니다. 에버노트는 나의 지식 데이터 베이스를 구축할 수 있는 종합 플랫폼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우리가 살다보면 순간적으로 떠오르는 생각, 공부한 내용, 연수 내용의 메모, 회의록, 일기 등등 다양한 기록을 하고, 나중에 그 기록을 다시 검색하게 됩니다. 다양한 지식이 나의 삶에 다가와서 받아들이기도 하고, 다시 그 지식을 다시 나의 삶으로 업로드해야 하는 상황에 자주 접하게 됩니다. 에버노트는 그 다양한 지식들을 효과적으로 분류하고, 나중에 다시 손쉽게 검색하여 활용할 수 있게 해주는 앱입니다.
왜 그 매체를 선택하셨나요? (사용하고 계신 매체의 장단점)
에버노트를 사용하기 전에는 주로 한글 워드프로세서로 공부한 내용을 정리해서 보관했습니다. 가벼운 메모는 제가 활용하던 바인더에 손으로 글씨를 써놓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기록을 할 때는 좋지만, 나중에 그 기록을 다시 찾아보기가 너무 불편했습니다. 기록은 하되, 그 기록을 다시 삶으로 불러와서 활용하는 일은 극히 드물었습니다.
그러던 중에 우연히 ‘에버노트 생각서랍 만들기’(서민규)라는 책을 접하게 되었고, 책을 생각 없이 쭈욱 읽었는데, 제가 머릿속으로 상상하던 그런 프로그램에 근접하다는 것을 깨닫고, 곧바로 활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상상하던 프로그램은, ▲정말 손쉽게 기록을 할 수 있고, ▲나중에 그 기록을 재구성할 수 있고, ▲저의 기록을 손쉽게 검색할 수 있으며, ▲검색을 할 때 제가 원하는 주제별로 구분하여 검색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에버노트는 이에 가장 근접한 것이었습니다. 그럼 에버노트의 장점을 ‘기록’과 ‘검색’의 두 가지 측면에서 말씀드릴게요.
첫째, 에버노트는 순간의 생각을 빠르게 기록할 수 있습니다. 에버노트는 스마트폰(안드로이드와 애플 포함), 태블릿(안드로이드와 애플 포함), PC(윈도우, 맥 포함) 모든 기기에서 활용 가능합니다. 또한 어떤 아이디어가 떠올랐을 때, 손에 스마트폰만 있다면 3초 내로 그 생각을 기록할 수 있습니다.
▲ (스마트폰 화면)스마트폰 기본 화면에서 한 번의 터치로 바로 메모
둘째, 에버노트는 링크 기능을 활용해 다양한 노트를 연결지을 수 있습니다. 이 링크는 인터넷 홈페이지와 연결지을 수도 있고, 에버노트 내부의 다른 노트와 연결지을 수도 있습니다. 지식이라는 것이 공부하고 정리하다보면 관련된 것들이 거미줄처럼 엮이게 되는데, 관련된 지식을 이 링크 기능을 활용해서 자유롭게 연결지을 수 있습니다.
▲ (노트북 화면) 노트에 ‘성취평가제’ 노트 링크를 띄울 수 있다.
▲ (노트북 화면) ‘성취평가제’ 링크를 클릭하면 ‘성취평가제 노트’로 이동한다.
