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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인권 프로젝트 제4화

[수업연재]노동인권 프로젝트 제4화

-노동인권 토론회 개최-

박준일(온양여자고등학교 국어교사) *노동인권 교육을 위해 뭐라도 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쓴 글입니다. 앞으로 시간 여유가 생길 때마다 수업 장면을 기록하고 연재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온양여자고등학교 국어교사 박준일입니다. 지난 글에서는 말씀드렸던 책대화 활동의 목적은 노동인권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학생들이 독서를 통해 기본적으로 알고 있어야하는 지식을 쌓고, 책대화를 통해 이를 자신들의 삶과 연결하고 확장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시간이 의미있는 시간이었던 건 맞지만 이 활동만으로 프로젝트 도입부에서 학생들에게 제시했던 탐구질문인 “노동을 하며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 나는 현재 또는 미래의 노동자로서 어떤 목소리를 낼 수 있을까?”에 답을 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저는 학생들이 탐구질문에 답할 수 있도록 '노동인권 토론회'를 개최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 수업을 어떻게 준비하고 운영했는지 말씀드리겠습니다.

1. 노동인권 토론회 준비하기

. 민주시민교육의 보이텔스바흐 원칙

선생님들께서는 혹시, 보이텔스바흐 원칙을 알고 계신가요? 이 원칙은 독일에서 보편적으로 적용하고 있는 민주시민교육의 원칙인데요. 이 원칙은 다음 세 가지를 골자로 합니다.
첫째는 주입 또는 교화 금지의 원칙입니다. 사회적 쟁점 사항에 대해 학생이 잘 모르는 상태에서 교사가 무엇이 바람직한 견해인지를 알려주거나 강요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것이지요.
둘째는 논쟁 원칙입니다. 사회적으로 논쟁적인 사안은 학교에서도 논쟁을 통해 학습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셋째는 정치적 행위능력 강화 원칙입니다. 학생들은 자신들의 이해관계를 고려하여 스스로 정치적 입장을 결정하고 행동에 옮길 수 있는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각 시도교육청에서 제시하고 있는 민주시민교육 지침들도 이 세 가지 원칙들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저 역시 민주시민교육의 한 부분인 노동인권교육을 실천하는 데 있어, 이 세 가지 원칙을 지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요. 노동인권 토론회는 이 원칙을 수업에 반영하는 데 매우 적합한 수업 형태이기도 합니다.
토론은 논제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과 이해를 바탕으로 복잡한 자료를 분석·종합하고, 상대측의 주장과 근거를 비판적으로 평가하는 등 고차원적인 사고 능력이 요구되는 담화 유형입니다. 뿐만 아니라 토론에서는 정해진 토론의 규칙을 준수하고, 상대 토론자의 의견을 경청하고 존중하는 태도와 자신의 주장과 근거를 조리있게 표현하는 의사소통능력이 요구됩니다.
학생뿐만 아니라 성인들에게도 토론은 참으로 어렵고 부담스러운 담화이지요. 이 때문에 저는 수업을 준비하면서 어떻게 하면 학생들이 토론에 흥미를 느끼면서, 타당성을 갖춘 주장과 근거를 가지고 토론에 참여하게 할 수 있을지에 대해 깊이 고민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생각한 토론의 논제는 무엇인지, 토론 준비는 어떻게 했는지, 어떤 토론 방법을 활용했는지 차례로 말씀드리겠습니다.

. 토론의 논제 정하기

학생들이 매력적으로 느낄 수 있는 토론의 논제는 찬성과 반대의 논리가 분명하게 대립해야 하며, 학생들의 삶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어야 합니다. 학생들이 직접 경험해봤던 문제이거나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문제라면 더할나위 없습니다. 한편, 학생들이 토론을 하면서 노동의 가치와 노동자의 권리, 사용자와 노동자와의 관계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볼 수도 있어야 합니다.
저는 학생들에게 다음 3가지의 논제를 제시하고, 반별로 투표를 통해 토론의 가치가 가장 높다고 생각하는 논제 1가지를 선정하도록 했습니다.
<노동인권 프로젝트 토론 논제>
① 학교는 학생들의 아르바이트를 제제해야 한다.
② 사용자는 노동자를 감시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업장에 CCTV를 설치할 수 있다.
③ 비정규직이라도 동일한 노동을 한다면 정규직과 동일한 임금을 받아야 한다.

