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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가 숲을 이루게 된 이유

나무가 숲을 이루게 된 이유

- 나무학교 대표 3명의 이야기

오늘은 나무학교를 애정하는 선생님들과 함께 나누고 싶은 이야기를 가지고 왔습니다. 바로 나무학교의 시작에 관한 이야기인데요. 나무학교가 5년째를 맞이한 현재, 1기부터 5기까지 많은 선생님들이 나무학교와 인연을 맺고 성장해 왔는데요. 이러한 성장의 과정 아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신 세 분의 선생님들과 나무학교의 과거, 현재, 미래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심대현 교육연구사(교육부 대변인실) 이우경 선생님(온양여자중학교) 오서현 수석님(충남외국어고등학교)
Q 나무학교가 1기부터 5기까지 진행이 되어 오면서 나무학교의 시작에 대해 잘 모르시는 분들도 계시는 것 같아요. 나무학교를 만들게 되신 계기는 무엇인가요? 심대현: 2014년은 전국적으로 수업에 대한 본질적인 고민이 닥쳐왔던 시기라 그때 활동중심, 배움중심 수업을 주제로 선생님들의 모임이 많이 시작되었어요. 충남에서도 같은 고민을 가진 선생님들과 월별 모임을 통해 자기가 한 수업을 나누고 공유하는 활동을 하고 있었는데 이러한 배움과 실천을 좀 더 조직화하고 체계화하고 싶은 고민이 생겼어요. 기수별로 교사들이 배움과 실천을 함께 하면서, 같이 성장하는 기회를 만들어보고자 2016년에 처음으로 나무학교를 운영해 봤던 거죠. 그때까지만 해도 큰 공동체를 바라지는 않았어요. 교사가 혼자서 새로운 일을 실천하려고 하면 외롭고 힘이 들지만, 동료 교사의 지지가 있으면 큰 힘이 되거든요. 매번 방법론을 가지고 실천해 오면서 깨달은 것은 방법론은 온라인 연수를 통해서도 배울 수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실천 과정에서의 실패와 아이들과 함께 겪고 있는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시간, 그리고 이것을 가지고 서로 지지해 줄 수 있는 그런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성장 교실을 넘어서서 다른 모임이라든지 나무학교라는 큰 테두리를 고민하게 된 것 같아요.
Q 처음에 어느 정도 큰 그림을 그리고 시작하셨어요? 심대현: 처음이나 지금이나 똑같은데요. 차로 이동했을 때 두 시간 이내 거리에서 만날 수 있어야 적정하다고 생각해서 충남이라는 공간을 설정했고요. 교사 공동체는 서로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한데 기존의 교육적인 흐름이 서울, 경기권에 집중되어 있고 충남은 마땅히 구심점이 되는 공간이 없어서 로컬 지향의 교육 운동을 생각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충남에는 공립학교가 많아 매번 학교를 옮기게 되는데 기존 학교에서 이뤄놓은 성과가 다른 학교로 옮기면 없어지고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버리는 것에 대한 허탈감도 느꼈고요. 충남에 있는 선생님들이 나무학교를 통해서, 변화를 위해 계속해서 한 걸음 한 걸음씩 전진하다 보면 결국 언젠가는 이 지역에 있는 학교가 바뀌게 되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진짜 아이들의 배움의 본질을 추구할 수 있도록 충남 지역의 학교가 다 바뀌는 것이 제 바램이에요. 언젠가는 되겠죠. 이제 5년 했고 제 정년이 22년 남았으니까, 박준일 선생님이 정년 할 때(35년)까지는 바뀌지 않을까 생각해요. 2050년을 목표로 하면 될 것 같아요.(웃음)
Q 처음에 나무학교 대표직을 맡게 되었을 때 어떤 마음이셨는지 이우경 선생님께 여쭤보고 싶어요. 이우경: 저는 나무학교 대표를 맡는 게 충남 교육감을 맡는 것보다 더 큰 영광이라고 생각했어요. 교육감은 정치적으로 노력하는 거지만, 이곳은 실제로 실천하는 선생님들의 대표가 되는 거니까요. 실제로 바지사장이긴 하지만(웃음)
Q 언제 나무학교가 많이 성장했다고 느끼셨나요? 이우경: 심대현 선생님을 벗어났을 때?(웃음) 모든 조직은 한 사람의 말할 수 없는 헌신으로부터 시작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뜻을 같이하고 점차 그 일을 자신의 삶이나 비전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생겨야 조직이 성장하는 것이죠. 그런데 사람을 그렇게 키우려면 그 사람들이 자기 일로 여기도록 일과 애정과 부담 같은 마음이 나누어져야 해요. 그걸 스스로 가져가야 사람들이 커 나오면서 조직이 크거든요. 저는 하나의 큰 조직의 흥망성쇠 한 바퀴 30년을 경험해봐서 시작과 발전을 알 것 같아요. 그렇게 젊은 선생님들이 커 나와서 소모임을 세우고, 성장교실의 각 운영팀의 역할을 하면서 큰 성장의 도약이 된 것 같아요.
