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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별 수업 및 평가

선생님, ‘커’‘피’ 한 잔 하실래요?: 수업이 꽃피는 대화의 시간

선생님, ‘’‘한 잔 하실래요?: 수업이 꽃피는 대화의 시간

- 배움의 숲 나무학교 제7회 수업축제 후기-

문진아(영인중학교 사회 교사)

’,‘에 진심인 사람들이 되기까지

9월 5일 줌, 올해는 어떻게 축제를 운영할까 첫 논의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때쯤 축제가 열리는 11월 이후에는 코로나가 한풀 꺾일 거라는 예측이 있었고, 2년간 온+오프, 2∼3 지역으로 나눠 진행하면서 나무학교는 여러 시도를 통해 또 한 번 성장했지만, 이전의 수업축제에 대한 그리움도 있었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너무 많은 인원을 초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으니, 150명 선에서 충남 지역의 여러 선생님을 초대하고 한 곳에서 모여 축제를 진행하자는 방향으로 논의되었습니다.
축제의 아이디어, 테마를 논의할 때도 다양한 의견들이 나왔습니다. 성장교실의 다채로운 활동들을 보여주자, 소모임 소식이 궁금하니 소모임과 나무학교의 거리를 좁히는 자리를 나누자,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장을 마련하자, 코로나로 인해 그동안 단절되었던 인간관계를 채울 수 있도록 하자, 외부 단체와 전문가도 초청하자, 흥미로우면서도 서로를 연결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자 등의 의견이 나왔습니다. 강의, 인터뷰, 토크콘서트, 써클 등 다양한 형식도 논의되었습니다. 전시 또는 갤러리워크 형태의 수업 공유활동은 꼭 하도록 하고, 수업축제이기에 수업을 나누고 참가자들이 많은 것을 얻어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9월 7∼17일에 걸친 슬로건 모집, 9월 18일과 9월 29일 회의를 거치며 이번 축제의 키워드는 ‘교사, 수업, 공동체, 대화, 연결, 소통’으로 좁혀졌습니다. 이 키워드들을 바탕으로 11개의 슬로건 중 문명현 선생님과 김소망 선생님의 의견을 합쳐 ‘선생님, ‘커’ ‘피’ 한 잔 하실래요?: 수업이 꽃피는 대화의 시간’이라는 슬로건이 탄생했습니다. 나무학교는 공동체이기 때문에 커뮤니티의 ‘커’(엄밀히 따지자면 조금 다른 의미를 가지지만 대충 넘어가자고요 허허허), 수업이 ‘피’어난다는 뜻을 담았습니다. 이 커피는 컨셉에 진심인 사람들에 의해 축제 곳곳에 녹아들었습니다.
▲ 9월 5일 줌회의
▲ 9월 29일 줌회의