셋째, 에버노트는 제가 원하는 주제별로 검색할 수 있습니다. 이건 ‘태그’ 기능과 관련되는데, 에버노트의 태그 기능에 대해서 최대한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볼게요. 내용 에버노트는 태그를 활용하여 분류할 수 있습니다. 문서(글)를 분류하는 방식은 크게 폴더를 활용하는 방식이 있고, 태그를 활용하는 방식이 있습니다. 폴더 방식은 우리가 흔히 파일을 저장하기 위해서 활용하는 폴더를 생각하시면 됩니다. 상위 폴더와 하위 폴더를 만들고, 각각의 파일을 해당하는 폴더에 저장하는 방식입니다. 이는 전체의 폴더 분류 구조에서 적절한 위치에 파일을 위치시키는 방식입니다. 가장 보편적인 방식입니다. 제가 만약에 ‘피드백’에 대해서 공부하고 정리한 ‘피드백.hwp’ 파일을 폴더 방식으로 저장한다면 [교육학]-[평가]-[과정중심평가]의 폴더 구조 속에서 ‘과정중심평가’ 폴더에 ‘피드백.hwp’ 파일을 저장하면 됩니다. 하지만 이 방식은 한계가 존재하는데, ‘피드백.hwp’ 파일은 [교육학]-[교수학습]-[교수방법]에서 ‘교수방법’ 폴더에도 들어갈 수 있고, 피드백은 자기개발의 중요한 방법이라는 측면에서 [자기관리] 폴더에도 들어갈 여지가 있으며, 학습의 주요한 방법이므로, [교육학]-[교육심리]-[학습]에서 ‘학습’ 폴더에도 들어갈 수 있습니다. 즉, 하나의 문서 파일은 하나의 특징만 갖고 있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특징을 갖고 있는데, 폴더 분류 방식은 이러한 다양한 특징을 다 반영할 수가 없습니다.
태그 방식은 폴더 분류 방식의 한계를 보완한 것으로, 각각의 파일에 ‘라벨’을 붙여놨다고 보시면 됩니다. 제가 만약에 에버노트에서 ‘피드백의 이해’라는 글을 쓰면, 그 글에 ‘과정중심평가’, ‘자기개발’, ‘교수평기일체화’, ‘교수방법’, ‘공부노트’라는 태그를 달 수 있습니다. 이제 ‘피드백의 이해’라는 글은 ‘과정중심평가’, ‘자기개빌’, ‘교수평기일체화’, ‘교수방법’, ‘공부노트’라는 5개의 내용적 특성을 꼬리표처럼 갖게 됩니다. 그리고 나중에 제가 ‘과정중심평가’와 관련되어 제가 작성한 글을 검색하고 싶으면, ‘tag:과정중심평가’라는 명령어로 검색을 하면, ‘피드백의 이해’라는 글을 포함하여 ‘과정중심평가’라는 태그를 붙인 글들이 모두 검색됩니다. 태그 방식은 폴더에 비슷한 파일을 모아놓는 것이 아니라, 파일마다 그 특성을 꼬리표처럼 달아놓고, 내가 필요할 때 특정한 꼬리표가 붙은 파일들만 줄줄이 검색해서 활용할 수 있게 해주는 기능입니다.
▲글마다 태그가 달려 있다.
조금 더 쉽게 이야기하면, 각각 개별적인 특성을 가진 아름다운 돌들이 섞여 있을 때, 각각의 돌들을 모양이나 색깔 등의 일정한 기준을 정해서 서로 다른 바구니에 분류해서 담아놓는 것이 폴더 분류 방식이고, 각각의 돌들을 하나의 큰 바구니에 놔둔 채, 각각의 돌들에 개별적인 돌의 특징을 파악할 수 있는 라벨지를 붙여놓고, 나중에 필요할 때, 특정한 라벨지가 붙은 돌들만 빨리 끄집어낼 수 있게 한 것이 태그 분류 방식입니다.
태그 분류 방식이 왜 좋냐구요? 사실 이 에버노트를 120% 활용한 것은 2018년도에 성장교실을 운영하고, 퍼실리테이터로 참여하면서입니다. 저는 ‘하브루타’, ‘협동학습’, ‘과정중심평가’, ‘배움의 공동체’, ‘수업철학’ 총 4개의 교육과정에서 퍼실리테이터 또는 팀장으로 참여했습니다. 성장교실에서 하루를 책임지고 발표하기 위해서는 ▲이론적 공부, ▲적용과 실천, ▲이론과 실천의 재구성, ▲발표 자료 만들기 등의 과정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반드시 필요한 것은 ‘기록’입니다. ‘과정중심평가’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과정중심평가’에 대해서 이론적 공부를 위해 ‘수행평가와 채점기준표 개발’(김선 외)이라는 책을 읽고 나서 ‘채점기준표의 이해’라는 요약 글을 씁니다. 그리고 태그를 ‘교육평가’, ‘과정중심평가’, ‘교수평기일체화’, ‘피드백’, ‘공부노트’, ‘요약’이라는 태그를 붙이는 겁니다.
