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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별 수업 및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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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지성을 통해 성장하는 학부모 학습공동체

집단지성을 통해 성장하는 학부모 학습공동체

조미경(설화고등학교 수석교사)
학교생활 중 종종 학교에 오시는 학부모님들을 마주친다. 운영위원회, 급식소위원회, 학교폭력전담기구 등 각종 위원회 활동, 담임 선생님과의 상담, 다양한 학부모의 민원을 대표해서 나오시기도 한다. 학교 운영에 열의를 가지고 참여하시고, 자녀 학교생활에도 매우 관심을 가지고 계신다. 낯익은 학부모님과 잠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개인적인 하소연을 하시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학교 운영 방식과 교사 지도에 대한 불만, 자녀의 진로 진학 고민, 소통이 잘되지 않는 자녀와의 불편한 관계 등이 주요 내용이다. 오다가다 마주친 곳에서 짧게 들어주는 것이 전부이지만, 들어준 것만으로도 이해를 받고 가벼워진 발걸음으로 돌아가신다.
교사 학습공동체 활동을 하면서 수업 및 업무의 어려움, 학생 생활지도 어려움, 동료 교사 및 학부모와의 갈등 등이 대화를 통해 이해받고 공감을 통해 상처받았던 마음을 치유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면서 교사로서의 역량을 쌓아간다. 이와 같이 학부모님들도 학습공동체 활동을 통해 집단지성을 통한 성장과 학교교육에 대해 이해도를 높임으로써 든든한 교육 동반자로 함께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학부모 학습공동체를 운영하고 있는 학교들의 사례를 참고하여, 2018년 전 근무지 학교에서 가정통신문과 문자알리미서비스를 통해 총 16분의 회원이 모집되었다. 회원 중 2/3는 1학년 학부모로써 자녀의 고등학교 생활에 대한 이해와 진로·진학에 대한 정보, 자녀와의 소통의 부재로 인한 갈등 등이 참여의 주원인으로 파악되었다. 회원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그림책 ‘우리 엄마(앤서니 브라운)’을 선정하였고, 독서 토론으로 가볍게 첫 활동을 시작하였다. 자신의 마음속에 깊이 내재되어 있는 엄마는 어떤 모습인지를 서로 이야기를 나누면서 엄마에 대한 그리움과 진정한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나눔으로써 회원들의 관계가 좀 더 돈독하게 되었다. 이어서, 부모 코칭을 연구하는 교사 모임인 ‘나침반’에서 공부했던 ‘부모양육태도검사(PAT)’를 실시하였다. 자신의 자녀에 대한 양육 태도와 자녀가 지각하고 있는 부모 양육 태도의 차이를 분석함으로써 자신의 양육 태도를 성찰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자녀의 미래를 열어주는 핵심 열쇠인 이상적인 양육태도는 오직 부모님의 마음 다스림과 양육 과정에서 적절한 격려, 적당한 압력, 알맞은 처벌을 통하여 달성될 수 있음을 깨닫게 된 시간이었다. 또한, 학부모 학습공동체 활동에 청소년의 자녀를 둔 교사나 관심 있는 교사도 참여할 수 있도록 하여 학부모와 교사가 자녀와 학생에 대한 이해를 돕고 교육에 대한 고민을 함께 풀어나갈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되었다.