토크콘서트

토크콘서트의 테마는 ‘커피의 기본이 되는, 에스프레소’였습니다. 모든 커피는 에스프레소를 베이스로 하잖아요. 그래서 가장 기본인 ‘배움의 숲 나무학교’와 교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었습니다.
축제에는 음악이 빠질 수 없죠. 교사 노래패 ‘햇볕 한 줌’이 공연으로 즐겁고 편안하게 문을 열어주었습니다. 오랜만에 라이브로 들어보는 나무학교 교가도 너무나 반가웠고요. 햇볕 한 줌의 노랫소리는 행복한 교실을 위한 따뜻한 위로가 되었습니다.
▲ 교사노래패 ‘햇볕 한 줌’ 공연
나무학교의 공동대표, 조미경 수석교사님과 백순우 선생님께서 그동안 나무학교가 걸어온 길과 올 한해 활동을 간단히 안내해 주셨습니다. 이번 축제에 함께해주신 외부 학습공동체와 소모임도 소개해 주셨고요. 편집팀 에디터 양철웅 선생님께서 2022 여름 워크숍 ‘함께 걷는 우리, 교실 공동체의 회복’을 통해 나무학교 공유비전을 수립해가는 과정을 나눠주셨습니다. 이번 성장교실 8기 모집 인터뷰를 진행할 때 성장교실 가입 동기로 수업축제 때 공유비전을 나눴던 것을 얘기하시면서, ‘끊임없이 공유비전을 논의하고 새롭게 설정해가는 공동체에서는 어떤 활동이 이루어질까. 나도 그 공동체의 일원이 되고 싶다.’는 생각으로 가입을 희망하신다는 선생님이 계셨습니다. 지금도 여름 워크숍에서 모인 비전(안)을 타당성을 갖춘 하나의 공동 비전으로 수립하기 위해 델파이 조사가 진행 중인데요. 우리의 마음이 모여 어떤 비전이 탄생할지 기대됩니다.
▲ 나무학교가 걸어온 길
▲ 나무학교 공유비전의 과정
다음으로 편집팀의 양철웅 선생님, 권아영 선생님께서 ‘나무학교. 무엇이든 물어보살!’ 코너를 진행해주셨습니다. 패들렛을 통해 사전에 받은 나무학교에 대한 질문에 1기 문명현 선생님, 6기 조나경 선생님, 7기 한리나 선생님께서 답을 해주셨습니다. 나무학교에 들어오게 된 계기, 성장교실이나 소모임 활동 내용, 나무학교 활동을 계속해서 하는 이유 등 나무학교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풀어가는 시간이었습니다.
▲ 나무학교, 무엇이든 물어보살!
나무학교에서 시작한 이야기는 학교 밖 학습공동체에 대한 이야기를 지나 교사 개인에 대한 이야기로 흘러갔습니다. 저와 박용배 선생님이 토크콘서트를 진행했습니다. 첫 번째 질문은 “7자 이내로 나무학교를 표현해 주세요.”였습니다. ‘참교사들의 모임’, ‘열정샘들 집합소’, ‘교사들의 배움터’와 같은 답도 있었지만 ‘뭐 하는 곳일까요’, ‘목공 하는 곳인가?’ 등 나무학교에 대한 궁금증을 재미있게 표현한 답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두 번째 질문은 “요즘 선생님의 가장 큰 고민을 떠올려보고, 그 고민에 이름을 붙여주세요. 만약 고민의 이름을 붙이기 어렵다면 작명 의뢰를 남겨주세요.”였습니다. ‘저는 사자입니다. 수행평가 채점도 밀려있고, 생기부도 밀려있고, 원안 출제도 밀려있고, 다 밀려있는 밀림의 왕 사자’라는 재치 있는 답변도 있었고, ‘신규 때는 선배 선생님들이 너무 열심히 하지 말라는 말씀이 이해되지 않았는데, 2년차가 되고 조금 학교를 둘러볼 여유가 생기니 열심히 하는 사람들에게는 일을 계속 주고 일을 대충하는 선생님에게는 어렵고 힘든 일을 맡기지 않더라.’는 안타까운 현실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었습니다.
▲ 토크콘서트

공동체&수업 친구 부스

공동체&수업 친구 부스의 테마는 ‘오늘도 우리와 함께하는, 아메리카노’였습니다. 원고를 쓰고 있는 지금도 제 옆에는 아메리카노가 놓여있는데요. 현대인의 필수품(?) 아메리카노처럼 교사들은 늘 수업과 함께 하죠. 수업을 함께 보고 대화하며 고민과 배움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아단관 벽면에 선생님들의 수업, 동아리, 학급 경영 등 다양한 이야기가 담긴 32개의 수업친구부스가 진행되었습니다.
▲ 수업 친구 부스
공동체 부스에는 나무학교 내외의 학습공동체가 참여하여 공동체와 그동안의 활동 내용을 공유하고,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했습니다. ()새로운학교충남네트워크(김명중 선생님, 박은희 선생님)는 2014년부터 진행한 다양한 연수, 워크샵, 연구활동을 소개하고 존 듀이 고전 읽기 연수 자료, 추천 책 등을 안내했습니다. 더불어자라는 더자(강미영 선생님, 박광필 선생님, 박희진 선생님, 조나경 선생님)는 따뜻함에 재미와 의미를 더한 비폭력교실을 주제로 교실 속 나의 모습을 돌아보며 비폭력대화를 실천하고, 나를 위로해주는 격려카드를 만드는 활동을 했습니다. 생활교육연구소(김유미 선생님, 김한희 선생님, 박정환 선생님)는 2021~2022 활동 모습과 활동 자료를 소개하고, 생활교육에 도움이 되고 즐겁게 만날 수 있는 활동을 진행했습니다. 교사인문학팟캐스트 이해됨(신경훈 선생님, 임수진 선생님, 조혜진 선생님)은 팟캐스트 녹음 장비와 방송의 주제가 되었던 책을 소개하고 구독자 이벤트를 하셨습니다. 배움의 숲터디(오서현 선생님, 황윤상 선생님)는 2021~2022 활동 도서 및 독후 활동을 안내하고 학습공동체가 왜 필요한지, 선생님이 바라는 교사학습공동체의 모습은 무엇인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PBL 센터(서유리 선생님, 이예솔 선생님)는 PBL 센터의 방향과 목표 등을 소개하고 교육활동과 수업 사례집을 전시하고 PBL 센터 공유회에 대해 안내해주셨습니다. 공동체별로 다양한 활동을 준비해주셔서 여기저기 참여하다 보니 1시간이 짧게 느껴졌습니다.
▲ 공동체 부스
2층에서는 성장교실 홍보 부스도 운영되었습니다. 이번 성장교실 8기 선생님 중에는 수업축제를 통해 들어오신 분들이 많으신데요. 성장교실 홍보 부스를 진행하셨던 7기의 자치회장 한리나 선생님과 교육팀 최은정 선생님, 이민수 선생님의 공이 크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 성장교실 홍보 부스