그리고 교실 속 실천을 하면서 저의 짧은 느낌이나 소감을 스마트폰으로 에버노트에 기록합니다. 그리고 그 글들에는 ‘교육평가’, ‘과정중심평가’, ‘경험학습’이라는 태그를 달아놓습니다.
‘과정중심평가’ 관련 원격 연수를 들으면서 ‘과정중심평가’의 구체적인 팁이나 방법들을 보면, ‘자기평가의 방법’, ‘동료비평 꿀팁’, ‘관찰평가를 기록으로 남기기’ 등의 글을 쓰고 ‘교육평가’, ‘과정중심평가’, ‘교수학습’, ‘요약’, ‘방법’이라는 태그를 달아놓습니다.
제가 계획한 수행평가 계획은 ‘2018학년도 1학년 1학기 수행평가 계획’이라는 글로 남기고 ‘교육평가’, ‘과정중심평가’, ‘교수학습’, ‘계획’ 등의 태그를 달아놓습니다.
이렇게 공부하고 실천한 내용을 태그를 부여한 글로 남긴 후, 나중에 재구성하고 활용해야 할 때는 ‘tag:과정중심평가’라고 검색하면, ‘과정중심평가’ 태그가 붙은 글들이 한 번에 검색됩니다. 또는 ‘tag:과정중심평가 tag:방법’이라고 검색하면, ‘과정중심평가’와 ‘방법’이라는 태그가 모두 붙어 있는 글들만 검색됩니다. ‘tag:과정중심평가 –tag:방법’이라는 키워드로 검색하면 ‘과정중심평가’ 태그가 달려 있는 노트 중 ‘방법’이라는 태그가 달려 있는 노트는 제외하고 검색할 수도 있습니다. ‘과정중심평가’ 글 중에 수업 방법과 관련 있는 글을 검색하고 싶다면, ‘tag:과정중심평가 tag:교수학습’이라고 검색하면, 과정중심평가와 교수학습 태그가 동시에 달린 글들을 검색할 수 있습니다.
즉, 나의 경험과 공부한 내용을 그때 그때 태그를 달아서 기록을 해두고, 나중에 태그를 활용해 검색하여 그 내용들을 다시 재구성하면, 하나의 발표 원고, 연수 원고가 나오는 것입니다. 이를 더 발전시키면 나의 책을 한 권 쓸 수도 있겠지요. 전 책을 쓰지는 않았지만, 에버노트는 사실 작가와 지식인들이 정말 많이 활용하는 앱입니다. 지금은 고인이 된 이어령 교수도 에버노트를 많이 활용했다고 합니다. 태그 기능이 처음에는 어려워보이지만, 나중에는 오히려 ‘이 글을 어떤 폴더에 넣어야 하지?’라는 고민을 하지 않게 해줘서 좋습니다. 그 글의 특성에 맞는 다양한 키워드를 달아놓으면 되니까요.
물론, 에버노트는 태그 이외에 더 다양한 기능이 많이 있습니다. 글에 PDF파일이나 이미지 파일도 업로드할 수 있고, PDF나 이미지 파일 내에 있는 단어도 검색 기능으로 검색할 수 있습니다. 검색 키워드는 정말 많아서 ‘날짜’, ‘키워드’, ‘스택(폴더)’ 등을 활용해서도 검색할 수 있습니다. To Do 리스트를 만들 수도 있고, 일정 관리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가장 자주 활용하고, 에버노트의 큰 장점이라 할 수 있는 태그와 검색 기능을 말씀드렸습니다.
