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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별 수업 및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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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수업 수행평가도 이렇게 달라지고 있어요

체육수업 수행평가도 이렇게 달라지고 있어요

손현원(천남중학교 체육교사)

체육수업, 단순한 결과평가에서 과정중심평가로의 변화

체육과 평가에 대해 이렇게 쓰려고 하니 어떤 이야기를 써야 할지 고민이 됩니다. 많은 분들이 생각하기에 체육은 운동기능이나 체력 수준만 평가한다고 생각합니다. 과거에 체육수업이 그랬거든요. 예를 들어 배구를 평가하면 언더토스 20개 A, 15개 B, 10개 C를 주는 방법이나 예전에는 체력장으로 불렸던 지금의 PAPS로 수행평가를 대체하여 1, 2등급 A, 3등급 B, 4, 5등급 C를 주는 방법들 말이죠. 게다가 기회도 여러 번 주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단 한 번의 실수가 점수를 나누는 큰 이유가 되기도 했습니다. 사실 이런 방법들이 신뢰도나 객관도 부분에서는 굉장히 높은 평가 방법이어서 아직도 몇몇 체육선생님들은 이렇게 평가를 하고 있습니다. 한편, 중1때 배구 언더토스로 평가를 받았는데, 고등학교에서도 같은 수행으로 평가받아야 하는 현실도 안타깝습니다.
다행히 체육수업의 변화에 관심이 많은 선생님들께서 위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다양한 수업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체육수업은 다른 어떤 교과보다도 교육과정 구성의 자율성이 높습니다. 체육수업은 교과서를 거의 사용하지 않으며,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도 체육수업 시 건강, 도전, 경쟁, 표현, 안전 영역을 한 번씩 다루기만 한다면 그밖의 것들은 교사가 자율적으로 구성하여 운영할 수 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체육 교과의 강점을 살려 제가 직접 실천했던 사례를 바탕으로 운동 기능 또는 체력 수준 측정과 함께 다양한 영역을 평가할 수 있는 체육 평가 방법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저는 ‘체육수업을 통해서 학생들의 삶에 어떻게 영향을 줄 것인가’, ‘체육 수업이 학교 활동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관심이 많습니다. 그리고 많은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는 수업을 계획하려고 합니다.
어떠신가요? 즐거워 보이지 않으세요? 위 사진들은 2021년 1학기 수업으로 진행한 스포츠 피구의 장면입니다. 체육수업에서 경기를 경험하고 매주 금요일 점심 스포츠리그를 통해 학급대항 경기를 진행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적인 피구보다 규칙이 많아 배우기는 조금 어렵지만 학생들은 남녀 구분 없이 반 대항 경기에 서로 나가고 싶어 했습니다. 이날 경기에서 학생들은 학생 별 운동 기능에 따른 팀 전술이 적절하게 어우러진 명경기를 보여주었습니다.
모든 학생들이 체육수업에 참여도록 하기 위해서는 평가의 난이도는 낮추고 학생활동 수준을 다양하게 나누는 것이 좋습니다. 농구를 예로 들면,
위의 표처럼 활동을 세분화하고 매 차시 평가받을 수 있는 시간을 주고 있습니다. 이렇게 명확하게 활동 과제를 제시하는 것만으로도 체육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은 점심시간 또는 방과 후 시간에 스스로 연습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수업시간에는 경기 위주로 수업을 진행합니다. 주로 사용되는 체육교육 모형으로 스포츠교육 모형이 있습니다. 스포츠교육 모형은 시즌, 팀, 공식경기, 결승행사, 공식기록, 축제화를 특징으로 하며, 학생들이 선수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라 스포츠 경기구성, 운영 전반을 직접 만들어가는 교육과정 모형을 말합니다. 한 반의 학생들을 3개 모둠으로 나누어 2개 모둠은 선수로서 경기에 참여하고 1개 모둠은 심판, 운영팀, 아나운서, 전력분석원 등 다양한 역할을 맡도록 수업을 진행합니다. 스포츠교육 모형이 잘 운영되면 점심시간 또는 스포츠클럽 시간을 활용하여 반 대항 대회, 학년 대항 대회, 나아가 학교 대항 대회까지 운영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스포츠교육모형에서 평가는 심, 인, 정 3가지 부분을 모두 평가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 심동적 부분은 기본 기능과 경기 결과를 통해 평가합니다. 두 번째, 인지적 부분은 규칙 알기, 전술 이해, 전술 적용, 다양한 역할의 이해, 경기 중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 예방하기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 정의적 부분은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는 것(참여 평가),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참여 정도 평가), 경기 중 페어플레이 평가, 경기 중 격려하고 응원하기 등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다시 정리하면, 농구 수업에서 학생들을 평가할 때 다음과 같은 평가 방법들을 활용했습니다. 1. 경기 기능을 수준별로 제시하여 학생이 원할 때마다 지속적으로 평가한다. 2. 경기규칙을 알고 전술을 이해하여, 선수로 경기에 참여할 수 있는지 평가한다. 3. 경기 운영을 위한 다양한 역할을 알고 몇 가지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지 평가한다. 4. 경기 중에 발생할 수 있는 감정적 문제점을 알고 경기 중 페어플레이하는지 평가한다. 5. 경기 중에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를 알고 예방법 및 대처법을 알고 있는지 평가한다.
제가 말씀드린 방법은 간단하게 10개 중 몇 개 성공하기와 같은 과거의 결과평가에서 결과와 함께 과정을 평가하는 과정중심평가로 전환된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이러한 변화는 이미 학교 현장에서 많은 선생님이 사용하고 있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무엇을 평가받을지에 대한 선택권 이양