첫 번째 강의: 배움이 있는 성장교실 2022 교육과정 맛보기

오후는 두 번의 강의로 진행되었는데요. 첫 번째 강의의 테마는 ‘우유를 섞어 부드러운, 카페라떼’였습니다. 커피에 우유를 섞어 부드럽게 넘어가는 카페라떼처럼 성장교실 7기 선생님들께서 운영하셨던 교육과정을 90분으로 압축하여 부드럽게 준비해주셨습니다.
에듀테크팀(김영수 선생님, 왕성희 선생님, 이윤진 선생님, 임보라 선생님)은 퀵드로우, 투닝, 캔바 등 학교에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에듀테크 꿀팁들을 전수해주셨습니다. 협동학습팀(김정윤 선생님, 박진희 선생님, 양재원 선생님, 엄다혜 선생님)은 모둠 만들기와 모둠 세우기, 협동학습 모형 체험, 협동학습 이야기 나누기를 진행해주셨습니다. 관계중심 생활교육팀(곽동균 선생님, 김혜연 선생님)은 갈등을 지혜롭게 대하는 비폭력대화를 주제로 평가와 관찰 구분하기, 느낌과 생각 구분하기, 욕구/부탁 표현해보기를 진행해주셨습니다. 배움중심수업팀(김경아 선생님, 서덕원 선생님, 이수영 선생님, 정채희 선생님)은 배움중심수업 사례를 나누고 모둠전지토론, 비주얼씽킹 활동을 진행해주셨습니다. PBL 교육과정팀(김애숙 선생님, 김유민 선생님, 이나경 선생님, 채예지 선생님, 한리나 선생님)은 그림카드를 활용한 이야기 나누기, PBL의 구성 요소를 바탕으로 PBL 수업 이론과 사례를 나눠주셨습니다.
▲ 배움이 있는 성장교실 2022 교육과정 맛보기

두 번째 강의: 배움의 숲 나무학교와 안팎으로 함께하는 공동체의 이야기

두 번째 강의의 테마는 ‘우유 거품을 더한, 카푸치노’였습니다. 카푸치노는 부드럽고 풍성한 우유거품이 올라가 있죠. 나무학교 안팎으로 함께하는 공동체에서 강의를 맡아, 수업축제를 더욱 풍성하게 해주셨습니다.
실천교육교사모임 충남지부(실천교육교사모임 충남지부 부회장 현운석 선생님)는 학생/학부모 교육활동 침해사례, 학교급별 교육활동 침해사례, 교육활동 침해 대응 매뉴얼을 안내해주시며 교사에게 꼭 필요한 교권, 교육법 강의를 진행하셨습니다. 부모 코칭 교사모임 나침반(이우경 선생님, 방영화 선생님)에서는 ‘학부모를 내 편으로 만드는 부모 코칭’을 주제로 교사를 힘들게 하는 아이들의 유형을 알아보고, 부모 코칭을 위한 부모양육태도 검사와 프로파일 방법을 안내해주셨습니다. 생활교육연구소(손현원 선생님, 유현정 선생님, 인치선 선생님)에서는 ‘활발하고 따뜻한 교실 만들기’를 주제로 친절하고 단호한 교사의 말하기 방법, 따뜻하고 활기찬 교실을 만드는 방법, 학생, 학부모와 상담하는 방법 등을 알려주셨습니다. 중등국어모임 소풍(권아영 선생님, 김유미, 선생님, 조혜진, 선생님, 하누리 선생님, 황정아 선생님)은 ‘소소하지만, 의미 있는 만남, 참 쉬운 국어수업’을 주제로 MZ세대와 통하는 수업, MBTI 인물 탐구 수업, 제대로 읽고 똑똑하게 말하는 학생으로 자라나는 국어교실, 심리학과 국어의 만남! 사랑력 기르기 독서 수업, 마음 보듬-세움-채움 프로젝트 수업 등 다양한 수업을 나눠주셨습니다. 마지막으로 설화 학습공동체(조미경 선생님, 학부모 안은화님, 이정숙님, 장숙경님)에서는 ‘학부모와 함께하는 공감&힐링 업사이클링 공예’를 주제로 교사와 학부모가 함께하는 학습공동체 활동을 소개하고 공감+힐링 업사이클링 공예 체험을 진행해주셨습니다.
담쟁이의 마음(노혜진 선생님, 임수진 선생님, 손주영 선생님, 오해균 선생님)에서는 첫 번째~두 번째 강의 시간에 걸쳐 ‘함께 이끌기(Leading together), 커뮤니티를 만나다’를 주제로 써클 활동을 진행하셨습니다. 커뮤니티와 동료에 대해 성찰하고, 에너자이징, 홀로 비추기, 서클에서 마음 비추기 등을 진행하셨습니다.
▲ 배움의 숲 나무학교와 안팎으로 함께하는 공동체의 이야기

