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소리 읽기
home
교과별 수업 및 평가
🤗

학기 초 활동으로 아이들 만나기

학기 초 활동으로 아이들 만나기

천남중학교 교사 손현원
2020년 원격수업과 대면수업을 번갈아 가면서 아이들을 만난 듯 안 만난 듯 아쉬운 한 해를 보내고 졸업을 시켰습니다. 떠나보낸다는 것은 매년 마음이 헛헛한 법이지만 올해는 유독 마음 한편에 아이들과 추억을 많이 만들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2021년 새로 만나는 아이들과는 조금 더 따뜻하게 관계를 맺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원격이든 대면이든 교실에 소속감을 느끼고 나의 담임 선생님, 우리 반 친구들이라고 말 할 수 있는 교실을 만들고 싶어졌습니다. 이런 교실을 만들기 위해서 가장 기본이 되어야 하는 것은 교실을 안전한 공간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안전한 공간이란 신체적·정서적으로 안전한 공간을 포함하는 것입니다. 신체적인 안전은 많은 부분에서 체크되고 있지만 정서적으로 안전한 공간은 교사의 경험에 의존해야 하는 부분이 크기 때문에 확인이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정서적으로 안전한 공간을 만들기 위해 학기 초에 실시하면 좋은 활동들을 몇 가지 소개하고자 합니다. 아래에 소개되는 활동들을 실시하실 때 중요한 점은 이 활동을 왜 하는지 교사가 정확하게 알고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그 이유를 학생들에게 정확하게 전달하셔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아이들은 “이거 왜 해요? 유치해서 하기 싫어요.” 등 비협조적인 모습을 보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학기 초 활동을 하는 이유는 ‘학급 구성원들이 정서적으로 연결되어 교실을 따뜻한 공동체의 공간으로 만들기 위함’입니다.
관련 첨부자료는 [손현원 선생님이 전하는 중학교 이야기] 블로그에서 받으실 수 있습니다. https://blog.naver.com/shw332

1. 학기 초 쉽게 학생 이름 외우기

학기 초에 학생들에게 선생님 소개를 하며 선생님 이름을 외우기 쉽도록 설명해 줍니다.
“제 이름은 손현원입니다. 빠르게 발음하면 소년원입니다. 학생들이 크게 잘못하면 가는 그곳 소년원이랑 비슷합니다. 그래서 중학생 때 별명이 감방이었습니다. 요즘 학교폭력 관련 회의를 하다가도 소년원 이야기가 나오면 저를 부르는 것 같아서 깜짝깜짝 놀랍니다.”
학생들과 함께 자신의 이름을 어떻게 하면 친구들이 쉽게 기억할 수 있게 설명할 수 있는지 생각해 보고, 자신의 이름을 재미있는 표현과 함께 발표하게 합니다. 이때 모든 학생 발표가 끝나고 친구들이 가장 많이 기억하는 친구에게 상품을 준다고 하면 참여도가 좋아집니다.
발표 후, 일주일간 선생님이 자신의 이름을 외울 수 있도록 시간이 날 때마다 자신을 선생님에게 홍보하라고 합니다.
“선생님은 여러분들 이름을 안 외우려고 노력할 거예요. 여러분들은 최대한 선생님이 자신의 이름을 외울 수 있도록 선생님에게 수시로 홍보해야 합니다. 만약 일주일 후에 선생님이 이름을 못 외우는 학생은 선생님과 남아서 청소와 같은 일들을 하며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질 겁니다. 이건 게임이에요. 단 선생님은 이름을 안 외우려고 노력할 거니까 최대한 자신의 이름을 많이 드러내고, 자신을 홍보하세요. 명찰을 달아도 좋고, 책상 위에 이름을 써놔도 좋습니다. 또 선생님을 만날 때마다 ‘안녕하세요. 전 언제나 1번 강00입니다.’ 이런 식으로 계속해서 자신을 홍보해보세요. 절대 일주일 안에는 '내 이름 아세요?' 등 선생님한테 질문하지 마세요. 이건 규칙입니다. 저는 누굽니다. 등으로 홍보만 가능합니다.”
중간에 ‘현재까지 몇 명 이름을 외웠다.’라고 중간발표를 하거나, ‘누구, 누구는 이름을 외웠으니까 이제 선생님에게 홍보하지 않아도 됩니다.’라고 선언을 하면, 나머지 아이들은 더 열심히 자신을 홍보하게 됩니다. 이름을 외우지 못해도 선생님만의 책임이 아니라 학생도 함께 책임지게 됩니다. 소심한 아이들에게는 만났을 때 선생님이 먼저 “난 손현원 선생님이야. 빠르게 발음하면 소년원이지.” 라고 선생님을 먼저 소개하면서 학생도 자신을 소개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도 좋습니다.