. PREP기법과 툴민 기법

학생들이 노동인권 토론회에서 토론할 논제를 선정했다면, 이제 본격적으로 토론 개요서를 준비해야 합니다. 학생들이 토론 개요서를 준비할 때 <PREP 모형>을 따르도록 하면 어렵지 않게 주장과 근거를 마련할 수 있습니다. <PREP 모형>이란 토론에서 활용되는 논증의 구조를 ‘주장(Point) - 이유(Reason) - 사례나 근거자료(Example) - 주장(Point)’의 네 단계로 명료화시킨 것입니다. 예를 들어 ‘저는 우리 학교의 두발 단속은 문제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 ‘왜냐하면 머리카락을 기르는 것은 개인의 자유이기 때문입니다.’ - ‘A 단체에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두발 단속이 개인의 권리를 침해한다는 의견이 많은 것으로 나왔습니다.’ - ‘그러므로 저는 개인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점에서 우리 학교의 두발 단속은 문제가 많다고 주장합니다.’라고 논증하는 것입니다.
학생들에게 이 <PREP 모형>을 안내해주신다면 선생님들께서 가르치는 학생들이 직접 토론에 참여해본 경험이 없더라도 어렵지 않게 토론을 준비할 수 있습니다.
학생들이 <PREP 모형>에 익숙해졌다면 이보다 한 단계 진화된 버전인 툴민 모형에 따라 입론서를 준비할 수 있습니다. 툴민 모형이란 스티븐 툴민 교수가 창안한 논증 구조로서 <안건 - 결론 - 이유 - 설명 – 반론 꺾기 - 정리>의 6단계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이야기하는 방법입니다.
<툴민 모형의 논증 구조> 안건 - 결론 - 이유 - 설명 – 반론 꺾기 - 정리
안건은 토론의 논제를 의미하며, 결론 – 이유 – 설명 – 정리는 PREP 모형의 4단계와 동일합니다. PREP 모형과 다른 툴민 모형의 특징은 <반론 꺾기>의 단계가 있다는 것입니다. <반론 꺾기>란 상대 측 토론자가 제시할 것이라고 예상되는 주장과 근거를 미리 제시하여, 사전에 반박하는 것입니다.“물론, 노키즈존 설치가 타당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부모와 함께 업소를 찾은 어린아이들이 소란을 피우면 사고 발생 위험이 크고 다른 고객들의 불만도 크기 때문에 노키즈존을 운영해야 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어린아이가 소란을 피우는 것이 아닌데 일부 어린아이들의 행동 때문에 전체 어린아이를 대상으로 하는 노키즈존을 확대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생각합니다.”처럼 말이죠.

라. 입론서와 반론서 준비하기

저는 두 가지 모형 중 <PREP 모형>을 가지고 입론을 준비하게 했습니다. 학생들은 이 모형에 따라 찬성 측과 반대 측 모두의 입장에서 논증을 구성합니다. 이렇게 미리 한 가지의 입장을 정하지 않고 두 가지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학생들이 노동 문제에 대해 균형있는 사고를 하게되며, 실제 토론에서 타당성과 공정성을 갖춘 논거를 펼칠 수 있습니다. 실제 본인들이 어떤 입장에서 토론에 임할 것인지는 토론회의 직전 수업에서 제비뽑기를 통해 결정했습니다.
또한, 다음 활동지에서 안내된 것처럼 상대 토론자의 공격을 방어할 수 있도록 예상되는 상대측의 논거를 반박하는 반론서도 미리 준비하도록 했습니다. 반론서 역시 PREP 모형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토론이 익숙하지 않은 학생들을 위해 PREP 모형을 활용한 논증 구조의 예시를 최대한 많이 보여주고, 논증의 내용이 되는 부분만 빈칸으로 제시하여 문장을 보다 쉽게 완성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입론과 반론을 준비하면서, 앞에서 읽었던 노동인권 관련 도서를 참고하거나 뉴스 기사를 찾아보거나, 인터넷 검색을 할 수 있도록 2시간 정도 충분한 시간을 부여하고, 교사는 학생들의 입론서와 반론서를 미리 읽고 피드백을 제공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렇게 정성을 들여 토론을 준비했던 이유는 저와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학생들 대다수가 자기만의 생각을 떠올리고, 정리하고, 표현하는 것을 어려워했었기 때문입니다. 이 연수를 수강하시는 선생님들께서는 수업하시는 학생들의 특성에 따라 제공하는 비계의 정도를 적절히 조절하여 활용하시면 좋겠습니다.