Q 지금은 사무국, 운영위원회, 성장교실, 소모임 등 나무학교의 조직이 잘 갖춰져 있지만, 예전에는 수업 캠프부터 축제까지 심대현 선생님이 혼자서 담당하셨잖아요. 어떻게 가능하셨는지 궁금해요. 심대현: 원래 그 당시에는 힘들었던 것 같은데 지나간 다음에 기억하면 미화되는 경향이 있어서(웃음). 저는 원래 사람들이랑 관계를 맺는 것보다 공부를 해도 혼자 하는 경향이 강해요. 여럿이 하는 공부보다 혼자 착착 나가는 공부를 좋아하거든요. 그때는 무슨 바람이 들었는지 여러 사람과 함께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어요. 처음에는 크지 않은 규모로 기존의 경험을 살려 여러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진행했지만 기획 단계를 혼자서 전담한다는 것이 가장 힘들었어요. 몸이 힘들고 시간이 없고를 떠나서 그 일이 이루어졌을 때 성공과 실패에 대한 부담을 혼자서 감당해야 했어요. 지금이라면 절대로 벌이지 않았을 것 같아요. 그런데 그때 당시에는 알 수 없는 자신감과 용기가 있었죠.
Q 나무학교도 위기를 겪고 한층 더 성장했던 적이 있었는데요. 나무학교 최대 위기였던 ‘폐교사건’에 대해 말씀해 주실 수 있으세요? 심대현: 그건 여러 번 해명이 된 것 같아요. 그래도 다시 말씀드리면 우선 그때는 나무학교 1년이 지나고 2년 차에 접어드는 5월이었어요. 그날 실은 나무학교의 비전을 제가 못 찾고 있는 상태였어요. 그때 1기가 2년을 운영하자고 해서 1기와 2기, 두 기수가 같이 있던 상황이었어요. 그래서 굉장히 정신적으로 혼란스러운 상태였고 막상 2기가 입학했는데 2기 운영이 잘되지 않는 상황에서 계속 운영하는 것이 맞는가에 대한 고민이 많았어요. 그리고 1기도 실천을 통한 배움의 과정을 1년을 겪었으면 2년째에는 각자의 길을 가서 자신만의 프로젝트를 실천하는 것이 제 목적이었는데 그런 프로젝트들이 나오지 않았어요. 1기는 프로젝트가 없었고 2기는 운영이 삐걱거리고 참여율이 저조했죠. 그때 억지로 끌고 가는 것이 의미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이걸 억지로 끌고 가기 때문에 이뤄지는 것이라면 최초의 나무학교의 취지와는 다르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술을 마시면서 계속 그 생각을 하다가 집에 들어가는 길에 나무학교를 접자고 생각했어요. 만일 제가 접자고 해서 접혔으면은 끝난 것이고, 각자가 생각이 있으면 제가 접자고 했을 때 알아서들 하겠지라는 생각이 있었어요. 반반의 가능성을 점쳐 본 거죠. ‘그만합시다’라는 말을 했을 때 그만하자고 모두가 동의를 하면 생존할 조직이 아닌 거고 ‘아니다. 아직 할 것이 남았으니 더 해보자’라는 의견이 나오면 이 조직은 되는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그런 질문을 던져 본 건데 ‘그만둡시다’라는 메시지가 강했던 것 같아요.
이우경: 내가 혼자 고민해야 하고, 한 발 한 발 나아가야 하는데 어디로 가야 할 지 모르겠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을 때 리더는 외로움을 겪어요. 그건 정말 리더에게 필연적인 것 같아요. 그 어려움에 대해 공개적으로 논의가 되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어요. 왜냐면 저는 동물적인 직감으로 지금은 프로젝트를 가지고 나아갈 만한 상황이 아니라고 생각했고, 아무리 강조를 해도 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조금 지나니까 되잖아요. 일이라는 게 우리가 당위와 방향, 직관을 가지고 가야 된다고 제안해도 실제로 물길이 흘러서 넘쳐서 방향을 스스로 잡아나가는 것처럼 사람의 조직이라는 것이 그렇게 가더라고요. 그래서 흐름이 흘러가지는 것을 보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란 거기에 걸리적거리는 돌을 치워내고 좀 더 막힌 곳을 파내고 이런 정도의 걸리는 지점을 모아내고 원활히 흘러갈 수 있도록 돕는 일 같아요.