▲ 9월 그림책 독서 토론
▲ 11월 부모양육태도검사
▲ 10월 공감 놀이 활동
▲ 12월 작가 초청 인문학 강연
▲ 12월 스마트폰 앱 활용 가족 영상 만들기
2019년 현 근무지 학교로 이동하게 되면서 전 근무지의 학부모 학습공동체는 함께 활동했던 선생님께서 이어서 운영하시게 되었다. 2019년 10월 학부모 학습공동체 대상 부모와 자녀와 함께 하는 ‘엄마 반성문’ 이유남 저자 특강을 공동으로 개최하여 늦은 저녁 시간임에도 100여 명의 학부모가 참석하여 자녀 교육에 대한 부모의 관심 정도가 얼마나 큰지 다시 한번 실감하였다. 2019년 현 근무지에서는 24명의 회원이 모집되었다. 2018년도의 경험을 바탕으로 회원들과 함께 ‘쉼과 나눔’이 있는 프로그램을 구안하였다. 월 1회 선정한 도서를 목차 중 한 챕터를 읽고 가장 가슴에 와닿는 문장을 추출하여 그 이유를 돌아가며 질문과 답변하는 하브루타 독서토론 방법으로 진행하였다. 이 활동을 통해 사춘기와 진로·진학이 겹친 고등학교 자녀를 둔 회원 간의 고민을 나누고 함께 건강한 부모로서의 역할을 찾아가는데 중점을 두었다. 이 활동에도 관심 있는 교사도 함께 참여하여 교사와 학부모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는 효과를 얻었다.
하반기 11월에는 배방읍 구령리 마을회관을 자녀와 함께 방문하여 ‘지역의 어르신과 함께해요’라는 슬로건으로 회원들의 재능 나눔을 실시하였다. 미리 준비한 떡과 양말을 선물로 드리고, 춤에 재능이 있는 회원이 ‘아리랑 춤’으로 흥을 돋우었다. 자녀와 함께 ‘브로치 만들기’를 함께 완성하여 가슴에 달아 드림으로써 어르신들의 큰 호응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자녀와 함께하는 활동이 큰 의미가 있었다고 사후 활동 소감을 밝혔다.
▲ 4월 질문으로 자기소개
▲ 6월 부모양육 성찰
▲ 10월 이유남 저자 특강
▲ 5월 하브루타 독서토론
▲ 9월 그림책 하브루타
▲ 11월 경로당 재능 나눔
2020년∼2021년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 맞추어 온 오프라인으로 운영하였다. 2020년 하반기에는 온라인 참여도를 높이는 데 주력하였다. 접속조차 어려워하시다가 온라인 실시간으로 영상 제작 방법을 익히고, 그림책 독서 토론에도 자연스럽게 참여하였다. 이로써 온라인 실시간 쌍방향으로도 학부모들이 학교교육에 참여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였다.
▲ 9월 온라인 그림 감상
▲ 12월 업사이클링 양말목 공예(방석)
▲ 10월 전통공예 체험
2021년은 대면 활동으로 독서 토론과 공예 활동을 조심스럽게 시도하면서 활동을 이어갔다. 3년 동안 온 오프 활동에 적극 참여하는 소수 회원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활동의 원동력이 되었다.
▲ 7월 독서토론(시간의 쉼표)
▲ 10월 업사이클링 양말목 공예(브로치)
▲ 12월 DIY 무드등 만들기
2022년 학부모 학습공동체는 기존 회원과 1학년 학부모 신규 회원 11명이 희망하여 총 28명이 참여하였다. 코로나19 상황을 주시하면서 방역을 강화하여 월 1회 대면 활동으로 운영하였다. 학부모 학습공동체를 경험해 본 회원들이 다수 있어서, 2022년에는 회원들이 주도하는 학습공동체를 꾸려가는 것으로 합의하였다. 2022년 학부모 학습공동체 세부 추진 내용은 다음과 같다.