2. 노동인권 토론회 운영하기

가. 두 마음 토론

토론은 두 마음 토론으로 진행했습니다. 천사와 악마 토론이라 불리기도 하는 이 토론에서 참여자는 중립자, 찬성, 반대, 기록자로 나뉘는데요, 토론의 이름처럼 찬성과 반대가 중립자의 찬성 마음과 반대 마음이 되어 토론을 진행하면서 중립자를 설득하는 토론입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인물이 내적 갈등에 빠졌을 때 두 가지 마음을 천사와 악마로 표현하는 이미지를 떠올리시면 이해가 쉬우실 것 같습니다. 이때 중립자는 사회자의 역할을 하고, 기록자는 토론자들의 발언 시간을 체크하면서 두 토론자의 발언 내용을 기록합니다. 중립자는 토론이 끝난 후 최종 판결을 합니다. 4인 1모둠일 경우 학생들 한 명 한 명에게 앞서 말씀드린 역할을 부여하면 되고, 5인 1모둠이나 3인 1모둠일 경우 기록자를 따로 두지 않아도 됩니다.
한편, 두 마음 토론 시에 토론에 재미를 더하고, 학생의 깊이 있는 사고를 유발하기 위해 몇 가지 활동 규칙을 정해두시면 좋습니다. 두 마음 토론의 일반적인 활동 규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두 마음 토론 활동 규칙>
규칙1. 중립자가 고개를 돌려 쳐다본 토론자만 발언 기회를 갖는다.
규칙2. 토론자는 상대 토론자에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중립자에게 이야기한다.
규칙3. 토론자는 단 1회 찬스를 쓸 수 있다. 찬스를 사용하면 중립자가 자신을 바라보고 이야기를 듣게 할 수 있다.
규칙4. 중립자는 토론 끝까지 중립을 지키며 발언 기회가 골고루 가도록 한다.
규칙5. 중립자는 다음과 같을 때 다른 토론자에게 고개를 돌릴 수 있다. 1) 같은 이야기를 반복할 때 2) 설득력이 떨어질 때 3) 주제와 동떨어진 이야기를 할 때 규칙6. 반드시 정해진 시간 안에 토론한다. 기록자는 발언자의 시간을 계측한다.
제가 <반대 신문식 토론>과 같은 격식 토론을 활용하지 않고 비격식 토론인 <두 마음 토론>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천사의 마음과 악마의 마음이 중립자를 설득해야 한다는 기본 설정이 학생들의 흥미와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학생들은 토론회를 마친 후 저에게 이번 토론 수업이 지금까지 참여했던 국어 수업 중에 가장 재미있었다고 이야기해줬습니다. 설득력이 없으면 중립자가 바로 고개를 돌리기 때문에 학생들은 설득력 있는 근거를 찾기 위해 노력하며, 찬성, 반대, 중립자, 기록자 모두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모둠원 모두가 토론에 열심히 참여하게 된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학생들의 토론을 있는 그대로 보여드리는 게 좋을텐데 제가 당시 평가하려고 녹음했던 파일들을 학교를 옮기며 다 삭제해버렸네요. 제가 상상한 학생들의 이상적인 토론문을 작성해봤습니다.
<노동인권 토론회 토론문 예시>
교사: 지난 시간까지 노동인권 토론회의 논제에 대해 찬성 측과 반대 측 각각의 입장에서 논증을 준비했었죠? 오늘은 모둠 안에서 역할을 나누어 두 마음 토론을 연습하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두 마음 토론은 천사와 악마 토론이라고 불리기도 하는데요, 찬성 측이 천사의 마음, 반대 측이 악마의 마음이 되어 중립자인 사회자를 설득하는 토론이에요. 기록자는 정해진 발언 시간에 맞춰 토론자들의 발언 시간을 재고, 발언 내용을 기록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번 토론은 1차 토론, 2차 토론, 3차 토론으로 나누어 진행하겠습니다. 그럼, 사회자는 토론자들에게 논제를 소개하고, 찬성 측부터 입론할 수 있도록 토론을 진행해 주세요.
사회자 학생: 이번 노동인권 토론회의 논제는 ‘비정규직이라도 동일한 노동을 한다면 정규직과 동일한 임금을 받아야 한다.’입니다.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이란, 서로 비슷한 가치의 일을 하는 경우에는 서로 비슷한 임금을, 그리고 서로 다른 가치의 일을 하는 경우에는 서로 다른 임금을 주어야 한다는 원칙입니다. 그럼 찬성 측 토론자부터 입론 부탁드립니다. 발언 시간은 3분입니다.
찬성 측 학생: 저는 비정규직이라도 동일한 노동을 한다면 정규직과 동일한 임금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이것이 공정한 임금 지급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과거 우리나라는 동일한 가치의 노동을 하더라도 성별의 차이에 따라 임금을 차별하는 경우가 대다수였습니다. 하지만 여성이라는 이유로 사업주가 임금을 차등 지급한다면 이는 공정하지 않은 것이라는 사회적 인식이 확대되면서 동일한 가치의 노동을 한다면 남녀 간 임금의 격차를 없애는 사업주가 점차 많아지고 있습니다. 이 원칙은 아직도 좁혀지고 있지 않은 비정규직과 정규직 사이의 차별에도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합니다. 따라서 저는 비정규직이라도 동일한 노동을 한다면 정규직과 동일한 임금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반대 측 학생: 저는 비정규직이라도 동일한 노동을 한다면 정규직과 동일한 임금을 받아야한다는 의견에 반대합니다.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은 기업의 경쟁력을 낮출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업이 비정규직 노동자에게도 정규직 노동자와 동일한 임금을 지급한다면 이는 인건비의 상승으로 이어지고, 결국 제품의 가격이 상승하게 되어 세계 시장에서의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현상이 장기적으로 이어진다면 기업에서는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임금을 하향평준화하거나 노동자의 수를 줄여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저는 비정규직이라도 동일한 노동을 한다면 정규직과 동일한 임금을 받아야 한다는 의견에 반대합니다.
사회자 학생: 찬성 측과 반대 측의 입론을 들어보았습니다. 찬성 측은 동일임금 동일원칙이 노동의 가치를 공정하게 판단하는 행위라는 점에서 정당하다고 주장하였고, 반대 측은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정규직 노동자와 동일한 임금을 지급하는 것은 세계 시장에서 기업의 경쟁력을 낮추는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는 근거를 들어 반대하였습니다.
그럼, 반대 측부터 반론 시작해 주십시오.
반대 측 학생: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은 노동의 가치를 평가하는 공정한 평가 기준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노동 상황에서 같은 일을 하더라도 매우 복잡하고 다변적인 요인들이 생산성의 차이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즉,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공정한 직무평가는 가능하지 않습니다. 또한, 정규직 노동자가 받는 임금에는 그 노동자가 정규직으로 취업하기 위해 했던 수많은 노력들이 반영되어 있는 것입니다. 노력을 하지 않더라도 정규직 노동자만큼의 임금을 받을 수 있다면 누가 자신의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을 하겠습니까? 따라서 이 원칙은 적용되어서는 안됩니다.
찬성 측 학생: 반대 측에서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이 기업의 경쟁력을 낮춘다고 말씀하셨는데, 이는 현실과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높은 임금 때문에 기업의 경쟁력이 악화된다는 논리는 우리보다 더 많은 임금을 지불하는 동시에,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도입하고 있는 미국, 독일, 일본 등 선진국 기업의 강한 경쟁력을 설명할 수 없습니다. 물론 과거에는 제품의 가격을 낮추는 것이 기업의 경쟁력과 밀접한 관련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이 진행되고 있는 오늘날에는 창의적이고 질 높은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훨씬 큰 기여를 하는 요인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는 노동자들의 노동을 공정하게 인정해줄 때 실현 가능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3차 토론인 최종 발언 단계 생략)
사회자 학생: 찬성 측과 반대 측의 최종 발언까지 잘 들었습니다. 이제 양측의 논거를 바탕으로 최종 판결을 하겠습니다.
교사: 여러분들의 열띤 토론을 보며 선생님도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에 대해 깊이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사회자의 판결과 상관없이 찬성 측과 반대 측 모두 상대 토론자들의 발언을 존중하며, 타당성 있는 논거로 토론에 참여해준 것 같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우리 교실에 아산시 비정규직 지원센터 활동가님들을 초청하여 더 깊이 있는 노동인권 토론회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남은 시간 동안 오늘 연습 토론을 통해 발견한 논증의 약점을 보완해 봅시다.