오서현: 공동체가 발전하는데 어려움이 없이는 발전할 수 없는 것 같아요.
이우경: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 길을 열어가는 사람에게는 그런 고통과 헌신이 따르는 것 같아요. 그것 없이는 어떤 역사의 변화도 없을 거예요.
Q 그 사건 이후로 나무학교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죠? 심대현: 그때 제가 과도한 변화를 요구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비계 단계를 설정하지 않고 진행한 것 같아요. 그래서 2학기 때 재개교를 하면서 팀을 구성하고 5번 정도 운영을 했어요. 혼자 운영하던 것을 공동 운영으로 전환하는 비계를 설정하게 된 것이죠. 그런 다음 양철웅 선생님이 교육과정 팀장으로 3기 성장교실을 운영하는 기반을 다지게 되었고요.
Q 코로나19로 인해 성장교실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죠? 오서현: 처음에는 코로나 상황으로 인해서 정말 당연한 것들이 당연하지 않은 상황이 되면서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난감한 상태였어요. 나무학교 소모임, 성장교실 운영 등이 일시 정지되는 상황이어서 성장교실 프로그램을 2학기로 연기하자는 논의도 있었는데, 그래도 나무학교가 관계 속에서 성장하는 곳이기 때문에 어떻게든 관계를 맺어서 만남을 이어가고 시작을 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온라인 개학을 하게 됐어요. 그때 ‘온라인’으로도 된다는 가능성을 보게 된 것 같아요. 그리고 일단 시작을 했으니까 계속 이어나가자, 상황에 맞게 적절하게 운영을 하자, 성장교실 선생님들을 설득하면서 왔는데, 지난 6월에 성장교실 첫 번째 오프라인 모임도 했고, 그러면서 온라인 개학을 하길 잘했다고 생각을 하게 됐어요. 왜냐하면 선생님들이 배우고자 하는 마음이 절실했던 것 같아요. 그 절실함을 외면하지 않고 연기하지 않길 잘했다고 생각했어요.
Q 오서현 수석님은 새롭게 대표가 되셨잖아요.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때 어떤 기분이셨을지 궁금하네요. 오서현: 되게 황당했죠. 왜 나에게 이런? (웃음) 그런데 이우경 선생님이 자꾸 저를 꾀었어요. 가문의 영광이라고. 그래서 넘어갔죠. 제가 대표가 되는 것에 대해서 조금도 생각해본 적은 없었지만, 교직에 있는 동안에는 나무학교에 계속 있을 거라는 생각은 했었어요. 저는 수석교사로 있으면서, 학교에서 선생님들하고 배움의 조직을 구축하고 함께 연대해서 배우려고 하는 마음이 있었고, 그것이 나무학교 대표로까지 연결된 것 같아요.
Q 나무학교에 계속해서 선생님들이 찾아오시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세요? 오서현: ‘Together is Better’라는 말이 있잖아요. 선생님들이 그걸 아시는 것 같아요. 혼자서 해결할 수 없는 수많은 문제가 있고, 학교에는 같은 고민을 마음 놓고 나눌 동료들이 부족하고, 수업을 중심에 놓고 동료 교사들과 이야기를 나눈다는 것이 상대방에게 자칫 부담을 줄 수 있어 조심스러우신 것 같아요. 하지만 수업에서 어려움은 계속 쌓이고 어딘가에서 함께 해결책을 찾고자 하는 마음이 있어 나무학교를 찾아오시게 되는 거죠. 이곳에서 동료 선생님들과 함께 새로운 수업을 실천하면서 지지와 격려를 받고 성장했던 경험이 원동력이 되어 나무학교 졸업 후에도 운영진으로 남아 계속해서 활동을 이어나가게 만드는 것 같아요.
Q 나무학교에서 보완하거나 부족한 점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오서현: 올해 성장교실 운영팀이 바뀌고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장소를 정해야 하는데 마땅한 장소가 없어 그 상황에서 오는 스트레스와 고민으로 인해 운영팀 선생님들이 모두 힘들었어요. 아직 모두 발령이 나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장소를 어찌해야 하나 고민했거든요. 새로운 관리자들이 인사이동으로 오는 경우 장소 사용을 선뜻 말하기가 어려워요. 더구나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학교에서 모이겠다 하기도 조심스러웠어요. 그리고 장소를 옮겨 다닐 때마다 나무학교 물품들을 어디에 보관해야 하는지에 대한 기본적인 고민들이 너무 난감하더라고요. 그래서 나무학교도 마음을 놓고 자유롭게 모일 수 있는 전용 공간이 있어야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심대현: 저도 그 부분이 가장 걱정인데 공간마련을 위해 나무학교 회비가 적립되고 있으니 앞으로 몇 년 후에는 우리만의 전용 공간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해요.
