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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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지난 3년간 중학교에서 도덕 교과를 가르치다 올해 고등학교로 자리를 옮겨 윤리와 사상을 가르치고 있는 4년차 교사입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딱히 무슨 결심을 한 것도 아닌데 중학교 도덕교과에서 대부분의 수업을 학생 활동 중심 수업으로 꾸려왔던 것과는 대조적으로 현재 저는 대부분의 수업을 설명식 강의와 문제풀이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광범위한 윤리사회 사상을 1년안에 다루어야 하는 상황에서 짧은 시간에 많은 학습 내용을 전달할 수 있는 강의식 수업은 필수적이라고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진도 걱정없이 학생들과 생각을 공유하며 학생들에게 오히려 제가 더 많이 배웠던 시간들이 종종 그립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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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중 2학기에 갑자기 방과후 예산이 추가로 내려오게 되었습니다. 학교를 옮긴 첫해이기도 하고 그동안 한번도 해보지 않은 방과후 수업을 시작할 용기가 나지 않아 쭈뼛거리고 있는 참에 문과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진로 캠프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부장님의 말씀에 바로 토론수업이 떠올랐고, 2년 전 나무 학교 성장 교실에서 토의토론을 공부했던 경험이 힘이 되어 방과후 토의토론 수업을 개설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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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 수업을 통해 학생들이 토론 논제에 대해 깊게 탐구하고, 논제 안에 담긴 쟁점을 찾아 합리적으로 토론하며 성장하기를 기대했습니다.
*수업 흐름 및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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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에는 고등학교 2학년 학생 16명이 참여하였고, 금요일 방과후 2시간씩 5주 운영으로 총 10차시로 구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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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치 못한 온라인 수업 전환으로 4가지 논제 모두 ZOOM에서 온라인 토론으로 진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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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4가지 논제 중 자신의 진로와 관련된 논제에는 반드시 토론자로 참여하게 하였고, 그 외 논제에 대해서는 희망 학생에 한해서만 추가로 토론에 참여하여 논제에 따라 참여 학생의 숫자에 달랐는데 굳이 숫자를 맞추지 않고, 2:2 토론, 3:3 토론, 4:4 토론 등으로 토론의 형태를 변형하여 운영하였습니다. 토론자로 참여하지 않은 학생 중에 사회자를 뽑고 나머지 학생은 배심원의 역할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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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온라인 수업으로 토론 활동을 위한 사전조사지와 입론서, 토론 메모, 토론별 소감 등은 구글 설문지 파일 첨부를 통해 제출하도록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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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토론 후 <무용지용 활동>을 위한 사전 안내를 하고 마무리 활동으로 나에게는 쓸모 없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쓸모 있는 물건을 PREP 기법으로 소개하는 활동을 한 후 전체 토론 활동에 대한 소감을 나누며 방과후 수업을 마무리했습니다.
*수업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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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 분야별로 모둠을 구성한 후 토론 주제를 선정한 이유는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와 관련된 이슈에 대해 심화 탐구할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토론의 과정을 생활기록부에 기재하여 학생의 적공역량 부분을 드러내주고 싶어서였습니다. 모둠별 논제 의논 시간에 적극적으로 의사소통하며 다양한 이야기가 오가는 것을 보고 학생들에게 논제선정을 전적으로 맡겨두었는데 막상 논제 발표를 보니 대부분 기존에 나와 있는 토론 주제를 참고하여 논제를 선정하여 새롭고 매력적인 논제를 설정하지 못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진로 분야별 토론 주제를 정하되, 토론할 만한 가치가 있는 매력적인 논제를 어떻게 이끌어 낼 수 있을지 고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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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하려는 학생들이 모인 수업이라 사전 조사 및 입론은 완벽에 가깝게 진행되었지만, 상대방을 공격한다는 생각 때문이었을까요? 교차조사와 반론에 있어서는 논제 안에 담겨진 쟁점을 찾아내지 못하거나 주어진 시간을 다 채우지 못하는 등의 미흡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재미있는 아이스브레이킹에 빠져 시간이 지체되는 바람에 1-2차시에 ‘토론의 이해’ 수업이 부실하게 끝나버렸는데 그 영향이 있을 것 같다는 반성이 들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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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으로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100%의 출석률을 보이며 열띤 토론을 이어가는 아이들 덕분에 행복한 방과후 수업이었습니다. 내년에는 교과 수업에서도 토론수업을 꼭 적용하여 학생들이 교과 시간에 배운 윤리적 앎을 자신의 삶에 적용하고 자신과 사회에 대해 건강한 생각을 가지는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