저는 수업을 계획하면서 ‘구조도’라는 개념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구조도는 ‘수업 중 학생의 선택권을 어디까지 이양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으로, 구조도가 높을수록 교사가 꼼꼼히 구성한 계획과 환경에 따라 오차없이 학생들을 움직이게 하고, 구조도가 낮을수록 학생들은 다양한 고민과 탐구를 통해 교사가 제시한 목표지점을 직접 찾아가는 활동을 하게 됩니다.
이러한 개념은 모스턴의 체육 교수 스타일에 잘 표현되어 있습니다. 모스턴은 지시형 스타일부터 자기학습형 스타일까지 11가지 스타일을 제시하고 있는데요. 그 중 10번째 스타일인 학생주도형 스타일 수업에 적용했던 평가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도전게임올림픽이라는 수업을 진행했을 때입니다. 가장 큰 수업목표는 도전의 가치를 아는 것이었습니다. 스포츠 또는 놀이 활동을 활용하여 도전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드는 것으로 수업을 시작했습니다. 4명, 8모둠으로 총 8종목의 도전게임을 만들고 발표와 질문을 통해 도전게임을 이해하고 규칙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정해진 8가지 도전게임을 모둠별로 연습하고 1명당 2개의 도전게임에 참여하도록 했습니다. 8가지 도전게임을 빨리 성공하는 팀 순서로 상대평가를 실시했고, 게임을 만드는 과정과 발표, 질문 등을 일지로 작성하고 활동 소감문을 제출하여 도전의 가치에 대한 이해와 생각을 알아보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아이들이 직접 평가할 종목을 만들기 때문에 반별로 평가 종목, 방식, 기준이 다르다. 각자 만든 평가 기준을 설명하고 있는 장면들
이 수업을 소개하는 이유는 각 반마다 평가받는 종목이 달라도 평가가 가능하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체육시간에 무엇을 할지를 학생들이 스스로 찾아내고 만들어가는 과정이 있었고 교사는 그 과정과 결과를 평가했습니다.
이와 비슷한 수업으로 건강체력달리기라는 수업도 진행했습니다. 수업 목표는 ‘자신의 건강체력 수준을 알고 스스로 계획 및 평가할 수 있다.’ 였습니다. 학생들에게 학교 지도를 코스로 제시하고 학생들이 코스와 중간지점(3곳)에서 실시할 체력 평가 종목을 선정했습니다. 평가 종목은 모둠별로 근력, 근지구력, 유연성, 순발력, 평형성 등 측정할 체력 종류를 결정하고 그 체력을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을 조사하고 실험을 통해 결정하였습니다. 코스와 측정 종목들이 결정되면 8명씩 4개 모둠으로 운영하여 3개 모둠은 측정자로 참가, 1개 모둠은 평가자로 수업에 참가하였습니다.
① 평가 기준을 만들기
③ 평가 기준을 설명하기
⑤ 평가 실시
② 평가 기준을 공유하고 수정하기
④ 평가 참여
⑥ 자기평가 실시
위의 두 가지 수업을 통해 느낀점은 분명합니다. 학생에게 수업 평가 내용을 이양하는 것이 학생들의 수업 참여도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입니다. 수업의 주도권이 학생에게 이양될 때 학생들은 더 다양한 아이디어와 높은 참여율을 보여줍니다. 선생님도 학생을 믿고 수업의 주도권을 넘겨보심이 어떠신가요?
p.s. 충청남도교육청 자유학년 수업준비OK자료와 교육부에서 나오는 체육과 수업사례집을 참고하시면 앞에서 말씀드린 체육과 수업 및 평가의 다양한 방법과 사례를 참고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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