숲다방&탁아방

수업축제하면 포토존을 빼놓을 수 없죠. 나무학교의 파티걸 정다정 선생님께서 선생님들의 당을 보충해줄 수 있는 다과와 함께 기념 촬영을 할 수 있는 포토존을 운영해주셨습니다. 예쁜 사진이 나올 수 있도록 무려 스튜디오 조명을 빌려주신 홍보라 선생님도 정말 감사드립니다.
▲ 숲다방
코로나로 인해 그동안 운영하지 못했던 탁아방도 운영되었습니다. 나무학교와 MOU를 맺고 있는 교육공동체협동조합 노리아이 소속 선생님들께서 수업축제에 참석하신 선생님 자녀를 대상으로 공동체 놀이 프로그램을 진행해주셨습니다. 아이들은 탁아방에서 여러 가지 만들기도 하고, 밖에서 뛰어놀고, 숲다방에서 사진도 찍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 노리아이 탁아방

마무리 활동

마지막 활동의 테마는 ‘진하고 달달한, 카페모카’였습니다. 예멘의 모카에서 만들어진 커피콩은 예로부터 특유의 초콜릿 향으로 유명한데, 지금의 카페모카는 주로 초콜릿 시럽을 첨가하여 달달하게 만듭니다. 전체 활동에 대한 폐회사를 진행하고 수업축제를 달달하게 마무리할 수 있는 경품 추첨 및 기념품 증정, 단체 사진 촬영으로 마무리하였습니다.
▲ 경품 추첨
▲ 단체 사진

수업축제 글을 마무리하며...

이번 제7회 수업축제의 목적은 코로나로 인해 심리적으로 소진된 교사들이 서로 지지하고 격려하며, 교사와 교사의 수업 대화를 통해 고민을 나누고 성장하고자 하였습니다. 더불어 유관 학습공동체의 교사들과 함께 협력하고 연결을 맺는 자리를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오랜만에 한 곳에 모인 선생님들이 나눈 이야기는 7시간이 넘도록 계속되었습니다. 아무래도 그동안 만나지 못한 아쉬움이 컸기 때문이겠죠. 그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도 마지막 단체 사진을 찍을 때까지 선생님들의 얼굴에는 밝은 웃음이 가득했습니다.
저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 것은 공주대학교와 한남대학교에서 함께한 40명의 예비교사입니다. 예비교사들은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축제에 생기를 불어넣어 주었고, OOO 선생님이라 적힌 명찰 속지도 소중한 기념으로 가져가는 것을 보며 신규 때의 몽글몽글한 감정을 되살아나게 해주었습니다.
수업축제는 28명의 선생님께서 TF팀으로 활약해주셨고, 53명의 선생님께서 강의를 진행해주셨으며, 교원 및 학부모 136명과 예비교사 40명이 참석하셨습니다. 북일여자고등학교에서는 2021년에 이어 2022년에도 학교를 열어 수업축제가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협조해주셨습니다. 수업축제는 이렇게 많은 선생님의 참여와 도움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저는 수업축제를 기획하면서 나는 교실 속 외로운 존재가 아니라 수많은 동료와 함께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2023년에는 또 어떤 모습의 수업축제가 진행될지 벌써 기대가 됩니다.
나무학교 수업축제 파이팅!
성장교실을 운영하며 누구보다 성장중인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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