▲‘tag:교수학습 tag:방법’으로 검색하면 협동학습, 배움의 공동체, 피드백 등 과거에 공부하고 실천했던 다양한 수업방법이 검색된다. 필요할 때 이걸 검색하고 활용하면 된다.
처음에 기록을 남기고자 하신 계기가 있으신가요?
기록을 하고자 한 이유는 나중에 활용하기 위해서였어요. 전 기억력이 좋지 못하기 때문에 기록을 해놓고, 나중에 필요할 때 꺼내보려고 기록을 하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기록을 해도, 검색이 용이하지 않아서 기록만 해놓고 활용하지 못했어요. 창고에서 먼지만 쌓여가는 물건처럼 말이에요. 그러다가 에버노트앱을 알게 되었고, 에버노트를 활용해서 계속 기록을 하고 있어요.
주로 어떤 내용을 기록하세요?
첨부한 이미지 ‘태그 키워드 목록’을 보면 어떤 주제로, 어떤 형식의 글을 기록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글들을 크게 2가지로 나누면, ▲나를 관리하기 위한 기록과 ▲공부하기 위한 기록으로 나눠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나를 관리하기 위한 기록은 오늘 할 일, 내일 할 일, 그날의 일기, 생각정리 등입니다.
▲태그 키워드 목록: 태그 키워드는 정리해놓고 글을 쓸 때마다 붙인다. 마구잡이식으로 태그를 붙이면 나중에 태그 키워드가 너무 많아진다.
▲순간적인 생각들도 기록으로 남겨놓는다. 오글거리는 생각들이 많지만, 나중에 보면 또 멋진 생각들도 많고, 이런 오글거리는 생각들이 ‘나’를 잘 드러내주고, 나의 실천의 원천이 되는 경우가 많다.
공부하기 위한 글은 주로 책의 내용을 요약하거나, 관련 주제에 대한 저의 생각을 적거나, 관련된 저의 경험을 적는 글들이 주를 이룹니다. ‘요약’, ‘생각정리’, ‘경험학습’과 같은 특정 주제에 대한 글이 쌓이면, 나중에 ‘공부노트’라는 글로 종합하게 됩니다. ‘공부노트’는 해당 주제에 대한 모든 글의 종합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아요. 공부노트가 어느 정도 완성되면, 몇 번 읽어봅니다. 그러면 해당 주제에 대한 전체적인 그림을 그릴 수 있어서 좋습니다.
▲특정한 주제를 탐구하고 정리한 공부노트. 책 내용의 발췌 요약, 나의 의견, 노하우, 관련된 인터넷 사이트 등이 종합적으로 담긴다.
하루 중 기록을 정리하는 시간이 별도로 있으신가요?
하루의 마지막에 30분에서 한 시간 정도 기록하고 정리하는 시간이 있어요. 육아를 시작하고 나서는 꾸준히, 꼼꼼하게 하고 있지는 못해요. 사실 이 시간이 저의 하루를 원활하게 지탱해주는 시간이었는데, 육아를 시작하고, 특히 둘째가 태어나고부터는 시간과 에너지가 부족하여… 제대로 하고 있지 못합니다…. 그래도 최대한 기록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노력합니다. 주로 ‘오늘 한 일’, ‘내일 할 일’을 정리해요. 오늘 한 일과 내일 할 일을 정리하면 하루가 정리되는 느낌이 들고, 제가 오늘 무엇을 하면서 살았는지 되돌아볼 수 있어요. 그리고 일기를 씁니다. 일기라고 거창한 것은 아니고, 그날 있었던 일이나 그 과정 중의 감정이나 관점 등을 성찰하는 내용이에요. 그냥 저 스스로를 이해하고 인정하고 다독이는 시간이에요. 또 그날, 그날 스마트폰으로 짧게 기록한 글들을 재구성하기도 합니다.
기록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으셨나요?