이우경: 나무학교 내에 소모임이 PDC는 3년, 나침반은 2년째 접어들고 있는데요. 저는 이러한 소모임의 내용이 반복되거나 소수에게 일이 집중되거나 하면 사그라들게 되어 버릴까 가장 우려가 돼요. 그래서 이 부분을 가장 신경 써야 한다고 생각해요. 소모임들도 나무학교처럼 사람들을 세워서 헌신과 희생이 그 사람들의 일이 되고, 신념이 되고, 삶의 방향이 되도록 일을 그렇게 나누어주어야 해요. 그것이 잘 이루어진다면 쭉 성장해 나갈 것이고 어려우면 하나씩 시들어가겠죠. 그런 것들을 고민해야 할 것 같아요.
오서현: 다행히도 지금 PBL의 경우 성장교실 운영팀이 매해 새롭게 구성되어서 프로그램 운영을 나누어서 하기 때문에 책임과 업무가 분산되는 것 같아요. 이우경: 다른 소모임도 일을 나누고 사람을 키우고 이런 것에 대한 조직적 감각이 있어야 오래 살아남을 것 같아요. 그리고 나무학교를 통해서 성장해 나온 사람들이 조심해야 할 것은 어디에 가서 무엇을 하든 아이들을 향한 그 초심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에요. 내 성장이 곧 아이들의 성장으로 이어지고 이를 통해 자신의 삶의 활력과 이유를 찾아 나가는 곳이 나무학교라는 사실을 잊지말아야 해요.
Q 나무학교가 이런 방향으로 발전했으면 좋겠다 하는 점이 있다면요? 심대현: 지난번 회의 때도 잠깐 이야기했지만 성장교실 이후에 심화 과정으로 시즌2, 나눔교실을 생각하고 있어요. 그래서 8월쯤에 TF 구성을 해서 교육과정을 다시 한번 짜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내년에는 나눔교실을 1년 과정으로 오픈을 할까 고민하고 있어요. 나무학교가 성장교실을 통해서 실천가들을 만들어 내고 한 5년 정도 지나니까 성장교실 졸업생들이 여러 곳에서 열심히 활동하고 있어요. 이제는 심화 과정을 통해 현재 우리가 걸어가고 있는 지향점이나 철학을 나누고 그동안의 피드백과 점검을 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느껴요. 나무학교가 충남 전체를 대상으로 강의도 많이 나가고 있는데, 이제 여기에 좀 더 성숙함과 완숙함을 더해야 되는 시기라고 봐요. 성장교실 졸업생들을 대상으로 심화 과정을 구축해서 나무학교의 지향점을 좀 더 성찰할 수 있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이우경: 거기에 제안을 하나 얹자면, 나무학교 소모임의 성격이 관계지향 혹은 수업지향으로 나뉘는 것 같아요. 최근에 손현원 선생님이 각 영역에 있는 몇 명의 사람들을 묶어서 문제해결을 할 수 있는 밴드를 하나 엮었더라고요. 그런 것처럼 우리의 서로 다른 깊이를 가지고 있는 실천들이 만나서 좀 더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는 그런 단계로 나아갈 수 있는 것이었으면 좋겠어요.
Q 마지막으로 질문드립니다. 선생님에게 나무학교란 어떤 존재입니까? 심대현: 심심해서 만들어 본 건데 일이 너무 커졌다. 이제는 수습이 불가능하다.(웃음)
오서현: 여러 비유가 있겠지만 나무학교는 ‘산소’와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제가 건강한 교사 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그런 산소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고 많은 에너지를 받는 것 같아요. 안 그랬으면 명퇴하겠다, 그만하겠다, 못하겠다, 이렇게 했을 것 같아요. 그나마 운이 좋게 나무학교와 인연을 맺게 돼서 지금까지 교사로서 보람을 느끼며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우경: 나무학교는 저의 배움터이자 교사로서 삶의 중심이죠. 80년대 교육운동을 쭉 해오다가 아이들에게서 멀어진 교사들만의 권리 운동으로 변질되어 버렸다는 것을 깨닫고 계속해서 새로운 길을 찾았어요. 저는 나무학교 젊은 선생님들의 이 움직임이 기존과는 다른, 버전을 달리한 새로운 시대를 향해 가는 진정한 의미의 교육 운동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제가 지금 있는 자리가, 그때 하던 것을 바꿔서 지금은 다른 것을 하는 게 아니라 계속 똑같은 길에 서 있다고 생각해요. 달라지지 않았다. 80년대 교육 운동을 하던 그때나 지금이나 달라지지 않았고 나무학교도 그 위에 있는 거라고 생각을 해요. 버전이 다른 새로운 교육 운동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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