2. 삼각 이름표 만들기

이름을 알고 불러준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교사와 학생이라는 역할로 만나는 것이 아닌 사람과 사람으로 만나는 첫 번째가 이름으로 부르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학기 초에 이름을 외우기 위해 위와 같은 활동을 진행하면서 함께하면 좋은 활동입니다. 아침 자습시간 20분으로 충분히 가능한 활동으로 학기 초에 만들어서 책상 앞에 붙여 놓으면 교실에 들어오는 선생님들이 학생을 이름으로 불러주고 외우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냥 삼각 이름표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버츄프로젝트 미덕카드를 활용하여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미덕을 3가지 함께 쓰도록 합니다. 교사는 돌아다니며 이름표를 보고 “현원이는 협동을 중요하게 생각하는구나.”와 같이 이야기 해줍니다. 학생이 어떤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고 나아가 학급 가치 만들기로 이어질 수 있는 활동입니다. 학급 인성교육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삼각 이름표를 만들고 책상 앞쪽에 붙여두었으면 선생님들께 안내해주면 좋습니다. ‘저희 반 아이들은 이름으로 다정하게 불러주시면 선생님에게 꽃처럼 다가갈 거에요. 감사합니다.’ 당연히 아이들에게도 “교과 선생님께서 너희들을 부를 때 이름을 불러주시는 것은 정말 신경을 쓰시는 것이란다. 만약 교과 선생님이 이름을 부르신다면 밝은 웃음과 함께 대답하렴.” 이렇게 교육을 해두시면 됩니다.
또 삼각 이름표에 들어가 있는 가치를 활용하여 사물함이나 신발장에 ‘협력이 중요한 현원’ 등으로 이름표를 만들어 붙이면 그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학생을 볼 수 있습니다.

3. 우리 반 친해지길 바래 빙고 게임

개학 첫날 교실은 특유의 어색함과 반가움이 공존하는 분위기를 가집니다. 나와 친한 친구는 있는지, 앞으로 어떤 아이들과 친하게 지낼지, 담임 선생님은 어떤 분인지, 우리 학급에서 해도 될 일과 하면 안 될 일이 무엇인지 등 정해진 것이 없어서 더욱 조심스러운 분위기입니다. 사실 학급의 분위기를 형성하기 가장 좋은 시기가 바로 학기 초입니다. 밝고 협력적이며, 화목한 학급 분위기를 형성할 것인가, 아니면 조심스럽고 비협조적이며, 이기적인 학급 분위기를 형성할 것인가는 학기 초에 대부분 결정이 납니다. 이 시기를 잘 활용하는 것이 1년 학급 운영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우선 어색한 분위기를 빨리 깨뜨리고 운동장 물웅덩이처럼 떨어져있는 학생들을 커다란 물웅덩이 하나로 모으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위의 이름 외우기 활동이 교사와 학생의 연결이라면 이번 활동의 목적은 학생과 학생의 연결이 목적입니다. 활동 후 친구들의 특징을 가장 많이 이야기한 학생에게 임시 반장을 맡겨도 좋습니다. 자리를 공통점을 통해서 지정해 주는 것도 아이들이 연결될 수 있는 좋은 방법입니다. 아이들끼리 그룹이 형성되기 전에 서로 많이 이야기할 시간을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 활동 방법 ■
1) 빙고판을 완성합니다.
2) 빙고판을 가지고 돌아다니며 자신과 똑같은 내용을 적은 친구를 찾습니다.
3) 똑같은 내용을 적은 친구를 만나면 미션을 수행하고 사인을 받습니다.
미션 예시 : 악수 손 5번 흔들고 자기소개(특징 3가지 넣어서) 하기
4) 주어진 시간 10분 or 5빙고 만들기를 완성하면 자리에 가서 앉습니다.
5) 한 명씩 자리에서 일어나고 간단한 자기소개를 하면 주변 친구들이 그 친구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빙고판을 참고해서)
6) 활동 후 간단한 소감 나누기나 종이 뒷면에 소감을 작성하여 받습니다.

4. 물고기 그림 심리 검사

위와 같은 학급 전체 활동을 몇 가지 진행하다 보면 활동에 적응하지 못하는 아이나 인간관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이가 어렴풋하게 보입니다. 이런 아이들을 방치하고 지나갈 경우 학급 전체를 위해 써야 할 교사의 에너지를 한 명의 아이에게 쏟아야 하는 상황이 오기도 합니다. 학기 초에 아이들이 하나로 잘 연결되어 학급에서 행복하게 지낼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그러기 위한 아이의 심리상태를 알아볼 수 있는 물고기 그림 심리 검사입니다. 일반적인 가정의 경우 대부분 비슷한 결과물을 보이지만, 가정에 문제가 있는 경우 잘 나타납니다. 관계가 형성되지 않은 학기 초 상담으로 물어보기 힘든 가정사에 관해서 이야기를 꺼낼 수 있는 계기가 됩니다. 맹신하기보다는 참고 자료로 사용하시면 학기 초 상담에 도움이 됩니다. 활동을 변형하여 물고기 교실을 그려보는 활동을 통하여 교실에서 학생이 어떤 상태에 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 활동안내 ■
동작성 가족화(KFD) - 물고기 가족화(어항그림)을 통한 심리 진단-
인간의 행동은 대부분 환경으로부터 자극을 받아 그 반응으로 나타난다. 학생들의 심리도 가정의 환경에서부터 출발하기 때문에 동작성 가족화(KFD)는 그런 의미에서 가정환경을 파악하거나, 또래 관계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며 현재 심리적 갈등을 일으키는 존재를 파악하는데 유용한 도구이다.
■ 검사방법 ■
1) 어항을 그린 도식을 주고 그 안에 자신의 가족을 물고기로 그려보게 한다.
2) 어항의 장식은 자신이 꾸미고 싶은 대로 꾸며도 좋으나 수족관의 실물을 보고 그려서는 안 된다.
3) 완성된 어항 그림은 반드시 설명을 들어보도록 한다.