연번
월 일 (시 간)
활 동 내 용
비고
1
3월∼4월
- 학부모 학습공동체 조직(28명) - SNS 단톡방 개설
SNS 단톡방 개설
2
5월 23일 (18:00~20:00)
- 회원 소개 및 아이스브레이킹 - 2022 활동 방향 및 계획 수립
모둠 활동
3
6월 20일 (18:00∼20:00)
- 자기이해 원예 심리치료(다육이 테라리움)
모둠 진행
4
7월 18일 (18:00∼20:00)
- 비경쟁 독서토론(불편한 편의점, 김호연)
모둠 진행
5
9월 19일 (18:00~20:00)
- 학생과 함께하는 ‘친환경 면생리대’ 만들기
모둠 진행
6
10월 17일 (18:00∼20:00)
- 원데이 클래스, 핸드 드립 커피 (기숙사반 방과 후 활동 연계)
모둠 진행
7
11월 19일 (14:00∼15:00)
- 제7회 배움의 숲 나무학교 참여 ‘학부모와 함께하는 공감&힐링 업사이클링 공예’
재능 나눔
8
11월 21일 (18:00∼20:00)
- 자이언트 빅 얀 니팅 ‘미니 토트백 만들기’ (심리상담동아리반 대상 활동 연계)
모둠 진행
9
12월 19일 (15:00∼18:30)
- DIY 크리스마스 니스 만들기 체험 - 2022 활동 성찰, 2023 활동 방향 계획 수립
강사초빙 연수
▲ 5월 첫만남, 계획수립
▲ 7월 비경쟁 독서토론
▲ 10월 핸드드립 커피
▲ 11월 제7회 나무학교 수업축제 참여(재능나눔)
▲ 12월 크리스마스 니즈 만들기
▲ 6월 다육이 테라리움
▲ 9월 학생과 함께 면생리대 만들기
▲ 11월 미니 토트백 만들기
▲12월 감성 랜턴 만들기
2022년의 학부모 학습공동체 운영 특징은 월별, 주제별, 회원 중심으로 사전 계획을 통해 활동이 이루어져, 담당 교사는 활동 안내, 장소 제공, 물품 지원으로 운영에 대한 부담감이 확 줄어들었다. 학부모 중심 모둠별 팀장이 주체가 된 활동은 다양한 활동과 회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이어졌다. 학부모 학습공동체 활동에서 가장 고무적인 것은 고3 수능 이후 취약시기 회원들의 재능기부 기회를 마련한 점이다. 고3 학생 중 희망자를 대상으로 일일 교사를 자청, ‘핸드 드립 커피 클래스’, ‘미술심리상담(HTP)‘, ‘DIY 공예’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취약시기 학생들의 학교생활 만족도를 높이는데 크게 기여하였다. 이후 1, 2학년 방과 후 활동과 학생 동아리 활동에 투입되어 학생들의 꿈과 끼를 키워주기 위한 다양한 교육 기회를 대가 없이 제공하는 학부모 재능기부 공헌 기회가 더욱 확대되었다.
2022년 11월 19일 ‘제7회 배움의 숲 나무학교’에 참여하여 교사 대상 ‘학부모와 함께하는 공감&힐링 업사이클링 공예’를 운영하였다. 자신의 재능 및 경험과 지식을 나누는 시간으로 참여하신 선생님들의 큰 호응을 받았다.
학부모 학습공동체를 5년 동안 운영하면서 다음과 같이 긍정적 성과가 있었다고 본다. 첫째, 학부모의 자발적인 교육 참여 및 학교 참여 문화 확산이다. 둘째, 교육수요자 중심 맞춤형 학부모 교육으로 교육 공동체 간의 소통의 기회 확대 및 학교 정보 공유의 장 정착이다. 셋째, 학부모의 재능 기부를 통한 학생 교육이나 학교 발전을 위한 학부모의 공헌 기회 확대이다.
위와 같은 긍정적 성과를 바탕으로 2023년 학부모 학습공동체의 운영 방향은 학부모 중심 프로그램 운영을 더욱 강화하여, 다양한 재능 발굴 및 프로그램의 다양화로 학교 참여 문화를 확산시키고자 한다. 더 나아가 학부모 학습공동체의 지속적인 지원을 통해 전문적 역량 강화는 물론 학교교육 참여 기회 제공으로 교육 만족도를 향상하고자 한다.
학부모와 아름다운 동맹을 꿈꾸는 수석교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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