나. 연습 토론과 실전 토론

앞에서 살펴보신 노동인권 토론회는 총 2회 실시했습니다. 첫 번째 시간은 교실에 청중을 초대하지 않고 우리끼리 미리 준비한 입론서와 반론서를 가지고, 두 마음 토론의 규칙과 절차에 따라 논증을 연습해보는 시간입니다.
두 번째 시간에는 교실 밖 청중들을 초대하여 실전 토론을 진행했습니다. 이렇게 학생들에게 토론을 연습할 시간을 준 이유는 학생들이 토론 활동에 대해 긍정적인 경험을 갖길 바랐기 때문입니다. 학생들은 학교를 졸업한 후 사회에 나가면 노동자로서 자신있게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합니다. 어떤 학생들은 노동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집회에 참여하거나 노동조합의 대표로서 노사협의에 들어가게 될 것입니다. 혹여나 학생 시절 겪었던 토론의 경험이 부정적으로 인식되어 노동자의 권리를 주장해야 할 때 목소리 내기를 머뭇거리게 되지 않을까 걱정했습니다. 반면에, 이 경험이 긍정적으로 인식된다면 나의 권리뿐만 아니라 우리의 권리까지 주장할 수 있는 노동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습니다.
물론, 이렇게 연습의 과정을 거친다하더라도 학생 개개인의 기본 역량에 따라 토론회가 불만족스러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성공적인 토론회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했다는 사실은 학생들이 실패 속에서도 배움을 일으키게 합니다. 토론회가 끝난 후 교사와 학생들이 함께 이번 토론회가 어땠는지, 만족스럽지 못했다면 그 원인은 무엇이었는지, 앞으로 무엇을 보충하면 더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면, 학생들은 토론을 긍정적인 경험으로 인식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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