5. 협동화 그리기

■ 준비물 : 협동화 프로그램, 아이들 사진, 파워포인트가 깔린 컴퓨터
■ 활동시간 : 1시간 또는 아침시간에 나누어주고 색칠만 시키면 됩니다.
■ 협동화 만들기 순서
1) 우선 사진을 준비해주세요!
2) 파워포인트를 켜서 상단 메뉴에서 삽입->그림에서 삽입합니다.
3) 그림을 먼저 클릭하고 상단메뉴에서 서식 -> 색 -> 흑백50%를 선택합니다.
4) 바로 옆에 있는 꾸밈효과에서 복사(명칭입니다)를 선택합니다.
5) 마우스 우클릭 그림으로 저장
혹시 글을 넣고 싶으시면 글을 넣으셔도 됩니다. 글 넣고 그룹화 하시고 그림으로 저장하세요.
6) 첨부된 프로그램(그림분할 프로그램)을 실행하고 open image로 사진을 불러옵니다.
7) 왼쪽 메뉴의 텍스트에서 with text 체크 해제
8) 사이즈에서 높이와 폭에서 숫자 적어주면 개수가 나누어집니다. 8/4=32장 이런 식입니다.
9) page margin을 0으로 마추어주면 여백이 줄어듭니다.
10) config printer 를 누르면 옆에 나누어진 화면이 보입니다.(액자를 원하지 않으시면 3번 보더에서 해제하세요.)
11) 상단 메뉴에서 프린터!! 출력!!
TIP. 출력된 순서대로 뒷면에 번호를 써주세요. 나중에 붙일 때 편합니다. 안 쓰면 퍼즐 해야 합니다.
12) 아이들에게 나누어주고 색칠하게 한 뒤에 전지 위에 붙이시면 됩니다.
TIP. 종이마다 사방으로 1cm정도 여백이 생긴상태로 출력됩니다. 왼쪽 아래쪽을 자르고 작업하시면 붙이기 편합니다. 풀보다는 테이프로 붙이시길 바랍니다.(풀은 잘못 붙이면 찢어져요;;) 테이프로 전체를 감싸주면 튼튼하게 오래갑니다.
13) 마무리
학기 초에 아이들끼리 협동해서 무언가를 만드는 작업은 아이들을 하나로 연결하는 힘이 있습니다. 또 아이들은 우리 반은 뭔가 특별한 것을 한다! 이런 느낌을 받으며 소속감을 느끼게 됩니다. 한 학기 동안 뒷벽에 게시해놓으면 지나가는 선생님이나 학부모설명회 때 오시는 부모님들이 관심을 가지고 유심히 보십니다. 물론 다른 학급 아이들도 관심을 가집니다. 아이들과 기억에 남는 활동을 하고 싶으시다면 추천합니다.
학기 초 활동 몇 가지를 소개했습니다. 사실 어떤 활동을 하느냐보다는 교사가 어떤 생각과 마음을 가지고 학급을 운영하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들과 연결되고 잘 지내고 싶은 마음은 어떤 교사나 가지고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다만 우리가 자라온 환경이 강압적이고 수직적인 문화였기 때문에 지금의 세대와 맞지 않아서 어려움을 겪을 뿐입니다. 아이들에게 친절함과 단호함을 갖추고 대해 주세요. 감정을 공감해주고 사람과 사람으로 관계를 형성하세요. 아이들은 인정받길 원하고 소속되길 희망합니다. 다만 가끔 올바르지 못한 방법을 사용할 뿐입니다. 그럴 때는 친절하지만 단호하게 잘못된 점을 알려주어야 합니다. 모든 아이는 기분 좋을 때 더 잘합니다. 혼내고 벌주어 기분이 나쁜 상태에서 더 잘하는 것은 그 순간이 지나면 효과가 없어집니다. 위와 같은 활동을 통해서 아이와 연결되는 작업을 많이 하세요. 선생님의 교직 생활에 보석 같은 순간들로 남을 것입니다. 2021년도는 아이들과 함께 행복한 한 해 보내시길 바랍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