육아하면서 시간이 부족해진 점이 가장 어려운 점이에요. 지식적인 데이터 베이스를 구축하고 관리하는 것은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려요. 저의 지식 데이터 베이스라고 해봐야 좁고 적은 분량이지만, 이마저도 관리하기 위해서는 시간과 에너지가 많이 들어갑니다. 예를 들어서, 책도 그냥 읽지 않고 중요한 부분을 요약하려고 하면 시간이 더 들고, 제가 교실 속에서 경험한 내용을 글로 정리하는 것도 시간과 에너지를 많이 소모하는 작업입니다. 아이가 태어나고부터는 저의 시간도, 에너지도 많이 줄어들었어요. 육아를 시작한 후부터는 업데이트를 하기 보다는 주로 과거에 썼던 기록을 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학교 업무에도 활용하고 계시는가요?
학교 업무에서는 제가 맡고 있는 중요한 업무들의 전체 구조를 파악하고, 각각의 시기에 무엇을 해야 할지 미리 생각해두고, 그걸 확인하고 있어요. 아래 이미지를 확인하시면 될 것 같아요. 올해는 3학년 부장으로서 생활지도, 고입 업무를 맡게 되었는데, 처음 맡는 부장 역할에 시행착오를 많이 겪고 있습니다. 처음 맡는 역할에 부족함 많지만, 학생들의 기본 생활 습관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학생들에게 고입 관련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고입 업무에서 실수하지 않기 위해 필요한 내용을 ‘추진 중’이라는 글에 기록하고 체크하고 있어요.
▲일의 전체 구조를 정리하고 매일 잠깐씩 확인한다.
또는 업무에서 제가 주로 실수하는 내용들을 기록해놓습니다. 예를 들어, 전 저 혼자 추론하고 판단해서 일을 처리하다가 나중에 곤란한 경우들이 있어요. 그래서 최대한 많이 물어보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합니다. 노력을 하는데도 습관적으로, 자동적으로 제 머리로 추론해서 일하다가 생기는 오류들이 있습니다. 생각으로 해결하려는 성격 때문에 소통을 등한시하는 경우가 있지요. 공문을 볼 때도 대략 훑어보고 전체만 파악하고 넘기는 경향이 있어서, 숫자나 명칭을 최대한 정확하게 기억하려고 노력하고요. 성격상 계속 실수하는 부분은 잘 고쳐지지 않기는 하지만 보완하려고 이렇게 기록하고 노력하다보면 나중에 더 나아지는 경우도 있어요. (하하하)
▲업무에서 실수했거나 부족했던 부분은 기록해놓는다.
마지막으로 기록하는 일은 선생님께 어떤 의미가 있나요?
저는 뭔가를 배우고 생각하고, 그걸 계획하고 의미 있게 실현하는 것이 중요한 사람입니다. 그런데 이걸 해내려면 ‘내용’이 있어야 해요. ‘내용’ 없는, ‘실천을 위한 실천’은 의미가 없어요. ‘기록’은 그 ‘내용’을 만들어주는 도구예요. ‘기록’을 하면 배운 것, 생각한 것, 경험한 것, 삶에서 찾아낸 의미와 나아갈 방향 등이 더 명료해집니다.
더욱 근본적으로는 저 스스로를 만들어가기 위한 도구가 ‘기록’이 아닌가 싶어요. 저의 생각, 감정, 욕구의 내용을 기록하고, 그 기록을 다시 재구성하는 과정 가운데 저 자신이 만들어진다고 생각해요.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은 삶에서 지속적으로 이어지는데, 그 질문에 대한 답이 녹아 있는 것이 저의 기록들이지 않나 싶습니다. 따라서 저의 기록들을 보면 저의 변화 과정들도 알 수 있고요.
부족한 글 솜씨를 열정과 호기심으로 메꾸고 있습니다. 다양한 생각을 가진 나무학교 선생님들과의 인터뷰는 그래서 매번 저에게 일종의 도전입니다. 솔직하고 깊이 있는 인터뷰를 위한 좋은 질문이란 무엇일지 계속해서 고민하며 도전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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